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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틈을 볼 수 있는 사람에게는 권태라는 것이 올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자랑스러운 특기는 누군가의 틈을 보고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표현이 적은 애인이 길고양이만 보면 한참을 서 있는 것을 보면서 다정함을 느낍니다. 넉살이 좋았던 애인은 대리 기사님만 부르면 집에 도착할 때까지 ‘날이 춥지예, 아이고 고생하십니다.’로 시작해서 계속 안부를 묻고 조금은 시끄럽지만 나는 그 아이의 오지랖이 싫지 않았습니다. 세상 물정을 몰라 여자에게 반짝거리는 것은 사줄 줄 몰라도 하루 종일 바닷가를 걸어서 예쁜 유리 돌을 병에 가득 담아 선물해 준 촌스러운 애인의 마음과 우울의 늪으로 종종 빠지는 나에게 ‘괘안타, 괘안타! 맥주나 무러 가까?’하고 호탕하게 웃던 애인의 애써 짓는 호탕함이 좋았습니다.
나는 드러나는 다정함보다 그 마음 뒤에 숨은 노력을 펼쳐 읽는 사람입니다. 나는 키가 작고 집요합니다. 나는 사람을 아주 집요하게 사랑할 수 있는 도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