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이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마음
식물을 키우는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과습'이다.
과습은 보통 물을 너무 많이 주어서
뿌리가 썩게 될 경우를 말한다.
뿌리가 썩게 되면,
그 식물은 소생이 거의 불가능하다.
내가 가장 아끼던 식물이었던
코로키아를 키우며 물을 너무 많이 줘
과습으로 죽인 적이 있었다.
그때 아빠에게 들었던 말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네가 원할 때 물을 주면 안 되는 거야,
얘가 원할 때 물을 줘야지
너 마음대로 다 주는 건 일방적인 거야"
'난 그냥 잘 챙겨주고 싶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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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한참 지나고 생각해 보니
과습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듯했다.
내가 베푼다고 베푸는 게
상대방은 원하는 게 아닐 수 있다.
상대가 원하는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마음을 드러내는 게 맞다.
한 지인이 말하길
"난 카카오톡에 생일 알림 꺼놔,
생일마다 받게 되는 카톡선물 기능이 너무 싫더라고,
내가 받고 싶던 선물은 거의 없고
결국 언젠가는 갚아야 할 빚처럼 느껴지거든
무의미한 반복이야
난 그냥 생일축하한다는 안부인사정도가 좋더라"
선물은 다 좋은 게 아닐까 했던
내 고정관념에 충격이 생긴 날이었다.
내가 일방적으로 드러내는 마음에
누군가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구나,
참 어렵지만,
내가 주고 싶다고 주는 것보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마음을 표현하는 게
성숙한 사랑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