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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 할래요 안 하고 안아 버릴래요

by 송유성 Feb 07. 2025

죽은 것을 묵념하는 것뿐인데 왜 그래 또 라고 하시면 제가 뭐가 되나요 슬퍼하는 일도 슬플 때 해버리면 없던 병을 가진 사람이 된다는 것을 누군가의 기대를 보면서 안 날도 있었고요 

    

자주 손가락을 많이 가지고 태어났으면 했어요

누군가를 보낼 때마다 뜯어먹어야 하는 손톱이 아파서

돌아가면서 재생시켜야 하니까

최소한 육손이였으면 했지요     


나와 밥을 먹고 웃던 사람의 얼굴을 잊은 적이 없는데 세상은 돌아가야 하고 돌아가려면 사람들이 일터로 돌아와야 하고 사람 중에는 너도 있으니까 그러면 세상이 돌아가려면 결국 네가 돌아와야 하는 것이라고 말해버리면 아주 개인적인 슬픔이 전쟁도 일으킬 수 있는 일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몰래 품속에 폭죽 같은 것을 심어놓고서 종양이라도 자랐으면 바래요 하루아침에 음성이 양성이 되어버리는 그런 덩어리가 있기를 바래요 스위치를 켜요 탁 켜요 그날은 사랑을 평생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애인이 첫사랑이란 것을 안 날이겠습니다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은 함부로 하지 마세요 개들은 혼자서 집을 지키는 일이 많고 산책 한 번 해주면 당신은 나의 신이 되고 신이 때려도 한번 생긴 믿음은 죽음으로 갚는데 그게 무슨 상팔자에요 지독한 짝사랑에 빠진 우리들과 같은 슬픈 추앙을 하는 거잖아요     


아무도 기억하지 말고 살고 싶어요 살면서 자꾸 쌓이는 것은 누군가가 준 상처가 아니라 다정뿐이고 그 사람들은 하나둘 제 갈 길을 가는데 나는 수많은 다정을 알고 잊지 못하다가 다정학 박사라도 된 것만 같죠 인정받지 못한 학위는 쓸모가 없어요 사람은 태어나면 쓸모가 있어야 한다고 꽃을 선물하던 나에게 말한 세 번째 애인이 알려줬어요     


그래서 웃어야 복이 온다고 하나 봐요 우리 손으로는 아무것도 실은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까 웃기나 하라는 괄호 열고 괄호 닫고 면서 좋은 말로 포장을 해요 포장을 하면 안에 든 것이 허접해도 그럴싸해 보이니까 그러다가 눈을 감는 것 말고는 선택지도 없을 때 풀어보겠죠 결국 모두 허접한 것을 알아서 처음 진심을 다해 웃어도 보겠죠 그리고 그거면 됐다고 생각하겠지요     


사람은 다 똑같다는 말,

제일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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