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꿈을 꾸고, 꿈을 이루며 살아간다

by Chong Sook Lee


(그림:이종숙)


사람들은 누구나 꿈을 꾸며 산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되고 싶은 사람 되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어릴 때 장래희망을 물으면 나는 여군이 되고 싶다고 했다. 멋진 정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어린 눈에 멋있어 보였나 보다. 나이가 들고 성장하 며 학교를 졸업하고 장래희망인 여군의 꿈을 이루 지 못 한채 결혼을 하고 아내와 엄마가 되었다. 그 뒤로 무엇이 되고 싶은 꿈도 없이 하루하루 살기 바빠 장래희망이 없어져버린 채 세월이 갔다. 그렇게 세월이 가고 꿈도 희망도 없이 살면서도 간혹 나는 무엇을 하며 누가 되는 게 좋을까 끊임없는 의문을 한다.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 손으로 만드는 것을 즐겨한다.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어서 잘하지는 못하지만 만드는 것을 좋아하여 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무엇이라도 만들고 싶어 한다. 여군은 되지 못했지만 지금의 나의 꿈은 이루고 산다.


어쩌다 그리기 시작한 그림을 취미로 그리다 보니 재미있다. 그림을 그리게 될 줄은 몰랐는데 우연한 기회에 그림을 그리게 되어 즐겨 그린다. 그것 역시 배우지 않아 생각나는 대로, 붓 가는 대로 그리다 보니 모르던 것을 배우고 멋진 그림을 보며 큰 욕심 없이 그림을 그린다. 그림이 그려질 때는 잘 그려지지만 그리고 싶은데 그려지지 않을 때는 잘 안된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마음에 들지 않아 지우고 다시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잘될 때는 순식간에 멋있는 그림 한편이 나온다. 그렇게 그린 그림을 보며 나만의 행복을 느낀다. 아무것도 없었던 하얀 캔버스를 보며 무엇을 그릴까 망설이기도 하고, 머릿속으로 생각을 했던 그림이 있을 때는 망설임 없이 바로 그리기 시작하기도 한다. 생각으로는 멋진 그림일 것 같은데 막상 끝내고 나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쩌면 그토록 내가 원하던 꿈도 이루고 나면 마음에 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머릿속으로 다 생각했던 그림이 그려보면 생각과는 다르게 잘 나오지 않아 망치는 경우가 있고, 속을 썩이던 그림이 나중에는 그럴싸한 그림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그린 그림을 벽에 걸어놓고 감상을 하는 것도 재미있다. 상상으로 그린 그림들이 그림을 그릴 때 나의 감성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그리던 때로 다시 돌아간다. 봄에는 꽃을 그리고, 여름에는 나무를 그린다. 가을에는 예쁘게 물든 단풍을 그리고, 겨울에는 고즈넉한 눈 내린 풍경을 그린다. 그림에는 내가 있다. 나만의 특징이 있고 나만의 색이 있고 나만의 생각이 있어 내가 그린 그림은 어디에 있어도 찾아낸다. 마치 수많은 사람들이 있어도 식구를 찾아내는 것처럼 말이다. 며칠째 남편이 준비해준 캔버스가 외롭게 이젤 위에 놓인 채 나를 기다린다. 마음으로는 무언가를 그리고 싶은데 확실하게 다가오는 것이 없어 주저한다.



(사진:이종숙)


생각은 많은데 막상 글로 옮기기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멈추어 본다. 며칠 동안 오며 가며 캔버스를 보고 그릴까 말까 하면서도 막상 그리지 않고 지나쳤다. 그리고 싶지 않은 것은 싫어서가 아니고 주제가 뚜렷하지 않아 생각을 할 때이다. 일찍 잠이 깼는데 글도 안 써지고 유튜브를 보는데 그것도 별로라서 그림이나 그려야 하겠다고 붓을 잡았다. 오늘은 손에 힘을 빼고 붓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 볼 생각으로 봄날 흔히 볼 수 있는 프리지어나 그려볼까 노란 물감을 짜서 페인팅을 하기 시작했다. 하얀 캔버스가 노란색 꽃으로 환해졌다. 연두색과 초록색 꽃으로 줄기와 이파리를 그리다 보니 꽃이 너무 많다. 하늘색으로 꽃을 가려 보니 굳이 꽃을 가리지 않아도 나름 괜찮은데 갑자기 파릇파릇한 싹이 나기 시작한 나무를 그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 많은 꽃에 나무 기둥을 그려 넣었다.


굵고 가늘고 가깝고 멀게 나무를 그려 넣으니 숲이 되었다. 숲에 있는 나무들은 제 각각의 모습과 색을 가지고 있다. 구부린 나무도 있고 싱겁게 키만 커다란 나무도 있다. 여기저기 나무 기둥을 그리고 이파리를 넣어 본다. 숲 속의 색은 딱 무슨 색이라고 말할 수 없이 여러 가지 색이 어우러져 숲을 이룬다. 노란색과 빨간색을 이용하여 이파리를 그리고 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도 그려 넣었다. 나뭇가지도 보이게 그리고 이파리 뒤로 숨겨 그리기도 했다. 가지가 보이는 나무도 있고 이파리 뒤에서 없는 척하는 가지도 있다. 대충 손에 힘을 빼고 캔버스에 숲을 그렸는데 나름대로 보기 좋다. 잘 그리려고 하지 않았는데 숲이 살아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긴 한데 페인트가 마르기를 기다리며 생각해보니 나무가 너무 많아 답답해 보인다. 나무를 없애고 하늘을 더 많이 넣었더니 시야가 탁 틔어서 시원해 보인다.


이제 조금씩 색을 넣고 빼다 보면 작품 하나가 완성된다. 무엇을 그릴까 망설이다 나무를 그린 것처럼 우리는 망설임 속에 꿈을 이루며 산다. 사람은 사는 동안 여러 가지 꿈을 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꿈이란 매 순간 달라지는 것 같다. 그림을 그리고 좋아하는 글을 쓰는 것이 내 꿈은 아니었는데 세월이 내가 모르고 살던 꿈을 찾아내었다. 잘하려고 할 것도 아니고 남보다 뛰어나지도 않기에 유명하게 되는 것도 바라지 못한다. 하다 보니 재미있고 좋아서 한다.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시작한 것이 아니기에 내 방식대로 그린다. 하나 둘 그리다 보면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실력도 쌓일 것이고 남들에게 인정도 받을 것이다. 꽃을 그리려다 나무를 그리고, 산을 그리려다 바다를 그리게 되듯이 꿈은 매번 바뀌고 생각지 않은 꿈을 이루며 살아간다.


오늘의 꿈은 그림을 더 잘 그리는 것이지만 내일의 꿈은 무엇이 될지 모른다. 꿈이라고 다 이루어지지 않지만 꿈을 꾸고 꿈을 깨며 살다 보면 엉뚱한 꿈도 꾸며 생각지 못하던 꿈도 이루어질 것이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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