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매달 2020년 계획을 돌아보며 진행상황을 쓰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1월에 쓴 2020년 계획을 바탕으로,
3월 초에 2월을 돌아보았고,
4월 초에 3월을 돌아보는 글.
좀 전보다 더 틀이 잡혔고 테이블은 입력은 다 했는데.. 이걸 어떻게 정리해서 분석해야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여전히 2주마다 미팅하고, 지난 2주간은 재택근무에 익숙해진다고 애쓰고.. 재밌지만, 애쓰고 있다. 아 그리고 Anticipatory Governance라는 연구자 슬랙 커뮤니티에 참여했는데 아직은 눈팅하고 댓글 쓰고 Webinar 한번 참여하는 정도지만 너무 좋아 보인다! 내 연구 주제도 여기에 나누고 피드백도 얻고 싶다. - 2주 전에 쓴 글인데, 재택근무에 익숙해지긴 했는데 논문 method 부분 글 쓰는데서 1주일째 완전히 막혀버렸다.. 이건 재택근무의 문제라기보단, 글쓰기의 문제인 것 같은데.. 일단 이번 주까지 써야 하니까 써보자.
잘 듣다가 요새 좀 해이해졌다. 프랑스어 패턴 25강을 듣고, 귀가 트이는 듣기 좀 듣다가 별로 안 내켜서 기초회화 2를 듣기 시작했는데 한 2주 정도 안 들은 것 같다.
3월은 매주 글을 하나씩 썼다!! 내가 2월에 만든 글쓰기 모임은 그냥 챗방과 자율인증이 있을 뿐 딱히 강제사항이 없다 보니 2월 내내 하나도 안 쓰다가 3월에 스여일삶 글쓰기 모임 (보증금이 있고 주 1회 못 쓰면 5천 원씩 까임)에 들어갔더니 어찌 되었든 꾸역꾸역 좀 덜 된 것 같은 어설픈 글이라도 일주일에 하나씩 쓰게 되었다. 일단 써두고 나중에 다듬으면 되지,라고 생각했으나 아직 다듬지 못하고 있다. 첫 주에 연구주제 관련 글을 쓰려다 보니 연구 방향 방황 기를 쓰는데만 해도 글 하나가 다 찼고, 그다음 주에는 이를 이어가지 못하고 코로나-기후위기 관련 글을 일단 의식의 흐름대로 하나 시작했다가 3-4주째에는 연구주제 관련 글로 돌아올 수 있었다. 연구주제 글은 하나만 쓰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3개나 쓰고도 아직 본론에 들어가지 못했다니.. 그래도 내 연구주제를 설명하면서 나도 조금씩 더 잘 이해하고 있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4월 1일에 재택근무 적응기를 올리기 시작했다. 아직 연구주제 소개 마무리 못 했는데....
3월 초에 집을 확정하고 28일에 이사할 예정이었는데!!! 16일에 이동제한이 시작되면서 일단 4월 중순이나 말로 미루기로 했다. 이동제한이 처음 15일에서 다시 2주가 늘어났다가 다시 4주가 늘어나서 5월 11일까지로 연장되었다. 그 이후엔 차차 연다고는 하는데.. 또 모르지. 일단 그래서 이사는, 필수 활동이긴 하니까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이동제한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내가 이사 가려는 방에 지금 있는 사람이 원래 새 직장 때문에 이사를 가게 된 것인데 그게 이동제한이 풀린 이후로 미뤄져서 곤란한 상황이라고 하고, 내가 굳이 이사를 간다면 그 사람은 파트너네 집으로 이사 가면 된다고 하지만 어차피 현재 내 플랫 메이트도 내 방에 들어올 새 사람을 못 구하는 상황이라 (나는 미리 통보를 해서 4/5까지만 월세를 내면 됨), 내가 일단 여기 머무는 게 모두에게 편한 상황이 되었다. 또 이사 자체는 허용이 된다고 해도 나는 차가 없고, 짐이 많지는 않다고 믿고 싶지만 자전거로 옮길 수도 없으니, 차를 빌리고, 친구들의 도움을 받고 하는 게 이 상황에 민폐스럽기도 하다. 거실에 차려둔 오피스를 옮기기도 번거롭기도 하고 해서 일단 집은 구했으나 이사를 못 가고 발코니 텃밭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3월 한 달은 가끔은 1시간씩 하고 가끔은 20-30분씩 하고 가끔은 안 했다. 3월엔 3월 15일에 있는 하루 코스를 꼭 가려고 했는데.. 그 바로 직전에 휴교와 이동제한이 발표되었지 뭡니까. 그래서 취소 (사실 그 발표 좀 전에 이미 취소 결정이 났었다). 월요일 그룹 명상도 가야지 가야지 했는데 마음먹었더니 또 같은 이유로 취소. 하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라고, 온라인으로 같이 명상을 하는 모임을 발견해서 지난주 금요일부터 참여했다. 주중엔 매일 오전 8시, 주말엔 일요일 저녁 7시. 3달째 가야지 가야지 마음만 먹다가 못 안 간 동네 위빳사나 월요일 저녁 모임보다 물리적 언어적 제약이 없어서 참여하기도 쉽고 (시간적 제약은 좀 있다.. 7시 50분에 일어나야 하다니 하여 50%의 출석률 기록 중), 심지어 챗방도 있어서 이제 일주일도 안 되었는데 좋은 정보도 많이 얻고 있다.
3시간짜리 비디오를 드디어 다 봤는데 정말.. 왜 진작 다 안 봤나 싶다. 필기까지 하면서 봤는데 다시 또 봐야겠다. 무엇보다 엄청난 일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3월 한 달, 한국 비폭력대화 센터에서 공감 모임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이었다. 오전 10시에는 매일, 오후 8시에는 일주일에 몇 번 열리는데 3월 초만 하더라도 내가 괜히 여기에 참여해도 될까 싶었다. 하지만 이동제한이 시작되고 재택근무 불가의 늪에 빠지니 나도 당사자다(?) 싶어서 냉큼 참여했는데 왜 더 일찍 참여하지 않았나 슬플 정도로 너무 좋았다. 3번 정도 참여했는데, 앞으로도 계속해 주시면 좋을 텐데.. 4월에는 좀 더 드문드문이지만 그래도 열리는 것 같으니 다행이다.
달리기 드디어 시작했어요!!!! 3월 7일에 드디어 연구실 애들이랑 달리기를 시작해서, 이거 할만한데, 매주 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더니 이동제한이 시작되었다. 아니 그럼 이제 혼자 달리기 해야 하냐고.. 해서 슬펐지만, 어차피 같이 달려도 내가 엄청 느려서 결국엔 혼자 달리고 있었고,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달리는 게 도움이 꽤 되었다. 덕분에 혼자서라도 달리기에 나갈 수 있다는 마음을 먹고 나갈 수 있었다. 이를 가능하게, 어쩜 시의적절하게 달리기를 같이 시작해 준 연구실 친구들에게 너무너무 감사하고 있다. 이동제한 이후로 나는 주 2회 각 5km씩 달리고, 다른 친구들은 매일 달리거나 격일로 달리거나 하는 것 같지만.. 일단 나는 주 2-3회만 되어도 감사하고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드로잉 & 우쿨렐레 진행사항 없음.
오디오북은 [호모 데우스] 다 듣고 같은 작가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거의 다 들어간다. 그다음에 들으려고 올더스 헉슬리의 SF 고전인 [멋진 신세계]와 나오미 클라인의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루이자 메이 알콧의 [작은 아씨들] 다운로드해놨다. 사실 작은 아씨들 새로 나온 영화가 너무 보고 싶은데 넷플릭스에도 없고 영화관도 다 닫고 다운로드도 안되고 어쩌라는 거냐! 스트리밍으로 영화관보다 비싼 15유로를 주고 보는 건 용납이 안되어서 못 보고 있다. 기다리면 언젠가 넷플릭스에 올라올까..
팟캐스트도 번갈아 듣는데 - 이제 통근을 안 하니 달리기 하거나 장 보러 갈 때만, 혹은 가끔 요리할 때나 오디오북과 팟캐스트를 들어서 듣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었다 - 듣똑라 n번방 또 새로 올라온 거 듣고 또 화나고, 명상 관련한 인터뷰 추천받아서 들었는데 흥미로웠고.. 유발 하라리 인터뷰도 잔뜩 다운로드 해 놨다. 아 이슬아의 이스라디아 몇 개 들었는데 정말 좋았다. 본인이 쓴 글을 낭독해주는 방송.
3월 1일에 우리 집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포틀럭을 하고.. Vegan Surf Cafe에 3/13 금요일에 자원활동 가서 프로젝트하는 거 얘기해 보려고 했는데 그날 재택근무 여부 발표 기다리는 것 때문에 못 가고 이 지경이 되었지요. 아! 하지만 온라인으로 기후변화 아티클 읽기 모임을 모집해서 3월 29일에 첫 오리엔테이션 모임을 했고 앞으로 매주 모일 건데 기대가 된다. 남들이 온라인으로 만든 모임에 참여해보려고 기웃기웃하고 있다. 살리다 프로젝트의 독서모임 베타 테스트에 한번 참여했는데 너무 좋았고! 북클럽도 하나 신청해 뒀다. 두근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