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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우 Dec 20. 2020

4번째 하와이 : 카우아이 6~7일 차

6일 차


일정이 헷갈렸다. 이번 여행이 총 10박이 아니고, 11박이었지. 6일 차 때 오아후로 넘어간 게 아니고, 카우아이에 하루 더 있었다. 그만큼 6일 차는 별 기억이 없다. 사진도 거의 없다. 잘 생각해보니, 배 타고 난 다음 날이라 혹시 몰라서 일정을 하나도 안 잡았었다. 실제로도 온 가족이 멀미약의 끝을 잡고 에프킬라 한 방 맞은 모기처럼 축 늘어진 하루를 보냈다. 내일은 이동 날이고 후반전 시작이니, 6일 차 오늘은 푹 쉬자. 


일정은 심플했다. 오전에 포이푸 비치에 출첵을 하고 모래사장에서 뒹굴거리다 핫도그 사 먹고, 숙소에 돌아와 난 다저스 경기를 보고, 애들은 인형 놀이를 하며 쉬다가, 오후에 근처 쇼핑몰 가서 저녁 먹고 돌아오기. 남양주에서의 휴일 하루라 별 차이가 없다. 포이포에는 매일 오다 보니 이제 지우는 샤워하기 귀챦다며 수영복도 안 입고 나갔다. 지아만 그 옆에서 혼자 첨벙첨벙. 지우야, 네가 발만 담그고 있는 그 바다가 사람들이 지구 반 바퀴 돌고 비행기 두 번 갈아타고도 사진 몇 장 남기려고 찾는 곳이란다. 그러면서 엄마 아빠도 다시 박제 거북이 모드였으니 할 말은 없다.


지우, 옷 갈아입고 올까 말까 고민 중.
점심 핫도그. 단골손님은 없을 것 같은 비주얼과 맛. 
오후는 여기서 두문불출
항상 분주한 집주인, 그의 이름은 '아귀'
앞 트임 해주고 싶은 미간


조금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Poipu에서 5분 거리에 있는 Shops at Kukui'ula라는 조그만 쇼핑몰로 갔다. 이곳엔 Bubba Gurgers, Ruth's Chris Steak House, The Dolphin 등의 평타 이상으로 보이는 레스토랑들과 다수의 옷 매장들이 있었지만, 내가 아는 브랜드는 lululemon, Quiksilver 정도였다. 브룩스 브라더스랑 갭 없으면 쇼핑몰 아닌 걸로.


여러 레스토랑들 중 저녁은 가장 전통이 있어 보이는 Eating House 1849로 정해서 가고 있었는데, 식당 근처에서 Merriman's Fish House가 눈에 딱 꽂혔다. Merriman's는 3번째 하와이 빅아일랜드에서 지나던 길에 너무 예뻐서 봐 놓고 드레스코드가 있을 것 같아 다음 날 온 가족이 예쁘게 차려입고 부푼 마음으로 갔다가 풀 부킹이라 돌아서 나온 곳 아닌가. 빅아일랜드 Merriman's는 고급진 풀 다이닝 레스토랑이었고 이곳은 좀 더 가벼운 메뉴들이 있었지만, 한 번 차인 곳은 무조건 다시 가야지. 저녁 장소 변경~


The Shops at Kukui'ula
애들은 푹 쉬면 기분 좋아진다. 어딜 가나 인적은 드물고.
이번엔 성공, Merriman's
음식 나오기 전 색칠놀이는 진리
삼각함수처럼 어려웠던 비주얼
대충 생긴 햄버거
참고로 빅아일랜드에서 못 들어간 Merriman's
내일 아침에 먹을 과일 사재기


마지막으로 Ross에 들러서 사 왔던 옷들을 반납했다. 이제 나이도 있는데 양아치 같은 옷은 안 사는 걸로.

이걸 입으면 Snoop Dogg이 될 줄 알았지.


안녕, 조용했던 6일 차~!



7일 차


카우아이의 6박이 무사히 끝나고, 오아후 5박을 위해 섬 간 이동을 하는 날.

아침에 동네 한 바퀴를 산책했다. 여기선 아침마다 신문도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짐을 다 싸고, 

첫 번째 하와이 땐 집주인 달팽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는데,

여기서도 집주인 게코들에게 나이트클럽 수박을 선물하고 나왔다. 잘 살아라~


우리가 머물렀던 동네
산책 때 만난 트럭. 런드리고 성우에게 보내줬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아귀님. 맛있게 드세요~
천하의 아귀가 혓바닥이 왜 이렇게 길어~


렌터카를 반납하러 갔다. 6박이 299불이었는데, 추가 요금이 100불 가까이 나왔다. 글로벌 회사 Hertz가 제대로 계산했겠지 하면서도 뭔가 속은 기분. 이것저것 다 갖다 붙이세요. 기꺼이 내겠습니다. 우린 세상 너그러운 하와이 여행자들이니까.


하와이 국내선 수속 전문가 김지영 상무님의 시간이 돌아왔다. 수화물 당 비용이 25불이었는데, 이번에도 키오스크 버튼 몇 개와 담당자와의 몇 마디 매직을 부리더니 개당 15불이 되었다. 오늘 일당 다했네. 쉬어~


다음 여행부턴 네가 해라. 수속 인수인계 중.
이륙 전 카우아이 마지막 식사, 무수비랑 샐러드랑 쿠키
애들은 앞자리, 엄빠는 뒷자리
우리 가방 나왔다~!
칙칙한 호놀룰루 공항
셔틀버스 기다리는 중
아빠는 지구인, 엄마는 체크인 중


오아후 5박은 호텔로 잡았다. 유명한 Hilton Hawaiian... 은 아니고, 그 옆에 있는 Ilikai Hotel & Luxury Suites으로 잡았다. 이번에도 예쁜 집을 렌트하고 싶었으나, 아직은 몸을 무리하면 안 될 듯하여 안전하게 호텔에서 묶기로 했다. 예산 범위 내의 호텔들 중 여러 조건들을 고려한 후, 꿈과 희망의 와이키키와 알라모아나를 걸어갈 수 있는 극강의 장점이 있는 일리카이로 정했다. 덕분에 오아후에서는 5박 중 3박만 렌트를 하기로 하고 처음으로 차 없는 이틀 정도를 보내는 새로운 경험도 덤으로. 


우리 방. 소파는 침대로 변신하고, 창문 밖이 수영장.
무조건 취사는 가능해야 함


짐을 던져놓고 알라모아나 Episode 1 출동. 아이들은 Disney, 지영이는 Victoria's Secret로 사라지고, 난 테슬라 매장에 들어가 봤다. 역시 난 차에 별 감흥이 없다. 조금 큰 미니카를 보는 기분. 역시 지우는 아무것도 안 골랐고, 지아만 양손 무겁게 있었다. 아냐, 오늘은 하나만.


두어 번 더 와야 할 곳
어이, 아저씨. 남자 들어가는 곳 아닙니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선택한 오늘의 Get!


저녁은 와이키키로 나가서 시장도 구경하고 산책을 하다가 Noi라는 Thai 레스토랑으로 갔다. 맛은 잘 모르겠고 쓸데없이 고급진 느낌의 식당? 내 취향은 아니었다. 하와이에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쉽지 않은데 내겐 이 집이 좀 그랬다. Thai 음식은 Thai에서만 먹자. 그래도 지영이랑 아이들은 좋아했으니 내 취향만 특이했던 걸로.


Noi Thai Cuisine
음식에 왜 이렇게 힘을 주지?
그래도 넌 좀 맛있었다.
소화시키는 데는 시장 투어가 최고지
소파베드에서 자기 전 동화책 타임~


이렇게 6, 7일 차가 지났다.

여행 후반부 파이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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