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욕이 부른 참사
초등학교 때 방학숙제 중 만들기가 있었다.
자유주제의 만들기였는데 평가해서 상을 주는 부분이었다.
평소 집 만들기를 즐기던 나는 정원이 있는 예쁜 집을 만들어서 수상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시기 우리 집 상황은 말이 아니었다.
나에게는 무엇 보다도 만들 재료가 필요했다.
그때 나의 만들기 실력을 이미 알고 있던 친구 한 명이 거래를 제안했다.
“나랑 우리 집에 갈래?, 우리 집에 가서 내 숙제해 주면 종이를 사줄게”
난 고민할 틈도 없이 승낙을 해버렸다.
그렇게 그 친구의 집으로 가서 오랜 시간 동안 숙제를 해주고 그 대가로
색상지를 마음껏 골라 받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가는 동안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 아무래도 너무 잘 만들어 준 것 같았다.
"그 친구가 상을 받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까지 들어 집으로 향하는 내내 화가 나고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 내 것을 더 크고 더 멋있게 만들지 뭐!”
나를 위로하며 마음을 다잡고, 나의 만들기 숙제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만들기 숙제는 개학 전 날까지 계속되었다.
더 크게, 더 예쁘게, 더 멋지게.....
불안함이었을까, 욕심이었을까, 작품의 크기는 점점 커져서 2절지 전지를 다 채울 정도의 크기가 되었다.
충분히 크고 예뻐진 만들기 숙제는 나의 마음에 평온을 되찾아 주었다.
하지만 개학날 학교에 가면서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2절지나 되는 크기의 작품을 들고 갈 수 있을 만큼 나는 모든 부분에서 충분하지 못했다.
엄마의 도움을 받고 싶었지만, 그 시기 나의 엄마는 삶 자체가 고단한 분이셨기 때문에 차마 부탁을 할 수가 없었다.
학교 가는 동안 작품의 절반이 날아가 버렸다.
울고 싶었다.
그리고 후회했다.
적당한 크기로 했어야 했다며, 한 없이 자책했다.
말 그대로 과욕이 부른 참사였다.
살면서 무수히 느끼는 일이지만 뭐든 적당하게만 해도 중간은 한다.
그런데 적당히가 왜 그렇게 어려운지 반백년을 살아도 참으로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적당히 하는 힘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