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사량 7화
이선정作 저 섬 너머 oil on canvas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오 년
생을 마감하고 누워있는 너에게
애도의 눈물을 보낸다.
그때가 언제이던가.
너를 처음 본 그날 따뜻한 봄
설레는 가슴 안고
너의 팔 살포시 잡았다.
수줍어하는 너를 지나
너의 옆을 한 바퀴 돌며 만져보길 몇 번
망설이다 너에게 악수를 청했다.
너는
어색한 내 마음 알기나 하듯
어설픈 웃음으로 첫인사 대신하고
휘적휘적 내 달렸지.
그렇게 한 달여…
모두가 인정한 너와 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너를 위해 나의 열정
나의 시간을 한껏 바쳤다.
눈에 선하다.
밝은 목소리로 나에게 인사하던 네 웃음이.
삼백일 동안 너는 몇 번이나 병마로 쓰러졌지만
우리 둘의 굳건한 믿음으로 너는 일어섰다.
언제나 내 곁을 지켜준 너.
힘찬 두 다리로 날 위해 최선을 다했었지.
그런데 그날이 언제이던가?
내지를 굽어 돌아가는 길
우리는 같이 쓰러졌고,
나는 두 다리로 일어섰지만
너는 네 예쁜 머리칼과 어여쁜 다리를 다치고는
다시는,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가 버렸다.
지금 난
아픔을 삭이며
먼 하늘을 보고 있다.
내 안타까운 오토바이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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