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멕시코에 금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면... 그런 가정을 한다.
지역마다 다른 통화가 사용되었다. 물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기본 화폐 단위는 카카오이다.
· 토끼: 카카오 30개
· 칠면조 알: 카카오 3개
· 암컷 칠면조: 카카오 100개
· 수컷 칠면조: 카카오 300개
· 소녀: 카카오 500-700개
· 0.62kg의 금괴: 카카오 250개
기록에 따르면 아즈텍은 금이 지천이었다. 2025년 3월 말 기준 금 1kg 가격은 1억 4500만 원 정도이다. 0.62kg이면 9천만 원 가까이 된다.
멕시코의 고대국가 아즈텍에서는 그 금괴가 고작 카카오열매 250개의 가치였다. 나무위키가 제공하는 정보에 따르면 그렇다.
금괴 0.65kg의 가치가 수컷 칠면조 한 마리에도 못 미친다.
금이 흔했다는 반증이다.
정복자들이 대륙에 상륙하였다. 겁을 주기 위하여 총과 대포를 쏘아 댔다. 철로 만든 무기들로 무력시위를 하였다.
마즈텍사람들은 그들에게 선물을 주었다. 그 선물이 금과 카카오였다.
정복자들에게 금을 안겨 준 것은 큰 실수였을 수 있다.
금은 정복자들의 침략의지에 불을 붙이는 결과가 되었다.
지천으로 깔린 금을 보고, 정복자는 군침을 흘렸을 것이다.
쓸모없는 땅에 군대를 보내고, 정복하려 하지 않는다. 경제성이다.
멕시코에 금이 없었다면. 여행자는 그런 상상을 하게 된다. 만일 여기에 금이 없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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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자는 금을 수탈해 간다.
금 때문에 아즈텍 사람들은 죽고, 쫓기고, 박해를 받게 된다.
금이 아즈텍에 머물면 그냥 금이다. 장신구의 재료이다
그러나 그것이 유럽으로 가면, 금은 대포가 되고 마차가 된다.
금은 아즈텍에서 0.62kg에 칠면조 한 마리였다. 그러던 금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서 유럽으로 갔다.
유럽에서 금은 아즈텍의 금과는 격이 다르다. 금은 교환의 가치이고, 재산 축적의 수단이며, 가치척도의 기준이 되었다.
그 금은 대포와 교환되었고, 마차와 교환되었다. 금은 유럽의 경제에 활력이 되었다.
산업이 발전하고, 기술이 진보하였다. 그에 따라 문화가 생겨나고, 사상과 학문이 진보하였다.
금은 확실히 아즈텍에 머물러 있는 것보다. 유럽으로 건너간 것이 인류에 이득인 것처럼 보였다.
금이 금이 아니다. 독이다.
지킬 능력이 없다면 무가치하다.
내가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들을 지천으로 갖고 있다고 치자. 내가 그것들을 향유할 능력이 없다면 오히려 나에게 독이다.
축복은 즐길 자격이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능력이 거기에 미치지 못하면 그것은 축복이 아니다.
멕시코에서 나는
내가 갖고 있는 것이라든가. 또는 갖고 있다가 잃어버린 것들. 지금 갖고 있지만 불안하기 그지없는 것들을 차례로 떠 올린다.
금이다. 멕시코의 금이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이 멕시코의 금들이라면 나는 결국은 다 빼앗길 것이며, 나는 그로 인해 노예가 될지도 모른다.
혹은 내가 갖고자 하는 것이 멕시코의 금이라면, 그것은 차라리 갖지 아니함만 못하다.
06 Feb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