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나이비스까지 사랑하겠어
서로 다른 두 세상이 꼭 맞닿은 순간
올 게 진짜 와버렸다..
에스엠 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를 내리사랑 하는 오랜 덕후, '핑크 블러드(a.k.a. 슴덕)'의 생각보다 우리 애들의 소속사는 메타버스 세계관에 훨씬 더 진심이었다. 기어코 성수동 에스엠 사옥, '광야(KWANGYA)'에서 엄청난 것이 나왔다.
'나이비스(nævis)'..⁉ 콜링..‼
에스엠 엔터테인먼트의 첫 버추얼 아티스트. 가상 인간 나이비스가 우리가 사는 세상, '리얼 월드(REAL WORLD)'에 데뷔했다.
이곳 리얼 월드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4K, 8K 화질로 올라오는 최애의 직캠을 안방에 누워서 볼 수 있고, 콘서트에 못 갔어도 VR 콘서트를 볼 수 있는데도 빈티지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레트로 캠코더로 찍은 화질구지 브이로그 영상이 인기다. 요즘엔 MZ에게도 AZ에게도 Y2K 감성이 대세다.
그래서 나이비스의 데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에스엠이 그 시절 감성으로 사이버 가수 '아담'과 같은 버추얼 아바타를 만들었나 싶었는데, 공개된 나이비스의 영상 클립은 '넥스트 레벨(Next Level)'이었다.
AI 보이스 기술로 여러 전문 성우의 목소리를 분석해 만든 보컬과 생성형 AI를 통해 제작된 확신의 스엠상 비주얼. 거기에 '에스파(aespa)'가 소개한 에스엠 세계관, 'SMCU(SM Culture Universe)'와 이어지는 데뷔 서사까지.
이렇게 탄탄한 기술과 스토리라인을 보니, 내가 그동안 구매한 ❤예삐예삐뽀삐예삐❤의 앨범과 굿즈, 영화와 콘서트 티켓이 나이비스를 개발하는 데에 쓰인 것이 분명하다^^
에스엠의 메타버스 세계관, SMCU는 언제부터 기획된 걸까. 일개 덕후가 에스엠 A&R팀의 큰 뜻을 다 알 순 없지만, 나이비스의 유튜브 공식 계정에서 공개한 세계관 스토리를 요약하면 이렇다.
때는 1991년, 우리 사는 리얼 월드가 월드와이드웹(www)에 연결되어 발생한 데이터로 디지털 월드인 광야가 만들어졌고, 0과 1로 된 무정형, 무규칙의 데이터 속에서 'A0'과 'A1'이라는 존재가 나타났다.
에이치오티(H.O.T.)가 에스엠의 애국가 '빛(Hope)'을 발매한 1998년 어느 날, A1이 에스엠의 설립일인 '발렌타인'이라는 닉네임의 10대 소녀 '하나'와 온라인에서 만난다. 자신의 채팅 아이디를 '나이비스'라 지은 A1은 하나와 음악 얘기를 하며 교감한다.
하지만, 1999년 12월 31일 밀레니엄과 함께 바이러스가 퍼져 두 세계의 연결이 약해졌다. 그 후로 20년이 지나 에스파가 데뷔한 2020년, 나이비스는 에스파 멤버들의 데이터로 만들어진 아바타 '아이-에스파(æ-aespa)'를 만나 두 세계의 연결을 방해하는 존재를 없애기 위해 광야로 떠난다.
이런 메타버스를 컨셉으로 활동하는 에스파와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문을 여는 자'의 역할을 하는 조력자 나이비스는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디스코그래피도 마찬가지다. 에스파의 데뷔곡부터 수만리와 유이사님이 계시던 시절의 타이틀곡과 수록곡 피처링까지. 에스파 팬, '마이(MY)'들이 응원법을 연습하고 있었을 때, 나이비스는 에스파 세계관에서 차곡차곡 지분을 늘리며 하반기 데뷔를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 6월 에스파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 'SYNK:PARALLEL LINE' 때 지젤-카리나-닝닝-윈터로 이어지는 우리 애들의 솔로 무대와 신곡 무대가 끝나고, SMCU 속 빌런 '블랙 맘바(Black Mamba)'가 등장할 것 같은 무대 연출이 이어졌다.
콘서트 후반부였으니 블랙 맘바를 때려잡는 'Girls'와 'Savage'의 'SMP(SM Music Performance)' 세션이 시작할 거라 생각했다. 아니 그니까, 이때까지만 해도 내돌의 콘서트에서 타돌의 데뷔 무대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3분 남짓의 나이비스의 데뷔 무대 'Done'은 카툰(Cartoon)의 C, 애니메이션(Animation)의 A, 웹툰(Webtoon)의 W, 모션 그래픽(Motion Graphic)의 M, 아바타(Avatar)의 A, 노블(Novel)의 N의 앞 글자를 딴 혼합 영상 콘텐츠 '카우만(CAWMAN)'으로 꾸며졌다.
만화 캐릭터 같은 2D 나이비스와 댄스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3D 나이비스가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넘나드는 모습을 보니까 나의 콘서트 티켓값이 이 영상을 만드는 데 쓰였겠다고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볼거리도 많다. 에스파 콘서트에 가면 진짜 나이비스도 있지만, '인간 나비스'도 있다. SM타운 콘서트(줄여서 슴콘) 때 나이비스와 닮은 스타일링으로 새 별명이 생긴 '지소앞소영소 소녀시대 태연'이 에스파를 응원하러 왔다.
인간 나비스가 보는 진짜 나이비스의 무대는 어땠을까. 확실한 건 나이비스의 무대보다 태연이 전광판에 나왔을 때 팬들의 함성이 더 컸다. 완전 탱구 승. 역시 기술은 아직 인간을 이기지 못했다.
에스파는 광야로 걸어가 블랙 맘바를 해치웠고, 전투에서 자신을 희생한 나이비스는 부활했다. 앞으로 에스파와 나이비스는 SMCU를 어떻게 끌고 갈까.
(※스포※) 작년에 공개된 SMCU 시즌1 마지막 에피소드의 쿠키 영상으로 '나의 아틀란티스, 보아'가 힘을 잃은 블랙 맘바를 마주하는 장면(▼)이 나왔다.
보아가 리얼 월드에 블랙 맘바를 보낸 걸까. 그렇다면 보아가 나이비스와 함께 탄생한 A0인 걸까 아니면 또 다른 빌런인 걸까. 광야의 로켓펀처, 카리나(KARINA)와 아머멘터 김뽀삐 윈터(WINTER)는 같은 그룹 갓더비트(GOT the Beat) 멤버와 싸워야 하는 걸까. 이 세계관은 박애주의 덕후에게 가끔 너무하다.
옛날 사람인 덕후에겐 그냥 아이돌 덕질도 어렵고 아바타 세계관까지 있는 요즘 아이(æ)돌 덕질은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알아야 할까 싶은 것도 많다.
하지만 그만큼 기다리는 것도 자꾸 늘어난다. 어느덧 데뷔 4년 차 대상 가수가 된 에스파의 컴백도, 나이비스와 함께 열어갈 SMCU의 새로운 시즌도, 에스파는 언제나 기대한 것보다 좋았다.
그래도 더 복잡하면 안 되겠다. 블랙 맘바든 뭐든 에스파를 막는 빌런이 또 생기면, 이번엔 내가 애들이랑 나이비스 보다 먼저 해치우러 가야겠다.
난 궁금해 미치겠어, 이다음에 펼칠 Story✨
Welcome to MY World.
나이비스, 리얼 마이 월드에 온 걸 환영해.
p.s. 에스파들아 대상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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