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 귀뚜라미 ]

일상 속에 피어나는 시

by 윤서린

[ 귀뚜라미 ]

- 늘그래


주차장 구석에서 조용히 운다


밤도 아니고

풀숲도 아닌데

그저 운다


너도 나도

우는 것 만이

제 몫인 듯

한참을 울기만 한다


처량한 울음소리

자동차 시동 소리에 곧 묻힌다


창문을 내리고

귀 기울여 보지만

더는 들리지 않는다


실컷 울어버린 너는

나처럼 텅텅 비어버린 걸까


시동을 켜고

주차장을 빠져나간다


울보 귀뚜라미,

네가 풀숲으로 떠난 거라면 좋겠다

나도 따라가서 울다 울다 잠들게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8화[손이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