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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애진 Jan 02. 2022

2021년 연말정리

2021년 월별 회고와 2022년 버킷리스트 작성하기

한 해가 끝나는 자락에는 지난 일기를 훑어보며 연말정리를 한다. 스무 살부터 매년 해오던 일이다. 1년 동안의 일기를 다시 살펴보며 무의미해 보이는 일들을 의미 있게 엮어내고, 그 안에서 흐름과 패턴을 발견하는 작업이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의 방향을 정한다.


처음부터 이렇게 본격적이지는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본격적이 되었는데 아마 팜프라를 시작하면서부터다. 하루하루의 나는 불안하고 자주 흔들리기 때문이었다. 어떤 날은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또 어떤 날은 '나 따위가 뭐라고' 하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오르락내리락하는 흐름 위에서 종종 길을 잃은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러나 하루가 아니라 1년의 기간으로 나를 돌아보면 꽤 많은 것을 이뤄낸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1년이 3년이 되면 보이지 않던 성장이 조금씩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3년이 6년이 되면 내 행동과 선택에 일정한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연말정리 덕분에 날마다 나는 변함없어 보여도 1년의 나는 달라지고 있다는 안도감과 함께 마음의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가끔씩 찾아오는 불안함과 두려움도 견딜 수 있었다. 그래서 일기들을 다시 엮어내는 것은 내게 무척 중요한 연례행사다.


연말정리 순서

일 년간 적은 일기를 쭉 훑어본다. (전체 흐름 파악)

주요 이슈에 따라 대략적인 목차를 적는다. (올해는 어쩌다 보니 월별 정리)

주요 이슈 키워드를 검색해 관련 일기들을 수합한다. (이 단계에서는 무조건 스크랩)

스크랩한 내용들을 완성된 글로 엮어낸다.

올해 총평을 작성한다.

올해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평가와 2022년 버킷리스트도 추가했다.


지난 연말정리

2018년 연말정리

2019년 연말정리

2020년 연말정리



2021년 연말정리  시작!


(1) 월별 회고

유독 큰 변화가 많은 한 해였다. 크게 보면 4번의 변화가 있었다.   

1. 먼저, 1월 다시 서울에 올라왔다.

2. 그리고 얼마지 않아 3월, 첫 취직을 했다.

3. 무난한 듯 무난하지 않은 7개월을 보낸 후 10월, 퇴사를 했다.

4. 그로부터 지금까지 프리랜서로 따로 또 같이 일하는 중이다.


창업한 회사에서도 취업한 회사에서도 벗어나자 스스로를 소개하는 수식어가 사라졌다. 1인 디자인 스튜디오 사업자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일에 있어 편의를 위해 사업자를 낸 것일 뿐, 대외적으로는 (아직까지는) 그다지 내세우지는 않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나를 이렇게 소개한다. "도시에서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실험 중인 방구석홈파머 & 디지털노마드" 생활 방식에 있어서는 방구석 홈파머를 지향하고,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를 실험 중이다.


그 뒤에 이어지는 문장은 내가 향하는 큰 방향을 나타낸다. "인간-환경-기술의 상호 관계성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는 곧 요즘의 관심사인 메타버스와 NFT로 이어진다. (이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차차 기록해 나갈 예정)



어찌 됐든 올해 있었던 굵직한 변화와 그에 따른 주요 이슈들을 월별로 회고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2월: 처음 쓰는 이력서 - "할 줄 아는 것이 많아서 할 줄 아는 것이 없다."

3월: 딜레마와 마주한 첫 한 달 - "바라던 대로 극에서 극으로 왔구나"

4월: 나의 역량과 쓸모에 대한 고민 - "처음에는 보잘것없는 게 당연하다."

5월: 조직에서 함께 일한다는 것 - "그건 물류팀에 말하면 돼요."

6월: 코르셋에 대한 단상 - "중요한 것은 what이 아니라 how"

7월: 안일해지는 나를 발견했고 두려워졌다. -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8월: 관성인지 관심인지 - "홈파밍을 시작하다."

9월: 언제나 나의 스토리를 상상할 것 - "직장 생활을 할 때도 내 스토리를 생각해."

10월: 퇴사 후 내가 일하는 방식 - "주 5일 사무실 출근은 싫다."

11월: 프리워커의 역량에 대한 고민 - "언제나 변화의 파도 위에 올라탈 것."

12월: 프리워커의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 - "용역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환상."




(2) 버킷리스트

2021년의 목표와 버킷리스트 돌아보기

2021년 1월 세웠던 목표는 크게 세 가지였다.

1) 일상을 갖출 것, 2) 취향을 찾을 것, 3) 역량을 기를 것

이를 바탕으로 적었던 21개의 버킷리스트의 항목별 세부 내용을 적고, 달성도를 측정했다.

그리고 각 항목들의 지속 여부를 적었다. 21개 중 STOP은 9개, KEEP은 12개가 나왔다.


올해의 주요 성과 정리하기

이외에도 올해 내가 만들어낸 주요 성과들을 가시적/비가시적 성과로 나눠 정리해 보았다.

올해의 가시적 성과들 (#방구석홈파밍, 오늘의집 온라인 집들이, 유튜브 양살롱)

<올해의 가시적 성과>   

홈파밍 시작: 관련 인터뷰 2회

유튜브 시작: 영상 5개 업로드

오늘의집 집들이 글 작성 (조회수 3,802회)

오하우스 시즌5 멤버 활동 (2021.10-2022.01)

보틀팩토리 <유어보틀위크> 락앤락커 활동 (2021.11)

매거진 <컨셉진> 인터뷰


<올해의 비가시적 성과>   

    올해 찾은 내 핵심가치: 다양성, 지속가능성   

    올해 찾은 나만의 문장: "everyone needs their own space and garden"   

    올해 찾은 바탕 이론: 횡단신체성(trans corporeality) by 스테이시 앨러이모   


적고 나니 유독 시작에 관한 성과들이 많다.

달성도를 떠나서 일단 시작을 했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칭찬하기로 했다.



2022년의 목표와 버킷리스트 작성하기

올해는 나름대로 '극에서 극'을 경험해본 후, '균형'을 찾아가기로 결심한 한 해였다.

2021년의 수식어였던 '무궁자재' 그대로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봤다. (취직도 하고, 퇴사도 하고, 프리랜서도 하고..) 이제 일상은 어느 정도 원하는 균형점을 갖췄으니, 일에 대해 보다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때다.


그래서 내년의 목표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기술적인 역량을 기를 것, 2) '꾸준히' 창작할 것, 3) 지속 가능한 플라이 휠을 만들 것

이를 바탕으로 2022년 버킷리스트를 적었다. 관련한 항목과 2021년 버킷리스트의 KEEP 항목 11개를 덧붙여 22개를 완성했다. 추후 보다 정확한 달성도 측정을 위해 이번에는 각 항목별로 정량적 목표와 정성적 목표도 더했다.

2021년은 시작을 했으니, 2022년은 꾸준함이 중요한 한 해인데, 관심사 많고 일 벌이기 좋아하는 성향인지라 새롭게 시작하는 일도 많다. 우선순위를 잘 설정하고, 느리더라도 '계속해나가는 것'에 방점을 찍을 테다.




2021년 정리를 마치며..

사실 아직까지는 서른이 되는 것에 대한 감흥이 크게 있지는 않다. (누군가 나이를 물을 때 "서른이에요"라고 답하는 나는 상상이 되지 않지만..)


무튼 나이를 먹는다고 불안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님을 알겠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세상에서는 모두가 불안함 하나쯤은 가슴에 안고 있을 테니 이를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상상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에 경계를 짓지 않고 무한히 뻗어나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2022년의 수식어는 진어무경(振於無竟)이다.


진어무경 (振於無竟)
: 경계가 없는 경지로 나아가다. 무한한 경지로 뻗어 나가다.
무한한 우주 속에서 자유롭게 노닐다.



우주로의 여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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