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 클래스 다니기: 5일차

쌀식빵과 밤식빵

by 채은경


제과제빵 같은 건 사실 예전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먹는 것만 좋아했지 만드는 건 영...요리도 관심이 없었고, 재미도 당연히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는 먹는 걸 즐기게 되었다.

하루 한끼를 챙겨먹을 때 제대로 먹어야만 몸이 건강한 느낌이 든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인가? 나는 파티쉐나 요리사들이 부러워졌다.

흑백요리사나 한식대첩을 보면 말그대로 대단한 경연이 펼쳐지지 않던가?


그래서 요리를 서툴게도 계란말이나 라면부터 차근차근해나가던 와중에,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빵(웬만한 건 가리지 않고 먹지만 빵순이이기도 했다). 바로 그 빵을 만들어 본다면 어떨까? 까지 생각이 들자 조금 즐거워졌다. 그래서 사무보조로 일을 익혔을 때 계속 오래 걸리고 힘들었으니 이왕이면 몸을 정적인 것보다 움직이는 직업을 가져볼까?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어디선가 점을 봤는데 몸을 움직이고 기술직인 걸 하라는 것도 참고 사항 중 하나였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제과제빵 학원 중 어디가 유명한 지부터 쭉 찾아가서 상담 받다가 마침내 ○○ 학원에서 제일 빨리 수업을 잡아줄 수 있다해서 제빵 수업을 신청했다. 그 전부터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필기 공부는 하고 있었다. 아주 슬렁슬렁했지만, 반복된 책 읽기와 유튜브에 제과제빵 필기로 검색해 유명한 영상들을 필기하고 반복해 듣고, 문제은행식으로 된 옛날 문제들을 풀면서 채점하고 답안까지 보니 한방에 60점 딱 걸쳐서 턱걸이로 붙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나의 제빵 수업 실기는 시작됐다.

첫날 만든 것은 우유식빵이었다. 1조에서 3조까지 10명이 들어가서 계량하고, 반죽기를 보면서 상태를 점검하고, 클린업 단계라는 곳에서 쇼트닝을 넣고 다시 빠른 속도로 돌려주는 등...식빵을 만들기 위한 일들로 바빴다. 그건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밤식빵과 쌀식빵을 각각 계량하며 하나가 발효기에 들어가 있으면 다른 하나는 계량한 걸 반죽기에 넣는 등 바쁘고 정신이 없었다.


(오늘 만든 밤식빵과 쌀식빵)


그래도 나는 인복이 있나보다. 같은 조의 2분이 무척 빠릿빠릿하신 분들이라 보고 노하우를 배우거나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집에서 많이 만들어봐야 할 것 같다. 내일은 호밀빵이라는데 건강한 맛이 날 것 같다.


그렇게 제빵 5일차는 마무리 됐다. 청소할 때 내가 바닥 닦기인데 물기에 그만 넘어지고 말았던 헤프닝이 있었지만, 심하게 다치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마침 2조의 좋은 아저씨 분이 커피를 쏘셔서 집까지 가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맛나게 먹으며 왔다.


예전에는 하루의 비중 중 게임이 차지하는 비율과 쓰는 돈이 어마어마하게 차지했다면(주로 카드 가챠 게임에 n00만원 꼬라박았다), 지금은 게임도 거의 끊고 보다 건설적인 삶을 살고 있어서 만족한다. 옛날의 나는 우울증과 상시적인 홧병에 걸려 있어 중독에 대단히 취약했는데 지금은 건강한 삶을 살게 되어서 만족스럽다. 비록 환청이 좀 들리는 조현병 환자지만, 약을 먹으며 망상을 잡았고 불안장애도 나아진 상태다. (그래도 에스컬레이터 탈 때 무섭긴 하다)


언젠가 제빵 실기 시험에 합격한다면 가장 먼저 가족들에게 맛있는 빵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다. (그동안 먹어서 질리려나...?) 아님 친구에게 만든 걸 갖다주거나.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도 자신의 삶을 어떻게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잘 생각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럼 이만 다음 글에서 만나요!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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