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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역량 파악의 나비효과

팀 성과에 미친 부정적 영향

by 라이블리 Jan 20. 2025

팀장이 되어 가장 처음 맛본 실패는 팀원 역량과 잠재력을 잘못 파악해서 벌어졌다. 그 결과로 팀 업무 구성이 뒤엉켰고, 한동안 팀 전체가 고생을 했었다.


당시, 팀에서 진행하는 업무 범위를 넓히면서 새로운 교육을 기획 및 개발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졌다. 마침 기존 팀원 중 한 명이 기획 업무를 해보고 싶다고 자청했다. 평소 나는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맡아야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의 역량이 지금은 조금 부족해 보여도 의지와 열정으로 성장을 이루리라 기대했다. 그래서 기존 팀원이 맡았던 운영·관리 업무를 대신할 신입 사원을 뽑았다. 기획 업무에 대한 의욕을 가진 팀원에게 집중적으로 기획 역할을 주고, 새로 들어온 팀원에겐 상대적으로 단순한 운영 업무를 맡기는 구조로 진행해보려 한 것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존 팀원은 운영·관리 업무에는 숙달되어 있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기획성 업무에는 재능이 부족했다. 게다가 본인이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들이지도 않아, 기대와 현실의 간극이 점점 커졌다. 그 팀원에게 더 이상 기획 업무를 줄 수 없다는 생각이 커져갔고, 결국 9개월 후 그의 역할을 다시 운영·관리 업무로 변경하게 되었다. 기획 역량이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아이디어를 짜라고 할 수도 없었고, 그를 가르치고 피드백하느라 팀 전체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새로 채용한 신입이 기존 팀원보다 기획 아이디어가 많고 문제를 새롭게 접근하는 데 능했기 때문에, 신규 팀원과 기존 팀원의 업무를 서로 맞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신입은 주니어인 탓에 기획 결과물에 매번 세세한 피드백이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나의 리소스가 계속 들어갔고, ‘처음부터 4~6년 차 경력직을 채용했으면 훨씬 수월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 경험을 통해 3가지를 배웠다.

1. 역량 파악의 중요성

‘본인이 하고 싶어 한다’와 ‘실제로 잘할 수 있다’는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의지가 있다고 해서 역량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며, 팀장의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2. 노력 vs. 재능 vs. 경험

단순히 팀원의 말만 믿고 중요한 업무를 맡기기보다는 실제로 (1) 재능이 있는지, (2) 의지를 뒷받침할 노력을 기울일 각오가 있는지, (3) 혹은 경력으로 보완 가능한지 확실히 확인해야 한다.


3. 팀 전체 영향 고려

한 사람의 역할 변동이 팀 전체 워크로드에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주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특히 주니어를 기획 담당으로 세우려면, 팀장이나 시니어가 충분한 코칭 리소스를 확보해야 한다.



“누가 무엇을 잘할지 그리고 그 역할을 위해 팀장이 얼마나 지원할 수 있는지를 사전에 면밀히 판단하라.”

이번 실패를 통해 사람이 원하는 업무를 맡는 게 동기부여에 유리한 건 사실이지만, 팀 전체 성과와 리소스 배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직의 비용을 헛되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큰 시행착오였지만, 팀원 역량을 제대로 매칭하는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기에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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