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랗게 날이 선 새벽, 빛이 들어
사무치게 그리던 어둠을 삼키고
깊어가는 밤을 따라서 더욱 짙어지던 그리움은
이제는 버티기 어려운 낯익은 습관이 되었다
너 하나만 생각하며 어둠 속을 헤매던 거리에서
밤이 깊어 갈수록 그리움인지 기다림인지
무턱대고 설렘까지 더해지면
꿈인지 생인지 그 모든 것을 알고 싶지 않던
시간은 붙잡아두지 않으면 아무렇게나 흘러가버려
어느 날엔가 뒤돌아서 보면 너와 내가 함께 했던 기억은
추억이라는 이름보다는 차라리 거짓이었던 것이지
하지만, 끝끝내 너의 부정과 나의 그리움이
수평으로 치달리다가 어느 밤 어느 지점에선가 부딪혀
너의 하얀 미소가 비로소 찰나일지라도
내 가슴엔 매 시간 꽃이 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