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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석 Dec 10. 2019

무자본 창업에 대해서

요즘 페이스북 보는데 무자본 창업에 관한 광고들이 부쩍 늘은 것 같아서 이에 대한 간단한 의견 한마디.


큰 자본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은 Lean startup을 지향하는 요즘 창업 방법론과도 맞지 않고, 무엇보다도 창업자들은 자본자체가 별로 없음. 그래서 당연히 소자본이나 무자본 창업이라는 말에 끌릴 수 밖에 없지만 실제로 사업을 하다보면 자본이 곧 레버리지라는 것을 알게 됨.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무자본으로 할 수 있는 아이템은 한계가 있다. 일단 제조업은 안된다. 막대한 설비자본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판매업도 상품과 재고를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안된다. 게임회사나 영화사처럼 컨텐츠를 만드는 회사도 결국 무형의 재화를 '판매'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제조업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그렇게 보자면 결국 남은 아이템 중에 진입장벽이 낮은 사업은 지식서비스업이나 유통중개업이 대부분이다. 실제 무자본 창업 강연을 보면 대부분 컨설팅, 강의, 작가와 같은 지식 서비스업 또는 네이버 스토어팜이나 아마존 셀러 교육 같은 유통중개업이 대부분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이 두 비즈니스 모델로도 직장인 부업으로는 충분히 월급수준으로 벌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의 기업형으로 사업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모델이다. (위 두 모델은 전업으로 해도 상위 10% 정도만 억대연봉이다)


지식서비스업의 한계는 창업자의 시간을 파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하루 25시간을 일할 수 없듯이 업계에 정해진 단가가 있고 주간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넘는 매출을 내는 방법은 자신의 시간당 단가를 높이거나 자신과 같은 품질의 아웃풋을 내는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 전자는 초보자가 접근하기 어렵고 후자는 그 자체가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하는 일이다. 또한 프리랜서가 아니고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평일 Business hour에 다른 일을 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다.


유통중개업은 거래수수료(fee)라는 사업모델 자체가 수익성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부업 이상으로 성장시키기가 어렵다. 대형마트들이 유통업으로 시작하다가 지금은 PB상품을 중심으로 구성을 늘리는 이유도 '중개'에서 '판매'로 사업모델을 바꾸는 것이며, 넷플릭스가 초기엔 판권을 사서 '유통'을 하다가 지금은 오리지널 컨텐츠의 비중을 미는 이유도 '판매'의 마진이 중개 '유통' 수수료의 마진을 압도하기 때문이다.(간단한 예로 에이전시의 중계유통수수료는 보통 10~30%선, 판매마진은 제조원가의 50~200% 수준)
오퍼상을 하던 중개무역상들이 돈을 벌면 예외없이 제품을 사입하여 판매업으로 바꾼다. 왜냐하면 수익성에 차이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여튼 요약하자면,
리스크 없이 하려는 사업(정확히는 비용의 리스크만 없고 시간의 리스크만 있는 사업)은 초보자가 접근하기는 쉬우나 진입장벽이 낮아 수익모델 자체가 취약하다. 딱 부업으로 할 정도.


직장인이 월급 받으면서 추가로 월급의 30~100% 수준의 추가 수입을 벌기에는 지식서비스(강의, 컨설팅, 작가, 커뮤니티서비스 등) 또는 유통중개(셀러)업 괜찮다. 그러나 딱 그 정도 부업을 목적으로 할 때지 프리랜서가 1인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그 모델을 넘어서야 한다.

1억을 넣으면 5억을 벌 수 있고, 1천을 넣으면 4천을 벌 수 있는데, 다들 0원으로 시작해서 3백만원 정도 벌고 끝내는 모양새.


리스크없이 성공확률이 높은 사업은 없고, 있어도 진입장벽은 낮고 경쟁강도는 높기 때문에 수익성은 낮을 수 밖에 없다. 이걸 설명하지 않고 누구나 부업으로 억대연봉 벌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냥 자기 강의를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을 하는거다. 셀러들이 많아질수록 돈 버는 사람은 제조사라는걸 알면 당연히 제조업으로 넘어가는게 이득. 다단계나 앵벌이 보면 결국 돈 버는 사람은 상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나중에 별도로 정리하겠지만 사업에서 큰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은 제조업, 커머스, 투자업 이렇게 셋이다. 유통이니 컨설팅이니 플랫폼이니 이런건 글로벌 단위가 아닌 이상은 어렵다.


사업은 돈이 돈을 버는 구조다.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고서 성공을 할 수 있다는 식의 교육도 지양되어야 한다. 오버하면 안되겠지만 성공을 위해 리스크도 감내할 줄 아는 걸 배워야 하는 것도 기업가 정신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글 / 최효석 코치 (서울비즈니스스쿨 대표)


- 비즈니스 코치이며 기업교육회사인 서울비즈니스스쿨의 대표입니다. 

- 주요 코칭 영역은 Co-Active Coaching, Entrepreneurial Leadership Coaching, Organization Development Coaching이며,

- 주요 강의 영역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경영전략(Business Strategy), 강의교수법(Teaching Methodology), 전략기획(Strategic Planning)입니다.

- 그 외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임원코칭, 멘토링, 자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 교육기업을 운영하면서 <마케팅 스터디>, <경영전략 스터디>, <브랜드 스터디>, <경영사례분석 스터디>, <비즈니스 북클럽>, <스마트물류 아카데미>등 다양한 학습 조직(Learning Community)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풍부한 경험이 있으며, 

- 세계 최고의 코칭 교육인 코액티브 코칭 과정을 수료하고, <AAA 코칭 워크샵>, <화코칭>, <교육사업전략특강>, <퍼스널브랜딩전략>, <시스템 경영> 등의 과정 운영 경험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돕는 일을 메인 비즈니스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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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i.hyose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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