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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은 새로운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

이전에도 글을 쓴 적이 있지만 부동산 직거래는 생각보다 할만합니다. [1] [2]

돈이 1억, 2억 넘어가는 경우야 심리적으로 부담될 수 있겠지만 1년 월세 30~40만 원 하는 방들은 크게 부담스러울 게 없지요. 차라리 300만 원짜리 맥북을 중고 거래하는 게 더 무섭지 않나요? 


저는 방을 내어놓을 때나 구할 때나 직거래하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부동산 중개사에게 끌려다니기가 싫었기 때문이죠. 허위 매물에 속아보기도 하고, 오직 거래를 시키기 위해 내뱉는 말마다 뻥인 중개사를 만나는 건 겪고 싶지 않은 일입니다.

다음번에도 함께 하고 싶은 중개사도 있었지만 흔하지는 않았습니다. 그건 아마도 부동산 중개업이 택시기사나 안경점과 비슷하게 뜨내기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일 겁니다.


제가 한 때 자주 이용하던 직거래 플랫폼은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라는 네이버 카페였습니다.

2015, 2016년까지만 해도 꽤 활성화되어있었는데 그 이후로 직방과 다방이 트래픽을 빼앗아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중개사가 낀 직방과 다방은 더더욱 이용하기가 싫었기 때문에 피터팬이 좀 더 힘을 내주길 바랬지만 전혀 힘을 내주지 않더군요. 


직거래 플랫폼이 죽어가고 있어서 슬펐는데, 몇 개월 전에 당근마켓에 부동산 직거래 메뉴가 생긴 것을 보고 매우 반가웠습니다.

오늘 오랜만에 서비스를 살펴보면서 앞으로 원룸 직거래 시장은 당근마켓이 다 가져가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들이 올린 방 사진과 설명은 중개사들보다 솔직하고 상세합니다.

매너 온도와 그간의 판매 내역으로 판매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바로 채팅을 해서 물어봅니다.


이런 플랫폼은 아무리 잘 만들어놔도 사람들이 사용해주지 않으면 말짱 꽝인데, 월방문자 1500만 명의 당근마켓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미 잔뜩 올라온 직거래 매물들


당근마켓은 판교장터로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가까이서 지켜봐 온 서비스입니다.

저는 2017년 정도까지만 해도 당근마켓이 잘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제 3조 원짜리 공룡이 된 것을 보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습니다.


카톡의 더보기가 떠오르네요.


아줌마들만 쓰는 서비스였던 당근마켓이 이제는 중고차, 부동산, 동네 알바, 과외/클래스 같은 재밌는 서비스들을 붙여나가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모습이 보기가 좋고 기대가 됩니다.


방을 내어놓거나 구할 일이 있다면 당근마켓 부동산도 한 번 살펴보세요. 피터팬보다 훨씬 더 좋은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이 탄생했거든요.


P.S 아직 서울만 서비스하고 있어서 서울외 지역 분들은 메뉴가 보이지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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