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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종현 Oct 30. 2017

개인과 조직 : X. 위기와 책임

위기에 따른 대처와 그에 따른 책임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청의 대군이 공격해오자 임금과 조정은 적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숨어든다. 추위와 굶주림, 절대적인 군사적 열세 속 청군에 완전히 포위된 상황, 대신들의 의견 또한 첨예하게 맞선다.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조판서 ‘최명길’과 청의 치욕스러운 공격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예조판서 ‘김상헌’. 그 사이에서 '인조'의 번민은 깊어지고, 청의 무리한 요구와 압박은 더욱 거세지는데...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나라의 운명이 그곳에 갇혔다! "



위기를 느끼는 온도의 차이


얼마 전에 개봉한 남한산성의 줄거리다.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분명 위기에는 그것을 감지할 수 있는 싸인이 사전에 존재한다. 사업도 마찬가지인데 일본 닛산 자동차 사장인 카를로스 곤은 "회사가 위기의식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종업원의 사기는 확실히 둔감해져 수익성 있는 회사를 만드는데 중요한 요소를 놓치게 된다. 때문에 위기감을 체계적으로 유지하는 일은 기업경영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라고 하였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쟁의 폐허 위에서 굳은 의지로 기업과 사회를 이끌어낸 리더들이 많다. 그런데 그들은 공통적으로 위험의 징후에 대해 아주 민감하다고 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 두려운 아이가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직이 처한 경제적 위기 상황에 대해서 리더들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크게 다르다. 하지만 리더들은 걸핏하면 비상 경영, 위기 대응을 강조하다 보면 정말 걱정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랫사람들을 통제하려고 과장을 하는 것인지 헷갈릴 수 있다. 리더는 위기라며 목소리를 높이는데 직원들은 그저 ‘저 사람 참 다혈질이네. 너무 괴팍해. 강박적이야’라며 등을 돌리기도 한다. 그런데 그들은 겉으로는 강해 보여도 속으로는 위기가 겁나고 너무 무서운 나머지 그래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기제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자기도 모르게 마음속 두려운 아이가 울부짖는 것이다.



모든 의사결정에는 책임이 따른다


정말 위기가 닥쳐서 사업실적이 악화가 되면 어떻게 될까? 보통 위기가 올 때는 하나만 오는 것이 아니다. 복수로 그것도 동시다발로 오기 마련이다. 한 해 한 해 수익을 조금씩이라도 지속적으로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반대로 위기 상황에서는 잠시의 방심으로도 단 몇 개월만에 몇 년간의 수익을 쉽게 날려버릴 수 있는 것이 사업이다. 그러면서 과거의 잘못된 의사결정이 하나씩 표면 위로 드러난다. 진출하면 안 되는데 진출한 사업, 잘못 잡은 기존 사업의 전략방향, 사면 안되는데 산 회사나 부동산, 적합하지 않은 자리에 세워진 리더 등.    


직원들에겐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고도 책임지지 않는 리더들, 대책을 제시하지도 못하면서 쪼기만 하는 리더들. 그 모든 것의 근본 원인을 따지다 보면 결국 화살은 오너나 대표, 몇몇 최고경영진들로 집중되게 마련이다. 리더가 책임을 진다고 하면 도대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것인가? 우선 자신이 내린 결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이다. 모든 의사결정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우선 잘못부터 인정하고 그다음 대책으로 넘어가야 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인정하지 못하면, 그다음 대책도 직원들에게 외면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톡데일 패러독스


 콜린스의 'Good to Great :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스톡데일 패러독스 (stockdale paradox)"라는 것이 나온다.  말은 베트남 전쟁  하노이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병사들 중에서 미군 최고위 장교였던 스톡데일 장군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수용소에 갇혀있었던 8 동안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많은 포로들이 공향으로 돌아올  있게 만든 전쟁영웅이다. 그에 따르면 수용소에서 살아남았던 사람들은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낙관주의들이 아니라 현실주의자들이었다고 한다. 낙관주의자들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는 나갈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와 주위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어넣다가,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다시 다가오는 부활절에는 나갈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결국에는 상심해서 죽는다고 한다. 반면에 현실주의자들은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에 대비하는 마음가짐을 가짐으로써 결국 살아남을  있었다고 한다.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들은 냉혹한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최종 승리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과 냉혹한 현실을 이겨내고 위대한 회사로 우뚝 서고야 말리라는 맹세를 지켰다고 한다.



파부침주(破釜沈舟)


다시 남한산성으로 돌아가 보자. 미리 위기의식을 느끼고 동북아시아의 패권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간파했어야 했는데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했던 빠른 기동력으로 쳐들어 온 청의 군대에게 강화도 가는 길도 막히고 남한산성에 포위되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명과의 의리를 지키고 청은 오랑캐로 섬기지 말아야 하며 청과 맞써 싸워야 한다는 척화파는 이미 그 시기를 놓친 것이다.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친화파의 의견을 인조는 수용했어야 한다. 하지만 명분과 실리에서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명분도 놓치고 실리도 놓쳐버리는 꼴이 된 것이다. 이 땅에 수많은 전쟁이 있었지만 우리 백성을 대표하는 왕이 다른 나라 왕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일은 처음이었다.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면 ‘파부침주’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 안되면 되돌아 갈 퇴로를 만들어 놓고 어떻게 사력을 다해 전투에 임해 이길 수 있겠는가? 우선 가진 것을 다 내려놓아야 한다. 모든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면서 어떻게 위기 상황을 헤쳐나갈 것인가? 욕을 듣는 것도  비아냥거림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이미 위기로 당장 성장하지 못할 회사에 마음이 움직이는 직원들은 스스로 먼저 살길을 찾아 움직일지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말 필요하고 같이 가야 할 사람들을 이러지도 못하고 우와좌왕하는 사이에 모두 놓쳐버리는 일이다. 인조의 남한산성에서의 결단력 부족으로 결국 포로로 잡혀간 60만 명은 도대체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인가?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이 모든 것의 책임은 리더에게 있다.






참고 및 인용

남한산성 영화 

우종민교수의 심리경영, 우종민

리더가 책임을 진다는 것 결정에는 책임이 따른다. 장영학 브런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목 차

개인과 조직 : 작지만 강한 기업 만들기 네 번째 주제

I.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사원의 자세

II. 회사의 핵심적인 인재인 팀 리더의 조건

III. 경영의 책임자인 임원과 대표이사의 자격

IV. 창업자이며 회사의 일인자인 사장의 무게

V. 조직에서 더 나은 발전을 위한 성공 습관

VI. 기회를 만드는 비즈니스 네트워킹

VII. 직장 업무의 완성인 보고의 기술

VIII. 조직문화에 대한 여러 단상

IX. 목적과 목표의 재조명

X. 위기에 따른 대처와 그에 따른 책임



'작지만 강한 기업 만들기'는 디지털 에이전시인 디지털다임의  뉴스레터에 연재하고 있는 내용을 브런치에 맞게 재편집한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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