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종현 Jun 25. 2017

개인과 조직 : VI. 비즈니스 네트워킹

기회를 만드는 비즈니스 네트워킹

기회는 하늘에 구름처럼 떠다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서 찾아야 한다.
 _리치 스트롬백(벤처 투자자,사업가)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주위에 넓고 깊은 인맥을 보유하고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한국어로 하면 '사업적 인맥 넓히기' 쯤 될까? 중국이라면 '꽌시(關係) 만들기'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인들은 인적 네트워크 중심의 '꽌시 문화'를 매우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아날로그식 인맥관리가 온라인 상의 소셜미디어로 대체되고 있는 중이어서 과거보다 인적 네트워크 간의 결속력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자주 그리고 쉽게 상대방의 소식을 접할 수 있으므로 비즈니스 네트워킹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비즈니스 네트워킹은 어떻게 구분되어 만들어지며 관리되고 더 나아가 발전될 수 있을까?


중국인들과 사업 친구, 펑요우(친구) 맺기를 했지만 여전히 비즈니스가 더딘 이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친구의 등급과 중국인들 마음속 친구의 등급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친구라고 하면 대체로 그 개념이 한 가지로 통일되지만 중국인의 마음속에는 여러 종류 친구가 있다. 이런 친구의 등급 중 최말단이 이해관계를 위해 서로에게 술과 고기를 먹이는 친구(酒肉之交)다. 배움과 진실된 정보를 공유하는 친구(學校之交)가 다음이고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의 친구는 절대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상대의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知心之交)다. 그리고 친구의 최고봉은 그가 연주하는 악기의 음만 들어도 그의 마음을 아는 친구(知音之交)다. 이런 친구에게는 돈이 아니라 목숨을 내어 주어도 아깝지 않다는 게 중국인들이다. _전병서(경희대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


중국인들의 친구 단계가 꼭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과거 우리도 그랬다. 우리 사회에 오래전부터 뿌리 깊게 내려오는 정경유착이라든지 부의 세습과정도 그랬고 최근 박근혜 정부 때의 비상식적인 이야기들도 실은 그들만의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결과물 들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항상 네거티브만 있는 것은 아니고 직장 생활을 하거나 사업을 경영하는 데엔 비즈니스 네트워킹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 인맥관리를 잘하면 현재와 미래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것도 확실하다. 대다수의 구직자들이 네트워킹을 통해 취업에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내부 직원을 통한 레퍼런스 체크만큼 신뢰를 줄 수 있는 정보는 없을 것이다.


사회 초년생이라면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시작은 입사한 직장에서부터 이루어진다. 특히 회사의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통해 입사했다면 그들과 서로 경쟁하며 고생하며 맺어진 관계는 향후에 업무적으로도 서로 도움을 주고 이직 시에도 좋은 회사를 소개를 시켜줄 수 있는 중요한 초기의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된다. 업무를 알려주고 지시하는 사수를 잘 만나는 것도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확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좋은 동료들을 소개받고 함께 일하며 동고동락하는 것은 하나의 동지애로 발전하게 된다. 물론 기회를 만들어 이사진이나 대표이사와 네트워크를 가지게 되다면 그들이 가진 더 큰 네트워크에 발을 디딜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수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의 담당자들도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향후 든든한 후원자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있다.


가지고 있던 지적 자산의 고갈을 맞이할 때쯤 새로운 공부의 시작(학원, 특수 대학원, AMP 등)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네트워크를 가지게 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나이가 이미 40대를 바라본다면 동창회도 방문해 보자. 그냥 술만 먹고 옛날이야기만 하더라도 지나온 인생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특히 나이가 들면서 떨어져 나가는 친구를 다시 얻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외국에서 사업을 하거나 지사에 다닌다면 동창회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회사의 중요 업무를 맡는 경영진이라면 관련 업계의 여러 협회에 가입을 하는 것이 좋다. 다른 많은 회사의 CEO나 경영진과 교류하는 기회는 사업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많은 고민거리를 누군가는 이미 경험했고 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랄 것이다. 신규 고객사의 프로젝트 RFP가 나왔을 때 잠재된 리스크가 무엇인지 먼저 진행해본 회사에 조언을 받을 수도 있고 중요한 자리의 경력자를 뽑을 때도 그 회사의 경영진으로부터 솔직한 레퍼런스를 듣는 것도 기회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얘기하면서 골프를 빼먹을 수 없다. 4~5시간 라운딩을 하는 동안 동반자와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으며 식사나 술자리까지 이어져 좀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에 이만한 운동은 없는 것 같다. 문제는 영업 즉 세일즈를 위해서라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골프가 진짜 세일즈에 도움이 되려면 핸디가 싱글 플레이어나 80대를 유지할 수 있는 실력이어야 한다. 골프를 치는 동안 당신의 좋은 모습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평상시 룰을 제멋대로 어기는 습관부터 공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고 이곳저곳 보내는 망가진 모습이며 타구가 잘 못 되기라도 하면 금방 터져 나오는 욕지거리는 당신이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너무 리얼하게 노출시키고 만다. 특히 조심스러운 고객사의 임원이나 대표라면 더더욱 당신이 먼저 그들보다 골프를 잘 칠 수 있어서 핸디 조절이 가능해야 민폐가 되지 않는다. 싱글 플레이어가 될 수 없다면 세일즈보다는 친목 형태로 지인들과 골프를 치고 즐기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 좋다. 싱글 플레이어가 될 노력과 돈이면 굳이 골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그 많은 시간에 다른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네트워킹은 미국이나 유럽 사회와 같이 네트워킹 파티에 가서 직접 만든다는 것은 한국인의 특성상 쉽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인맥관리가 소셜미디어로 대체되어 디지털, 온라인 되어 간다고 해도 역시 온라인 소통보다는 오프라인 만남이 더 효과적이다. 미팅 시의 아젠다를 준비해서 대면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나 언제 결혼해요'라고 청첩장을 올리고 '축하해요 엄지 척' 리플라이를 받는 것보다 직접 찾아가서 청첩장을 전하고 시간을 정히 못 맞추면 전화라도 하는 것이 인간의 정을 느낄 수 있고 관계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 네트워킹에도 기브 앤 테이크는 역시 중요하다. 상대방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먼저 선행을 베풀고 상대방의 커리어를 도와주는 사람이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잘하는 사람이다. 계속해서 기브 앤 테이크가 쌓이면 결정적인 순간에 문제를 해결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이 반드시 생기고 뜻밖의 성과를 얻는 행운을 가질 수도 있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도 '빨리가려면 혼자가고 멀리가려면 함께가라'라는 말이 있다.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지 않았는데도 도와주면 ‘선행 은행’에 예금을 한 것과 같다. 나중에 누군가에게 부탁을 할 일이 생겼을 때, 그 상대방이 이미 내 이름을 알고 있을 것이다" _다이앤 달링(인맥관리 전문가)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발전시키면서 지켜야 할 몇 가지가 있다.


낯선 사람들을 만날 때 좋은 인상을 주려면 자신의 이력만  내세우서는 안된다. 사람들은 타인의 능력보다는 시선 마주치기, 따뜻한 표정, 미소로 전달되는 타인의 따뜻함에 제일 먼저 끌린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솔직하게 공개해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정보, 태도와 행동을 제대로 보여줘야 상호 신뢰가 구축되어 인맥 형성도 두터워지고 그 다음 스텝으로 한발자국 더 깊게 들어갈 수 있다.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자기 자랑만 하는 사람을 누구나 좋아하지는 않는다. 또한 자기가 가진 정보는 하나도 공유하지 않으면서 필요할때만 연락하는 사람을 누가 믿겠는가?


특히 돈 관계는 철저히 해야 한다. 친한 사이일수록 돈 관계는 엄격하고 냉정하게 해야 관계를 잃지 않는다. 돈을 잘 빌리고 제때 잘 갚지도 않은 사람이 사회에서 성공한 것을 본 적이 없다. 항상 그런 상황을 반복적으로 만들게 되어 가까운 사람부터 떨어져 나가게 된다. 돈 관계가 흐리멍덩하게 하는데 어떻게 비즈니스 관계가 성립이 될 수 있을까? 한 사람을 속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전체를 속이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돈 관계를 철저히 하지 못하게 되면 비즈니스 네트워크에서 결국은 퇴출당하고 만다.


세일즈는 가까운 곳부터가 아닌 노력과 실력으로 먼 곳에서부터 시작한다. 30~40대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많은 사람들이 보험회사의 세일즈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보통 본인과 가족부터 친척, 가까운 친구들을 대상으로 세일즈를 하게 되는데 그런 세일즈는 오래가지 못한다. 먼저 노력으로 먼 곳부터 찾아다니며 세일즈의 어려움부터 극복하는 법부터 배워야 하고 실력으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첫 거래는 어렵지만 그다음 두 번째, 세 번째 계속될수록 점점 거래가 쉬워진다. 이를 '위드먼의 법칙(Weed's Corollary)'이라고 한다. 하지만 첫 거래를 가장 쉬운 가족과 지인부터 하게 되면 그 일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놓치게 된다. 점점 더 지인들만 찾게 될 뿐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지인들은 당신이 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만 있으면 되고, 그 일을 계속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고객이 될 수 있으며 계속 다른 고객을 소개하여 줄 수 있다. 즉 우량 잠재고객인 셈이다. 하지만 가까운 곳부터 세일즈를 하게 되면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당장은 부담이 될 수 있으며 혹시라도 몇 년 다니다가 그만두면 민폐만 될 뿐이다.


어느 기사에 보니 "대기업 인맥도 실제 나와 보면 아무도 안 도와주더라"라고 하는데 맞는 말이다. 진짜 중요한 점은 세일즈에 승부를 걸려면 지난 세월 동안 그만큼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넓혀 놨어야만 했었고 먼저 많은 기브 앤 테이크를 해놨어야만 한다. 인맥을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네트워킹하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가치 있고 도움이 되는 만남을 주기적으로 주선하고 상대가 기대하는 이상을 제공하되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면 당신의 시간 투자와 지속적인 노력을 인정받고 결국 보상받게 될 것이다.


내가 상대방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상대방이 나를 더 필요로 할 때
비즈니스가 시작되는 것이다.





참고 및 인용

네트워킹의 99%는 시간 낭비입니다.

비즈니스 인맥과 네트워킹  

전병서 경희대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 25 중국인의 마음 알아주는 ‘진짜 친구’ 되자

위드먼의 법칙: 첫 거래가 어렵지 갈수록 쉬워진다      

“돈이 벌리는 일과, 내가 좋아하는 일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실패를 극복한 창업가들


목 차

개인과 조직 : 작지만 강한 기업 만들기 네 번째 주제

I.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사원의 자세

II. 회사의 핵심적인 인재인 팀 리더의 조건

III. 경영의 책임자인 임원과 대표이사의 자격

IV. 창업자이며 회사의 일인자인 사장의 무게

V. 조직에서 더 나은 발전을 위한 성공 습관

VI. 기회를 만드는 비즈니스 네트워킹

VII. 직장 업무의 완성인 보고의 기술

VIII. 조직문화에 대한 여러 단상

IX. 목적과 목표의 재조명

X. 위기에 따른 대처와 그에 따른 책임




'작지만 강한 기업 만들기'는 디지털 에이전시인 디지털다임의  뉴스레터에 연재하고 있는 내용을 브런치에 맞게 재편집한 내용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개인과 조직 : V. 성공 습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