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기
비와 함께 찾아와준 친절과 경험으로 마무리 한 하루가 지나고 해는 어김없이 떠올랐다.
아직 날은 흐렸지만 이제 막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단 기대감을 가진 나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가볍게 준비하고 나선 집 밖은 꽤나 새로웠다. 여행에 편리한 위치를 고려한 숙소에서만 머물다가 한 달간의 머뭄을 위한 숙소는 좀 더 그들의 삶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평범히 하루의 시작을 맞이하는 사람들과 가벼이 각자의 행복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들까지 모든 것은 그들의 일상이었다. 내가 추구하는 여행의 의미에 다시금 가까워졌구나 느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오사카였기에 다시금 나에게 익숙한 공간에서 오사카에게 인사를 건네고 싶었다. 그래서 도톤보리로 발걸음을 부지런히 옮겼다. 약 5분가량 걷고 나니 양 손에 한아름 기념품을 들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지나다니는 관광객들을 더 자주 만나게 되었다. 그런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는 것을 느끼며 그들 속으로 자연스레 합류했다. 그렇게 관광객의 기분을 좀 더 느끼며 도착한 곳은 글리코상 앞이었다. 그 전광판을 마주하니 괜히 더 반갑기도 아, 여기가 진짜 오사카구나 라는 감정이 나를 훅 훑고 지나갔다. 글리코상 앞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좋아지는 웃음을 띄며 글리코상과 같은 포즈로 각자의 여행을 남기는 그들 속에서 나는 마음으로, 미소로 인사했다. '비슷한 듯 다른 이 문화를 온전히 느껴보고자 잠시 머물고 싶습니다. 이렇게 저에게 주어진 기회들에 감사하며 모두 온전히 받아들이고 여러분의 일상의 행복을 배워가겠습니다.' 라고
그렇게 나만의 방식으로 오사카에 인사를 짧게 건넨 후 고개를 돌리자 그들이 가진 관광지로써의 즐거움 뿐만이 아닌 이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시선에 오래 머물게 되었다. 괜히 벅차오르는 마음을 안고 주변을 조금 더 여유있게 둘러본 후 집으로 돌아가는 나의 걸음 걸음마다 그들의 미소가 담기는 듯 했다.
돌아가는 길에 하교 후 노을지는 공터에서 땀이 송글히 맺힐 정도로 힘차게 야구 게임을 하는 초등학생들을 마주하는 순간 여행자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기분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