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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Oct 12. 2021

(YJ)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상사 #직장생활 #가벼움 #표리부동 #인내심

밀란 쿤테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200명이 넘는 여성과 잠자리를 가지며 사랑은 가볍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토마시, 진지한 사랑을 추구하는 테레자,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하는 사비나, 사비나의 가벼움에 사로잡힌 프란츠 등 등장인물 네 명이 사랑과 공산주의의 가벼움과 무거움에 대해서 얘기하는 책이다. 참고로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 게 바로 '프라하의 봄'이다.


육체적이고 가벼운 관계를 원하는 토마시는 테레자를 만나면서 기존의 가벼운 사랑에 대한 그의 생각이 바뀌게 된다. 폭력적인 행동을 일삼았던 부모로부터 도망친 테레자가 신분상승을 원해 만난 사람이 바로 의사인 토마시였다. 카사노바와 같은 토마시와의 생활을 감내하고 살아왔지만 결국 엄마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그토록 증오했던 엄마의 품으로 다시 돌아간 테레자. 


토마시는 그녀가 떠난 후 한시도 그녀를 잊지 못하고 있다가 결국 그녀를 찾으러 떠나고 마침내 그녀와 함께 하게 된다. 그는 가벼운 사랑으로는 참다운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테레자는 토마시에게 가벼운 사랑을 받으면서 무거운 사랑을 주었다. 


인간의 삶이란 오직 한 번 뿐이며,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딱 한 번만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과연 어떤 것이 좋은 결정이고, 나쁜 결정인지를 확인할 수 없다. 여러 가지 결정을 비교할 수 있도록 두 번째, 세 번째, 혹은 네 번째 인생이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밀란 쿠테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359p)


영원성이 무거움이라면 일회성은 가벼움이다. 테라자의 사랑이 무거움이라면 토마시의 사랑은 가벼움이다. 사람이 삶을 살면서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추구하는지를 알기는 매우 어렵다. 윤회처럼 거듭되는 삶을 살지 않은 한 경험하는 모든 일들이 생전 처음으로 겪는 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현재 경험하는 모든 일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지 제대로 알 길이 없다. 한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오른 무대의 주인공처럼 삶은 항상 낯설고 어렵기만 한다. 


누구나 평범한 삶을 꿈꾼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지만 사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세상 어려운 일임을 다들 나이가 들면서 깨닫는다. 평범의 사전적 의미는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다'라는 뜻이다. 즉 뛰어나지도 열등하지도 않은 중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비범하지 않은 보통 수준의 삶, 그것이 바로 평범한 삶이다. 흔히 우리는 평범하게 사는 것이 튀지 않고 조용히 무리 속에서 안정적으로 사는 것을 평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평범한 것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남들만큼 학력이 있어야 하고, 재산과 소득이 평균이어야 하며, 적정 연령에 걸맞는 취업과 결혼을 해야 하고, 적정한 나이에 출산과 육아도 해야 하며, 평균에 걸맞는 재산과 집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남들과 비교해서 너무 뒤처지지 않도록 항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실 남들도 다들 열심히 노력해서 겨우 평범해 보이는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절대 평범해지지 않는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열심히 살아야 겨우 평범해지는 것이 말이다.



직장생활도 평범하게 살기는 어렵다_독한 상사와 조우할 때


직장생활 또한 마찬가지다. 몇몇 톡톡 튀는 비범한 직장인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평범하고 안정된 직장생활을 꿈꾼다. 하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직장생활에서 적응하고, 살아남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일은 시간만 흐르면 어느 정도 해낼 수 있는 역량이 시간차를 두고 만들어지지만 나와 맞지 않는 독한 상사를 만나면 어떤 경우 여태껏 힘들게 쌓아온 나의 경력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멘붕의 순간'을 만날 수도 있다.  


평범한 삶을 살고 싶지만 평범한 삶을 어렵게 하는 직장 내 존재들 즉, 상사들이 바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고 여기에서 나는 정의하고 싶다. 너무나 훤하게 속 보이는 언행을 많이 하는데도 유독 차상위자(상사의 상사)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나를 정말 힘들게 한다. 특히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약하고 만만한 사람에게는 강하게 몰아붙이고 질타하는 전향적인 '강약약강' 유형의 상사들이 대부분 그런 유형이다. 아마 직장을 그만둔다면 아마 상사와의 부적합이 원인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표리 부동하고, 언행이 경박한 직장상사가 바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자신의 성공에만 집착해 부하직원들의 성장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의 이용가치에 따라 부하 직원들을 편향적으로 대하고, 줄 세우기를 하는 상사들 또한 그렇다. 차상위자에게는 해맑게 웃고, 충성을 맹세하지만 자신의 권위와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하직원들을 갈구고, 하대하는 상사들 또한 그렇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상사일수록 동료나 선배들을 추월해 거침없는 행보로 승승장구하는 경우도 많으니 더욱 답답할 노릇이다.


이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들과 좁은 사무 공간에서 조우하게 되면 그때부터 전쟁터가 아니라 지옥이 펼쳐진다. 조금이라도 싫은 내식을 하게 되면 암묵적으로, 어떤 경우에는 공개적으로 부하직원을 흠집 내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조직 내 리스크가 높은 직원이라고 어필하면서 나쁜 평가를 받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때까지 열심히 업무 경력과 평판을 쌓아왔던 부하직원의 멘털은 한순간에 붕괴되고, 무기력감에 빠져서 급기야 회사까지 그만두게 된다.


겉과 속이 다르고, 언행마저 경박하며, 근시안적이고 단편적인 보여주기 식 성과만 추구하고, 모든 일들을 부하 직원들에게만 시키고, 해결 방법이 없는데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찾아오라고 하는 상사들, 역할은 수행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그런 상사들이 내가 말하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대상들이다. 워커홀릭이라면 그나마 배울 것이라도 있으니 다행이지만 소시오패스 유형은 정말 감내하기가 쉽지 않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되지만 상사가 싫으면 그가 떠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회색 코뿔소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


'블랙 스완'과 유사한 용어로 '회색 코뿔소'라는 말이 있다. 코뿔소는 최대 몸길이가 4m나 되고, 몸무게는 5톤에 달하는 무지 큰 동물에 속한다. 초식동물로 평소에는 유순하지만 화가 나면 탱크처럼 맹렬하게 돌진하기도 한다. 회색 코뿔소라는 용어는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용어다. 코뿔소가 만일 당신을 향해 달려온다고 생각해보면, 두려움과 공포로 당신의 몸은 굳어버릴 수 있다. 이처럼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큰 위험이지만 이를 보지 못하거나 두려움에 아무것도 못하거나, 눈앞에 두고 이를 부정해서 맞는 위험을 '회색 코뿔소'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보면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거나 나이가 들수록 몸이 병약해지는 것을 알면서도 귀찮아서, 바빠서, 휴일이니깐 운동을 하지 않는 생활습관 또한 회색 코뿔소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노후의 빈곤을 충분하게 예측할 수 있는데도 젊었을 때부터 욜로(YOLO)에만 관심을 가지고, 노후준비를 소홀히 함으로써 발생하는 노후 소득 절벽, 노후 빈곤 등도 회색 코뿔소라고 할 수 있다. 직장생활에서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독한 상사와 조우하게 됨으로써 퇴직을 맞는 것도 회색 코뿔소라고 할 수 있다. 


독한 상사와 조우할 때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들


만약 직장에서 회색 코뿔소 상황을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쓴 글 중 '독한 상사와 조우할 때'를 읽어보면 대처 방법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혹시나 독한 상사와 조우했을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사직이다. 사직은 내가 완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그 시기를 잘 참고 견디면 되는 것이다. 상사가 (타부서나 직장을) 떠나든 내가 떠나든 기다려야 한다. 직장생활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는 것도 어쩌면 오랜 직장생활 기간 중 한두번 정도는 내공을 기를 수 있는 좋은 수양의 기회임을 깨닫게 되면 참고 인내하기가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이전에 난 '야무진 직장생활_독한 상사와 조우할 때'에서 현명하게 이를 대응하는 방법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오늘은 그때 적었던 내용을 간략하게만 소개하니 나중에 시간이 날 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1. 나의 심신의 안정을 위해 직장상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2. 혹시 상사와의 충돌을 대비해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3. 어떤 경우에라도 충돌은 피해야 한다. 

4. 공개적인 자리에서 면박을 당하더라도 화를 내지 말고 침착하게 자신의 논리를 예기해야 한다. 

5. 상사에게 오히려 도움을 요청해 심리적 계좌를 높이는 방법이다. 

6. 상사에게 자신의 솔직한 심정과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7. 피할 수 없다면 맞서야 한다.

8. 타 부서로 전배를 요청한다. 

9. 상사의 상사인 차상위자와 면담을 요청한다. 

10. 나름의 정신승리를 통해 상사를 무시하면 된다. 

11. 자신이 당했던 불합리한 내용을 글로 작성해 본다. 

12. 정신과 상담을 받는다. 

13. 이직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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