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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요일 Dec 13. 2022

준비한 건 쥐뿔도 없지만~

The 2nd 백. 백. 백일잔치 × 절친 3인방

 

 아침 일찍 병원엘 간다.  세 시간 동안 꼼짝없이 누워서 수십 개의 침을 맞고 수술할 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서둘러 간다. 병원이 집에서 너무 멀어서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왕복 4시간을 시달리곤 하는 데 병원 투어가 끝나고 나니 어느덧 5시. 벌써 해가 어슴푸레 주황빛을 내며 저물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두 명의 동료이자 절친, 이제는 뭐든 다 털어놓고 지내는 3인방. 밥은 기본, 술도 차도 마시고 여행도 같이 다니는 참 편하고 좋은 사람들이다. 오늘은 이들과 ..백일 파티를 하기로 했다.  다행히 이들 중 한집이 빈다고 하여 그 집에 저녁에 모여 우리만의 작은 파티를 할 예정이다. 지하철역 근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집에서 가장 맛있어 보이는 떡을  상자를 챙겨 담는다. 오늘 저녁엔 2차 백일잔치가 있는 날이다. 셀프로 백일상을 준비하지만 같이 나눌 사람들이 있으니 참 고마운 일이다.


근무를 마치고 온 둘, 병원을 다녀온 나. 지친 표정에 에너지가 소진되어 핼쑥한 모습이지만 다 모이니 다시금 기분이 좋아진다. 밥을 먹고 셀프 백일상을 준비하려고 주섬주섬 가방에서 작은 소품들을 꺼낸다. 별것도 아닌 걸 바리바리 싸가지고 다니는 나도 참 별나다. 이게 뭐라고.


 파티한다고 말만 했지 준비한 건 쥐뿔도 없이 소박하기만 하다. 근데 두 명의 금손이 이것저것 꺼내고 배치하고 구색을 맞춰주니 제법 근사한 잔치상이 되었다.


 내 글을 언제나 열심히 읽어준 그녀들, 내 이야기 속에도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이기에 오늘 독자와의 인터뷰도 제법 진지하다.


작가 화요일은 나에게...

힐링이다.

생각지도 못 한 선물 같은 글이다. 브런치에 새 글이 올라왔다는 알람이 울리면 내 생각도 정리할 수 있는 쉼터 같은 시간이 된다.


설렘이다.

장르가 다양해서 너무 좋다.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실제로 작가 화요일을 만난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화요일의 글은?

<함덕 하나만 투어> 시리즈.

함께 다녀와서 그런지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생각났다.

https://brunch.co.kr/@blume957q7n/131


<수상한 병원> 시리즈도 재밌었다. 

https://brunch.co.kr/@blume957q7n/130


<어묵탕의 추억>

https://brunch.co.kr/@blume957q7n/139

<긴긴밤 시리즈>

https://brunch.co.kr/@blume957q7n/93



작가 화요일에게 바라는 점은?

건강해야지.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하고 싶은 말 다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망설이지 말고 하고 싶은 것 다했으면 좋겠다. 막 확장하고 넓히고



그녀들은 밤새 양말 목을 엮었다.
양말목 방석

그녀들은 양말 목을 밤새 엮었다. 잡념을 없애기엔 이만한 것이 없다며 양말 목을 꺼내 작업을 시작했다. 얼마나 고민이 많으면 굳이 이런 노동의 수고로움도 기꺼이 자처해야 했을까.  안쓰러운 마음이 스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한코 한코 양말 목을 엮는다. 나는 방바닥에 대자로 누워 지친 허리는 쉬고 귀는 쫑긋한다.


양말 목 한 코에 스트레스 한 방 날리고

양말 목 한 코에 열받게 하는 동료의 말 삭히고

양말 목 한 코에 철부지 아이들의 사건사고 잊고

양말 목 한 코에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일의 굴레 떨치고

양말 목 한 코에 아프고 힘든 내 몸의 피로도 날린다.


내가 힘들면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그녀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그녀들

속상하면 속상하다고 말할 수 있는 그녀들과

같은 학교,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항상 내가 남을 먼저 챙겨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 준 사람들.

나를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 숫자가 늘 구멍인 나를 완벽하게 보완해주는 꼼꼼한 능력자들.

모르는 게 있어 물어보면 명확한 답을 주는 척척박사님들

이들은 내게 든든한 동료이자 따뜻한 친구다.


코로나로 집에서 감금되었던 때, 치킨 두 봉 다리를 사들고 문 앞에 서있던 그녀.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힘들었던 날, 말하지 않아도 먼저 내 안부를 묻고 걱정해주었던 그녀.


가까스로 100명 독자를 얻고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말도 안 되는 파티 하자 해도

번개처럼 오케하고

유치한 질문에도

찰떡같이 진지하게 답해주고

열심히 고민해주는 그녀들

늘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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