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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치료 정착③ - ABA캥거루와의 만남

by 잰걸음 Feb 05. 2025

저희 아이가 자폐 중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면서 초기 표류기를 거쳐서 결국 정착한 것은 언어치료, 서울대학교 주간치료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ABA라는 치료입니다.


ABA는 Applied Behavior Analysis의 줄임말로 번역하면 응용행동분석이라는 치료법입니다. 여기에 가장 압도적으로 시간을 많이 투자했고 그만큼 효과를 가장 많이 봤다고 확신합니다. 


사실 진단 직후에도 ABA를 듣기는 했는데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종소리가 나면 식사 시간인 줄 알고 침이 고인다는 개 훈련처럼 뭔가 인간적이지 않은 방식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플로어타임이라는 치료법이 조금 더 아이를 존중하면서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죠.


그러다가 마침 ABA와 플로어타임을 둘 다 경험하신 지오맘이라는 유투브 채널을 통해 조금은 ABA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었습니다. 잘 모르는 상태에서 너무 배재를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더 알아보자고 다짐했습니다. 


지오맘이 훈련받고 계신 ABA캥거루의 유투브 채널을 찾아서 영상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특이점은 한국 센터인 줄 알았는데 영상에 나오시는 분은 외국분이셨습니다. 밥(Bob) 선생님이라는 중국계 미국인인 ABA 전문가께서 기초부터 쉽게 설명을 해주셨는데 단숨에 영상을 쭉 보면서 편견을 깰 수 있었습니다.

 

결국 ABA의 핵심은 어떻게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느냐로 제가 느끼기에 ABA가 꼭 자폐뿐만 아니라 정상인 아이들에게도 다 적용될 수 있는 기본적인 교육 원칙이구나라는 점이었습니다.  즉, 강화와 벌을 통해 아이의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고 습관화를 시키는 것이 목적인거죠. 


그런데 ABA캥거루의 또 하나의 결정적인 특이점이 있는데 바로 ‘엄마’가 직접 치료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거의 모든 ABA 센터들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구조인데 여기는 엄마가 전문가로부터 코칭을 받아서 아이에게 홈테라피를 진행하고 영상을 찍어서 피드백을 받습니다. 


비전문가인 엄마가 어떻게 자폐 치료를 하는지 의아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하지만 하다 보니 왜 엄마가 해야 하는지 조금씩 이해가 갑니다. 어차피 전문가라도 맡길 수 있는 시간은 매우 한정적인 반면, 엄마는 아이와 가장 오랜 시간 함께 하기 때문에  일관된 원칙으로 아이를 훈련시킬 수 있습니다. 당연히 처음에는 어렵지만 전문가께서 워낙 잘 컨설팅해 주셔서 그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런 전문가분들을 BCBA (Board Certified Behavior Analyst)라고 하는데 저희를 담당하신 분은 Amy Cho라는 분이셨습니다. Amy선생님 역시 본인 아이를 자폐 치료하다가 스스로 BCBA 자격증을 따신 분인지라 누구보다 부모의 마음을 잘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가장 최우선 순위는 아이들의 성장과 발전이기에 항상 저희에게 높은 기준을 주시고 때로는 혼나기도 합니다. 


단언컨대 저희 아이가 가장 많이 바뀔 수 있었던 건 ABA캥거루 덕분이라고 확언할 수 있습니다. 원래 가이드는 주 40시간 홈테라피를 하는 건데 저는 그 정도까지 엄격하게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놀랍도록 변하는 것을 목도했습니다. 하선이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아이들도.


그래서 저는 가장 추천하는 치료가 ABA 캥거루입니다. 홈테라피를 하면서 겪었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는 본격적으로 풀겠지만 혹시 아직 ABA에 대해서 편견을 갖고 계신다면 ABA캥거루 유투브 채널에 있는 영상들을 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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