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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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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baD Apr 16. 2022

Enchovy Surfing Club 을 소개합니다!

양양에 서핑하는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 만들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지난 주말에 만난 친구가 '너는 어차피 사업을 하게 될 거고, 할 거면 빨리 해라'라고 해서 이 글을 씁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나의 주변 친구들에게 계속 말하면, 그들이 계속 닦달해줄 거라고 하네요.

사실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게 하나 있어서, 한 번 꺼내보겠습니다.

스압 있으니 팝콘 준비해주세요.


스압 싫다? 한 줄 요약!

양양에 논스같은거 만들고 싶어요




1. 우선순위의 문제 (2015년 3월 )

1. 우선순위의 문제
토요일 오후가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나는 장차 무슨 수로 밥벌이를 해야 할까?
꼴에 직장인이라고 이곳에서 저녁이 있는 삶이 시작되자 처음에는 조금 당혹스러웠다.
해질 무렵 집으로 돌아와 다 같이 저녁을 만들어 먹는 일상이 이제는 익숙하지만, 소중한 만큼 영원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반야심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외울 수 있게 되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욕심은 줄지 않아
무엇보다 재미있었으면 좋겠고, 일에서 보람도 찾고 싶고, 돈도 많이 벌고 싶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도 만들고 싶고, 삶의 여유도 간직하고 싶다.


2015년 3월 어느 토요일 오후, 폴 오스터 <달의 궁전>


대학교 4학년 때, 인턴 생활을 하며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했다(당시 적은 이인턴블로그). 다시 읽어봐도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고 갈팡질팡 한다. 결국 구글에 '재택근무' 검색해서 나오는 회사에 지원했다. (코로나 시작 5년 전, 재택근무는 특이한 거였다) (아 그리고 떨어졌다)

커리어에 대한 주변 선배들의 조언은 한결같았다. 자아실현은 퇴근 이후에 해라. 하지만 나는 피터팬이었다! 너는 자본주의 속 작은 톱니바퀴니까 하루 8시간 동안 돈이나 벌라는 말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니 나는 피터팬이라니까요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지만,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쏟아야 하는 일에서 재미, 보람, 돈, 의미 등등 많은 걸 찾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생 시절'이 인생에서 제일 좋았다고 한다. 그럼 나머지 시절도 그렇게 살면 어떨까? 대학교 동아리 때 일한 기억이 가슴 뛰고 재미있어서, 졸업 이후에도 그렇게 일하고 싶었다.



2. 배달의 민족

막연하게 창업을 하겠다는 생각도 대학생 때부터였다. 뭔가 만들고 싶었던 게 있었던 건 아니고, '다른 방식'으로 일해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번쩍번쩍 빛나던 선배들은 딱딱하고 재미없는 대기업에 갔다. '성공한 삶'은 무겁고 진지해야 하는 걸까?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대학생 동아리냐'라고 무시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깜짝 놀랄 성과를 내서, 그 자유로운 문화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학을 졸업할 때쯤,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더니 어느새 '네라카쿠배당토'의 시대가 됐다. 내가 하고 싶었던 걸 배민이 다 해줬다. 배민이 하도 잘 나가서 지자체도 대기업 회장님도 '왜 우리는 배민 같은 거 못 만드냐'라고 윽박지르게 됐다. '스타트업 문화'가 일 잘하는 문화가 됐다. 어? 창업할 이유가 없어졌다.

그리고 DAO를 만났다.



3. 오션스 일레븐

어린 시절 내 인생 영화는 <오션스 일레븐>이었다. 스포 주의 다음 문단으로 건너뛰시오 영화의 마지막에 11명이 나란히 서서 불꽃놀이(아닌가 분수쇼였나?)를 감상하는 장면을 잊을 수 없다. 11명이 팀이 되어 미션(?)에 성공하고, 그 상금(?)을 11명이 똑같이 1/n 해서 나눈다는 게 당시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서태지랑 아이들이랑 똑같이 엔빵한다니!

그렇게 20대가 된 나는 '창업을 하면 어떻게 엔빵할것인가'를 고민했다. 일단 법인을 만든 다음에 초기 멤버끼리 주식을 엔빵하면 되나? 그럼 나중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시간 가중치를 얼마나 줘야 하지? 같이 하겠다는 사람도 아이템도 없이 혼자 외딴 고민을 했다.

그리고 블록체인을 만났고, DAO를 만났다.



4. 그래서 무슨 사업 한다고?

양양에서 Grand Anchovy Surfing Club이라는 다오를 운영하고 싶다. 일단 양양 얘기부터 하자면,


4-1) 세컨하우스

라는 개념은 논스의 도로시(인터뷰 글 정리를.. 제발 빨리 끝내고 여기에 링크 걸겠습니다!)로부터 처음 들었다. 도로시는 원래 지내시던 집이 있고, 논스에도 살고 있다. '오늘은 어느 집으로 가지?'라는 선택권에서 자유가 생기고, 만족감이 든다고 하셨다. '미래에는 왜 집이 하나만 있어야 하나? why not third home? whatever works!'라고 하시는 데 듣고 있다가 충격받았다. 그렇구나. 공간을 소유가 아니라 점유의 개념으로 풀면 second home이라는 옵션이 생기는구나.


4-2) 평창

올해 1월 1일을 지인의 평창 별장에서 맞았다. 어차피 비어있으니 가서 쓰라고 하셨다. 너무 좋았다! 나도 평창에 집을 사고 싶었다! 하지만 서울에 지낼 곳 없이 평창에 퍼스트 하우스를 사는 건 무리였다. 왜 별장은 부자들만 있지? 어차피 별장이란 건 대부분 비어있잖아? 도로시 말대로 이걸 접근 권한(Access)으로 멤버십처럼 하면 모두가 '시간으로 쪼갠 별장'을 소유할 수 있겠다!


4-3) 서울의 방식, 양양의 방식

서울의 라이프스타일은 뭘까? 일단 강북과 강남이 깍둑 잘리고, 직장 문화도 여의도 구둣발 소리와 테헤란로 쓰레빠 끄는 소리가 다르다. 내가 수도권 토박이라 그 밖의 삶은 잘 모른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모두 서울에 살고 싶어 한다는 건 안다.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살고 싶어 한다'가 국가 단위 문제점들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서울 인구 집중이 인구 절벽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서울 도시 국가 슈카월드)


슈카월드 #극한의인구밀집 #싱가포르


제주도는 서울 반대편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도 양양도 수도권 토박이에게는 관광지다. 너도 나도 디지털 노마드가 되면 양양 라이프스타일이 생길까?


4-4) Future of Work

일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0과 1을 다루는 '디지털 노동'은 모두 메타버스라는 층위(Layer)로 올라가지 않을까? (현실 세계 1층, 메타버스 2층. 메타버스가 뭐냐! 저에게는 하프라이프 알릭스입니다. 꼭 해보세요!) 메타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현실 세계의 시간이 소중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시간은 되도록 자연 가까이에서 명상하듯 보내고 싶을 것 같다. 내가 양양에 베팅하는 이유는

서울 접근성 (서울-강릉 KTX 2시간, 서울-양양고속도로 2.5시간)

바다 + 산 (여름 서핑, 겨울 스키)

코로나가 끝나고 몇 % 의 사람/조직이 오피스로 돌아갈까? 강남 임대료 낼 돈으로 월급이나 올려줬으면


4-5) 서핑 커뮤니티

내가 양양에 살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서핑과 서핑 커뮤니티 때문이다. 서핑은 스포츠일 수도 있고, 라이프스타일일 수도 있다.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사는 사람들이 양양에 모여 있다. 라니카이라는 서핑샵 커뮤니티를 좋아한다.


멸치들의 서핑클럽!


앞으로 사회적, 경제적 기초 구성단위(building block)는 커뮤니티가 되지 않을까? 자세한 이야기는 한국 최고의 Web3 커뮤니티 전문가가 엄마뻘의 아줌마일 줄이야 운영하는 유튜브에서 이어집니다!



5. 그럼 다오는 뭔데?

나도 잘 모른다. 몰라도 상관 없다! 자율적이기만 하면 되는 것 같다. (다오 설명한 유튜브, 쉽게 쓰인 영어 글, 최근 기사,  웹3 설명 영상) 

그럼 무슨 의미로 다오라는 단어를 썼는지, 이 모든 것의 영감을 준 <오느른> 프로젝트와 비교하며 아라보자. 커뮤니티의 좋은 예!

모 방송사 PD가 전북 김제에 4500만 원을 주고 115년 된 폐가를 산 것으로 유튜브를 시작한다(링크).

오느른 라이프스타일에 열광하는 '어른이' 커뮤니티가 생겨난다. (현 구독자 32만)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커뮤니티와 활발히 소통한다. 커뮤니티를 위한 카페 공간도 있다(링크).

커뮤니티 구성원이 유키 구라모토와의 콜라보 라이브 콘서트(링크)까지 추진해준다.

카페에서 일회용품 쓸지 말지 같은 의사결정을 유튜브 댓글로 결정하기도 한다.

적고 보니 다오 같다. 커뮤니티 가치 증대에 따른 $수익이 기여도에 따라 구성원들에게 돌아가도록 구조가 짜인다면 더할 나위 없는 다오가 되겠다!


내가 생각하는 Grand Anchovy Surfing Club 다오 만들기 대강 ver. 는

양양과 디지털 노마드와 자율성과 비주류 라이프스타일에 관심 있는 사람 대여섯 명을 모은다.

다오 1기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를 위해 뚝딱뚝딱 일하고 의사 결정을 내린다.

ㄴ 예) 양양에 카페? 아님 코워킹? 코리빙?, 자본금(설마 토큰 발행..?)과 수익 분배는 어떻게 해?, 부동산/인테리어 등 전문 분야 의사 결정과 실행은?, 커뮤니티 채널(설마 인스타..?) 관리는? 등등

1기의 목표를 달성하면 2기를 모은다. 목표 설정부터 다시 시작한다.

세부 목표 중에 비슷한 다른 다오들 (예 -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일하는 산장?의 네트워크, CabinDAO) 이랑 같이 놀기도 추가! 양양 놀러 오세요!


백견이불여일행이라고, Grand Anchovy Surfing Club이라는 다오가 궁금하다면 바로 뛰어들면 된다. 참고로 아직 아무것도 없다. 와서 같이 만들면 된다!

양양과 디지털 노마드와 자율성과 비주류 라이프스타일에
관심 있는 사람 찾아요!



+a) 찾은 사람 리스트


1) 서핑을 좋아한다고 주장하는 디자이너1이 있고, 근데 너 영화감독 아니었냐 위의 로고를 만들어줬습니다. "조직의 휴먼컬쳐 매니저로서 너의 말투도 더 다정하게 관리감독하고 있다구 써줘" 라네요.




그러나 부질없는 탐사, 실패할 운명인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이 그 당시의 내 정서와 맞아떨어졌다. 우리는 탐사를 할 것이지만 찾아내지는 못할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동굴을 찾아간다는 사실 그 자체일 뿐, 결국은 그 야망이 헛되었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할 것이 뻔했다. 그것은 내가 평생 동안 지니고 살아갈 수 있는 은유, 늘 꿈꾸어 왔던 공허로의 도약이었다. 나는 바버와 악수를 하고 나도 끼워 달라고 했다.


폴 오스터, <달의 궁전> p.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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