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설정이 답이다
행복으로 가는 여정에는 건강이 필수 조건이다. 건강하지 않다면 일상의 평온함은 쉽게 깨진다.
나는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않은 채로 30대를 보냈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건강의 소중함을 잘 안다. 하지만 건강 역시 그냥 얻어지는 건 1도 없다.
근력운동을 재활 PT 선생님과 함께한 지도 4년째다. 스쿼트나 데드리프트를 할 때마다 느낀다. 인생의 진리를.
몸을 좋게 만드는 것 중에 편한 건 단 하나도 없다는 걸. 그냥 되는 건 1도 없다는 걸.
운동을 할 때마다 절실히 깨닫는다.
뭐, 이게 비단 운동뿐이겠는가?
인생의 모든 일이 그렇다.
정희원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나이가 들수록 한 가지 운동이 아닌 다양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교수님이 강조하는 운동은 네 가지다.
근력운동 – 뼈 건강 + 근육량 증가
유산소 운동 – 심폐 건강 + 만성질환 예방
유연성 운동 – 근골격계 질환 예방
균형 운동 – 치매 + 낙상 위험 감소
나에게 부족한 것은 단연 유산소 운동이었다. 살면서 달리기를 운동으로 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달리기를 할 거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느리게 나이 들려면 유산소 운동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내가 존경하고 따르고 싶은 김주환 교수님 역시 유산소 운동을 꼭 하라고 말씀하셨다.
건강하게 나이들어가고 싶기에
나는 환경 설정을 했다.
생전 뛰어보지 않은 사람이 의지만으로 달리기를 연습한다는 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생애 첫 마라톤을 신청했다.
마라톤이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5km지만, 나에게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그렇게 환경을 설정하자,
운동화를 신고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처음엔 잠깐 뛰는 것도 힘들었다. 심박수는 180을 넘나들었다.
'이걸 내가 진짜 할 수 있을까' 겁도 나고 걱정도 됐다.
그러나 시간은 흘렀고, 결국 나는 5km를 완주할 수 있게 되었다. 연습을 한 덕분에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속도와 시간은 중요하지 않았다.
완주했다는 그 자체가 뿌듯했고, 나 자신이 기특했다.
해냈다는 성취감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했다.
한 번이 어렵지,
결국 나는 또 다른 마라톤에 신청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5km가 아닌 10km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수록,
행복감도 점점 커지는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체력부터 기르는 것이 답이다.
난 미생의 이 대사가 진리 중에 진리라고 생각한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네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에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구가 더딘 이유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리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 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네 고민을 충분히 견뎌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돼
<미생>중에서
하루하루 성장해 나가는 내 모습이 참 좋다.
행복이 별 건가. 이런게 행복이다.
남이 아닌 나에게로 시선을 돌리니 행복이라는 걸
점점 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