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효석 Feb 13. 2020

인사제도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

인사관리의 관점이 MBO에서 OKR로 보다 애자일하게 바뀌려는 시도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제도와 문화 차원에서 관점(perspective) 역시 바뀌어야 한다.


비슷한 사례를 들자면, 마케팅에서 중요한 4가지 믹스(Marketing Mix)를 두고 교과서는 4P(Product, Price, Promotion, Place)를 말했으나, 수요-공급 중심의 마케팅 패러다임에서 고객만족의 관점으로 전환한 Marketing 2.0 시대에 이르러서는 같은 의미지만 기업이 중심이 아닌 고객을 중심으로 한 4C(Cost, Communication, Convenience, Customer Value)의 관점으로 전환을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인사제도의 정합성(Alignment)를 바라보는 전통적인 세 가지의 축은 "목표", "보상", "평가"였다.

하지만 이 역시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과거 패러다임 중심이라 애자일 시대의 문화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우선 용어를 먼저 정의해보자.


다른 분야도 그러한 경향이 있지만 HR분야는 영문표기가 더 구체적이다. 예를 들면 우리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비용을 "임금"이라 부른다. 영어로는 "Wage"와 "Salary"의 표현이 있는데 이 둘은 다른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Wage는 블루컬러 노동직의 임금을 이야기 하는데 쓰이고, Salary는 화이트컬러 사무직의 급여를 이야기하는데 쓰인다. 단순히 직업을 구분하기 위해서만도 아니고 실제로 이 차이에 따라 초과수당등 노무 이슈들도 차이가 있다고 한다.


"보상"에 대해서도 한번 보자. 일반적으로 보상이라 하면, "Compensation"과 "Reward"라는 단어를 쓴다. 여기서 "Compensation"은 금전적 보상(급여, 인센티브 등)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Reward"는 심리적 보상까지 포함한다. 동기부여 이론에서 Compensation은 과다하면 되려 성장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므로 적정수준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반면, Reward는 다다익선이다. 외재적 동기부여와 내재적 동기부여의 차이를 보상 관점에서 구분하는 어휘다. 수당을 위해 팀간 경쟁을 하고 도전적 목표를 회피하고, Silo Effect 등이 나타나는 것이 외재적 보상의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인사평가 역시 과거엔 태도나 능력, 업적을 의미하는 Appraisal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나, MBO시대에는 역량과 성과를 의미하는 Evaluat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필자의 의견은 아래와 같다.



위 이미지가 현재 인사평가보상제도의 3대 영역이다.

목표수립(Goal), 보상(Compensation), 평가(Evaluation)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의미다.

교과서에 나오는 그림인데 인사업무에서는 기본으로 배우는 관점이다.

하지만 Marketing 4P가 4C로 바뀌어야 하는 것 처럼 이 단어들이 주는 Top-Down적 관점도 보다 협력적(Cooperative), 참여적(Participatory), Bottom-up, Agile 하게 바뀌어야 한다.



언어의 힘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자.

형식은 내용을 지배한다. 단순히 사용하는 언어를 바꾸기만 해도 그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다.


경영학에서 '인사(人事)'의 주체가 되는 을 영어로는 "Human Resource"라고 한다. 그래서 인사관리를 HRM(Human Resource Management)이라고 하고 인력개발을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라고 부른다.


하지만 적어도 수십년전부터 이 용어는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Human Resource라는 말 자체가 인간을 주체적 관점이 아닌 동원의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판의 말을 보는 관점이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Talent Management, Employee Experience, People&Culture 등 다양한 용어로 변화하고 있는데 좋은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성과 평가"라는 말을 보자. Performance를 Evaluate 하겠다는 의미다. 이름에서부터 위계가 느껴지고 평가를 받는 사람은 괜히 부담이 가고 불안하다. 평가가 좋지 않으면 혼날 분위기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성과 관리"라고 바꿔보자. Evaluate를 Management로 바꾼 것 뿐인데 조금 어감이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그래도 관리 받는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남아있다.


만약 이것을 Performance Coaching이나 Performance Supporting으로 바꾸면 어떨까?


성과를 내는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이름만으로도 관리자가 무언가 도움을 주려는 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인데도 대상자의 인식을 변하게 만든다. Coaching이나 Supporting인데 일방향적으로 숫자만 가지고 지적하는 행동은 어려울 것이다. Evaluator와 Manager도 자연스레 Coach와 Supporter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럼 관점에서 필자가 제안하는 모델은 아래와 같다.



1. 기존에 "목표"로 두었던 "Goal"은 정성적 개념까지 포함하는 "Object"로 사용한다.

새로운 관점은 정성적(Qualitative) 목표와 정량적(Quantitive) 목표를 같이 고민해야 하는데, MBO에서 말하는 Goal은 KPI를 중심으로 설정된다. 따라서 숫자의 한계를 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정성적 목표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정성적 목표의 지향점은 Mission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Mission은 Company Level뿐만 아니라 사업부 레벨, 팀 레벨, 개인 레벨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OKR에서는 "Object"라고 부른다. 그래서 기존의 KPI 중심의 Goal을 넘어 정성적 목표까지 포함하는 Object가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S-M-A-R-T와 같은 목표 설정 이론에는 목표는 당연히 측정 가능해야(Measureable)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당연한 이야기다. 필자의 의견은 이런 Numeric KPI를 두되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지향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OKR의 핵심이다.


2. "보상"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Compensation"에서 "Reward"로 바뀌어야 한다.

과거 MBC(Management by Control, 통제에 의한 경영) 시대에는 중앙 집권적인 수직적 조직이 효과적인 시절이 있었다. 직원들의 숙련도와 교육수준이 낮고, 정보를 소수가 독점하고 있으며, 수요-공급이 중심이 된 경영 활동에서는 직원을 Human Resource로 보는 관점이 통하던 경우도 있었다. 그런 경우 기름을 많이 넣을수록 차가 멀리가고, 당근을 많이 줄수록 말이 배부르듯, 보상을 많이 해줄수록 열심히 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기업 환경에서 임직원들의 교육 수준이 높고, 정보의 접근성이 매우 투명해졌으며, 개개인의 창의적 역량이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더욱 중요한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단순히 당근만으로는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보상은 동기부여를 포함해야 한다. 복지제도나 심리적 보상과 같은 것으로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런 것들을 보상에 포함해야 한다.


3. Evaluation은 Coaching이라는 관점으로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유는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자신의 업무 성과를 관리자에게 컨펌 받는 것이 아닌, 협력자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가 된다면 어떠할까? 점수 매기는 사람보다 훨씬 더 동기부여 되지 않을까.


명칭을 바꾸면 관점이 바뀌고, 관점이 바뀌면 문화가 바뀌게 된다.

새로운 시대에는 그에 맞는 새로운 관점으로 바뀌어야 한다.



Object, Reward, Coaching을 내부적으로 정렬하고(내적 정합성), 이를 회사의 경영전략 및 인사전략과 연계(외적 정합성)하는 것이 인사관리의 정합성이 정렬되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HR을 바라보는 것, 새로운 시대의 애자일 조직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의 시작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더 궁금하신 내용은 본 포스팅의 댓글이나 아래 연락처로 편하게 문의 주시면 친절히 답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효석 코치(서울비즈니스스쿨 대표)

ceo@seoulbusiness.school

010-9906-2512


글쓴이


최효석 코치 (서울비즈니스스쿨 대표)

- 비즈니스 코치이며 기업교육회사인 서울비즈니스스쿨의 대표입니다. 


- 주요 코칭 영역은 Co-Active Coaching, Entrepreneurial Leadership Coaching, Organization Development Coaching이며,

- 주요 강의 영역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경영전략(Business Strategy), 강의교수법(Teaching Methodology), 전략기획(Strategic Planning)입니다.

- 그 외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임원코칭, 멘토링, 자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 전문 분야는 조직개발(Organization Development)와 리더십(Leadership)이며, 교육기업 러닝스푼즈에서 매월 정기적으로 OKR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고 다수의 기업들과 OKR 코칭 및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세계 최고의 코칭 교육인 코액티브 코칭 과정을 수료하고, <AAA 코칭 워크샵>, <화코칭>, <교육사업전략특강>, <퍼스널브랜딩전략>, <시스템 경영> 등의 과정 운영 경험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돕는 일을 메인 비즈니스로 하고 있습니다.


- 교육기업을 운영하면서 <마케팅 스터디>, <경영전략 스터디>, <브랜드 스터디>, <경영사례분석 스터디>, <비즈니스 북클럽>, <스마트물류 아카데미>등 다양한 학습 조직(Learning Community)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풍부한 경험이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형식은 내용을 지배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