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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와 술과 김치찌개'로 시를 써봤다..(시인아님)

53화, 2022.8.29. 또다시 월요일.. 로또는 꽝이라 또 출근을~


53화, 2022.8.29. 또다시 월요일.. (아침에 긁어 ) 로또는 꽝이라 또 출근을~

무자식 소식러 주당 부부의 흔한 월요일 풍경..



(퇴근중..)


역시 월요일 퇴근길 답게 막히는 도로를 뚫고 집에 도착하니 저녁 7시 40분이 넘은 시각이었다.


오늘 짧은 업무 시간에 수만가지 일들을 처리해야 해서 신경을 날카롭게 곤두세웠더니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안좋아 김치찌개로 해장술을 마시며 속을 달래어 보기로 다.

우린 무자식 소식러 주당 부부이다..


그렇게 오이소주와 함께 마누라표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고 있다가 갑자기 시상이 떠올라서 핸드폰으로 끄적끄적 적어본다.

난 시인은 아니다.. 하지만 필이 꽂히면 그냥 마구 적어본다.


*연관글 보러가기 : https://brunch.co.kr/@af414d9aef7b470/335




제목 : 마누라와 술과 김치찌개

작가 : 본인(1977~)



한잔술에 회사일을 다 잊고~


한잔술에 대출금을 다 잊고~


한잔술에 주식코인 다 잊고~


한잔술에 걱정근심 다 잊고 나니...



마누라와 술과 김치찌개 남았구나~


우리집이 바로 무릉도원 이었구나~




어제 저녁에 여러 부부동반 단톡방에 '[호구조사중] 살아있냐? 우린 살아있다~'라며 사진과 함께 근황을 공유하였다.


내가 먼저 단톡방에 메시지를 한군데~ 한군데~ 보내고 나면 다음으로는 마누라가 그들과 함께 자연스레 서로의 소식을 전하며 나 없이도 알아서 대화들을 재밌게 잘도 나눈다.

내가 회사에서 정신없이 일하고 있을 때 가정주부인 마누라가 집에서 혼자 외롭거나 심심해 하지 않도록~


'마누라 우울증 방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누라도 좋아하는 나의 지인들 부부와 각각 한 가족씩 따로 단톡방들을 만들어 준 것인데 이제는 나 없이도 알아서 잘들 놀고 있으니 그저 뿌듯할 따름이다.


나를 만나기 전, 마누라가 여러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많이 받았었고.. 그 때문에 사람들을 믿지 않게 되었던 마누라에게 나는 하나의 공약을 내걸었었다.


"나는 평생 날 믿어달라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그저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고.. 또한 나를 통해 좋은 사람들을 꼭 만나게 해주겠다!!"라고..

그리고 또 하나의 공약.. "평생 손에 물 묻히게 해주겠다!!"


마누라에게 했던 이 약속을 난 21년째 노력하며 지켜오고 있는 중이다.

마누라가 이제는 나를 믿으니 본인에게 믿어달란 말을 해도 된다고 하지만 이것이 습관처럼 굳어진 내게는 영 어색하고 낯간지러운 표현이 되어 버렸다.


나는 나의 묘비에 '마누라와의 약속을 끝까지 잘 지켰고.. 빚도 끝까지 다 갚았다..'라고 적어 놓을 작정이다.


(다들 결혼 전에 마누라에게 했던 공약들은 잘 지키고 사시잖아요~^^;)


*마누라가 직접 쓴 연관글 보러가기 : https://brunch.co.kr/@af414d9aef7b470/43




오늘도 새벽 6시 전에 기상을 하고 지난 토요일에 산 로또를 맞춰보니 이번 주도 '꽝'이 나왔으므로 7시에 회사로 출근중.. 부디 다음 주 월요일에는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비오는 월요일 출근길이라 엄청 막혀서 8시 15분 회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마누라와 마저 통화를 하면서 좀 쉬었다가 올라가보기로 하였다.


사장님과 실장님께서는 메신저가 켜져 있는 것을 보니 일찌감치 사무실에 나와 업무를 보고 계시지만 나는 오늘 하루를 버텨내려면 충전을 더 하고 올라가야 한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월요일이 점점 더 힘들어져 간다.


마누라는 한시간 넘게 나와 통화를 하면서 운동을 벌써 6세트나 마쳤다고 하니 "장하다, 마눌~"

주방 씽크대를 붙잡고 팔굽혀펴기 1세트=20회씩..


8시반이 넘었으니 나도 이제 슬슬 사무실에 올라가서 '침향단'이나 한알 먹고 일을 시작해봐야겠다.


*연관글 보러가기 : https://brunch.co.kr/@af414d9aef7b470/342




9시 전체 직원들과 회의를 진행하기 전에 IT업체의 부장인 나는 사장님과 미리 회의를 해서 각 직원들의 주간 일정 계획을 정리해둬야 한다.


그렇게 9~10시 한시간 동안 전직원들과 업무 회의를 마치고 차에서 좀 쉬고 올라가서 커피 한잔과 함께 나의 업무를 시작한다.


월요일 아침부터 신규 계약 2건을 체결했고 월말이 다가오니 이번 한주간은 납품쪽으로 더 신경을 써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 주안에 우리 집 대환대출을 마무리하기 위한 일처리와 서류 준비도 하나씩 정리해나가고 있다.


'아, 자동차 보험 갱신도 해야 하는구나~'

우리 집의 모든 금전, 보험, 대출 등의 관리는 내가 도맡아 하고 마누라에게는 필요한 만큼의 생활비만 지원해준다. 마누라를 못 믿어서 안 맡기는 것이 아니라 ESFJ 집정관 스타일이다 보니 모든 것을 내가 컨트롤 해야 직성이 풀린다.


내일과 모레는 동사무소 다녀와야 하고 목요일에는 마누라가 우리 회사 앞 포장마차에 와서 데이트를 하기로 했고.. 이번 한주도 정신없이 바쁠 예정이다.

마누라에게 목요일에 포장마차에서 먹고 싶은 메뉴를 미리 고르라며 블로그를 찾아 카톡으로 보내두었다.


*연관글 보러가기 : https://brunch.co.kr/@af414d9aef7b470/260


(점심 시간..)


12시, 점심을 먹고 차에 내려와 마누라에게 전화를 했더니 운동 12세트를 다 마치고 한숨 잘 자고 일어났다고 한다.


'아, 나도 낮잠을 한숨 자고 싶다...'


대략 30분정도 통화를 마치고 1시가 되어 오후 업무를 시작해본다.


마누라도 밖에 나가 지인 돌잔치에 건네 줄 돌반지를 사고 돼지고기도 사와서 오늘 저녁에 맛있는 김치찌개를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 나이스~ "마누라의 김치찌개는 사랑입니다~♥"


마누라가 금은방에 가서 돌반지를 사려고 했는데 카드는 175,000원, 현금은 155,000원이라고 한다.


그래서 마누라가 쿠팡에서 찾아보니 99,000원에 파는 곳이 있어서 내게 아기천사 무늬로 주문을 요청했는데 이상하다 싶어서 알아보니 반돈 1.87g이 아닌 1g짜리 상품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그냥 금은방에서 현금주고 사는 이 낫겠다 싶다.


(오후 업무중)


4시가 다 되어 가니 차에 내려가 마누라와 전화를 하면서 브레이크 타임을 가졌다.


목요일에 6시반까지 회사 앞 포장마차에서 만나기로 했고 안주로 닭꼬치 4개를 시켜서 나는 안매운 2개를, 마누라는 매운 맛으로 2개를 시켜서 먹기로 하였다.

우린 무자식 소식러 주당 부부이다..


그 사이 집에 택배가 도착해서 마누라가 열어보니 지난 주에 주문했던 커플링이 도착한 것이었다.


얼마전에 사준 반지를 잃어버려서 다시 사준 것이었.. 이번 것도 마누라가 마음에 들어 하고.. 착용 사이즈 조절이 가능한 반지여서 더욱 좋은 것 같다.


*마누라가 쓴 연관글 보러가기 : https://brunch.co.kr/@af414d9aef7b470/72


우리 집에 동거인으로 되어 있는 분께서 거주지 이전 신고를 마쳐 주셨으니 내일 동사무소 가서 다시 서류를 넣고 대출을 마무리 해보기로 한다.


6시, 업무를 마치고 컴퓨터를 끄려고 하는데 어떻게 귀신같이 사장님께 계속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고 덕분에 나는 6시반이 넘어서야 퇴근을 할 수가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퇴근길에 심심해 할까봐 걱정이 되셨던 모양이시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반어법임)"




이렇게 오늘도 빡센 하루를 보내고 집에 와서 맛있는 김치찌게를 먹으며~ 시도 쓰며~ 마누라와 도란도란 담소도 나누며~ 월요일 하루를 마무리 해본다.


마누라도 오늘 피곤했는지 먼저 잠들어 버렸고 나는 김치찌게를 조금 더 먹고 난 후 11시가 넘어서야 잠을 청했다.


'아.. 정말 맛있게 잘 먹었고 난 참 행복한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면서..


(여기까지 무자식 소식러 주당 부부의 흔한 월요일 풍경이다..)


모두 힘든 월요일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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