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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겉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일수록 겸손하다.



" 네?! 정말 할아버지 직업이 OOO라고요?! "


몇 년 전 남편과 함께 바다뷰로 유명한 뷔페를 찾은 적이 있다.


그때 주차를 안내해 주시던 키가 작고 깡마른 경비원 할아버지 한 분을 만났다.


그분께 깍듯이 인사한 후 뷔페를 즐기고 있는데,

잠시 후 그 할아버지도 들어오시더니 우리 테이블 근처에 혼자 앉으셨다.


그리곤 양푼이 국수 한 그릇을 급하게 후루룩 드시는 걸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던 우리 부부는 할아버지께 뷔페 음식들을 대신 떠다 드릴 지를 여쭈어보았다.


혹여나 왜소하게 깡마른 채 홀로 살아가시는 경비원 할아버지가 뷔페 오너의 눈치가 보여 국수만 한 그릇 급하게 드시는 게 아닌가 싶어서였다.



그런데... 하하 참.

그 경비원 할아버지께선 상상도 못 할 말씀을 하시는 바람에 순간 우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 내가 옛날 생각이 나서 양푼이 국수가 먹고 싶다고 하니 주방장이 메뉴에도 없는 걸 따로 만들어준 건데?"


알고 보니 그 할아버지는

그 뷔페를 넘어서서.. 그 건물 자체의 주인이셨다고 했다.


심지어 그 근처 5개 빌딩 모두의 건물주이기도 했다.


진짜 메뉴엔 양푼이 국수가 없었고, 나중에 주방장이 할아버지한테 직접 인사도 하러 오셨다.


도대체 누가 누굴 걱정했던 것인지..ㄷㄷ 


그 많은 건물의 주인이 왜 지하 주차장에서 경비원 일을 하고 계신 것인지.. 참.


직접 만나서 보기엔 매우 드문 케이스라 당황하기도 했고,

앞으론 더더욱 사람을 대할 때 조심해서 대해야겠다는 교훈도 얻은 셈이다.




석가모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일수록

가장 낮은 곳에 있어도 편안하다.


건방진 사람들일수록

낮은 곳에 머무르는 것은 절대로 견디지 못하고, 자기보다 낮아 보이는 사람이게 제대로 고개를 숙이지도 못한다.


하지만 예수님과 석가모니 같은 성인들은 천조각 하나만 걸치고 신발 없이 맨발로도 전 세계를 다니신 분들이시니..


지금이야 성인이라 추존하지만 당시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 거지 ' 취급을 하기도 했을지 안 봐도 상상이 간다.


많은 사람들은 피라미드 꼭대기에 올라서기 위해 사람들을 짓밟으려 하고, 자기 밑이라 생각되는 이들을 속으로 혹은 겉으로도 깔보는 경향이 있다.


- 공부 못하는 애랑 친구 하지 마!

- 가난한 집 애랑은 어울리지 마!

나도 살면서 숱하게 들었던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만약 그 경비원 할아버지가 경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한 지역에 계셨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갑질을 당하셨을지..


세상엔 겸손한 사람보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이기에 드는 생각이다.


그런 경비원 일이 좋다는 건물주 할아버지는 도대체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고 사시는 분일지도 참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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