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와 돈에 대한 아주 실질적인 이야기
오해 3: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돈이 엄청 필요하지 않아요? 10억? 20억?
* 이 글은 <경제적 자유에 대한 오해 세 가지> 시리즈 3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제적 자유(조기은퇴)를 위해 필요한 금액은 원하는 삶의 형태에 따라서 적게는 5억, 많게는 20억 이상까지다. 내가 저 경제적 자유에 대한 질문을 주변에 했을 때, 똑같은 질문이지만 사람마다 생각하는 계산의 기준은 너무나도 다양했다. '내 가족의 생활비'라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서 대답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기준 중 기본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주요한 세 가지 기준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1. 기준이 되는 가족의 기준은 몇 명인가?
- 1인 가족 / 4인 가족
2. 거주 지역은 어디인가?
- 대도시 핵심지역 / 도시 외곽 / 한적한 지방 / 외국
3. 원하는 소비 수준은 얼마만큼인가?
- 검소한 생활 / 여유로운 소비
이 정도는 생각해 봐야 제대로 된 금액을 이야기할 수 있다. 이 글에서 수십여 가지 다양한 삶의 형태를 다루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사람마다 모두 다르니 알아서 고민하라고 말하는 것은 이 글을 읽는 사람도, 내가 바라는 결론도 아니다.
경제적 자유의 기초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의 자유다. 즉, '최소한의 노동의 대가' 정도가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이 납득할만한 최소한의 '생활비'가 될 것이다. 따라서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생각해보자. 2020년 최저시급 8590원을 기준으로 연 실수령액은 월 1,617,770원이다. [1] 이것을 기준으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경제적 자유의 기본 공식 '4% 룰' [2]에 따라 은퇴자금을 계산해 보자. (경제적 자유의 기본 공식에 대한 설명은 이 글에서는 생략한다)
161만 7770원 X 12달 / 4% = 4억 8533만원
최저임금의 수익을 내는 사람이 내일 당장 은퇴하고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4억 8533만 원이다. 비상금 1200만 원 정도를 예비로 들고 있는 것을 가정한다면 5억 원 정도가 1인 가구 의 '경제적 자유 예산'의 최소한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금액만 있으면 평생 최저임금만큼의 금액을 평생 노동 없이, 원금의 손실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금액은 소비가 더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부족할 수도 있고, 충분히 검소한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넘치는 금액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내게 필요한 정확한 '경제적 자유 예산'을 계산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우리의 젊은 날의 소중한 시간을 일터에서 빼앗기지 않으려면 우리는 얼마가 필요할까? 사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먼저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앞선 글 <버킷리스트 말고 행복리스트>에서 말한 대로 담백하게 기름기 딱 빼고 나에게 필요한 행복을 하나하나 적어보자. 그리고 그 일상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 '나의 행복 유지비'를 계산해보자. 이 금액이 은퇴한 당신에게 필요한 진짜 생활비다.
나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2인 가구 기준으로 1년 최소생활비가 매달 약 329만 원이 나왔다. 아래 표는 우리가 주거비용이 낮지만 주변 환경이 만족스러운 제주도의 외곽에서의 거주를 가정한 결과이다.
우리는 경제적 자유를 원한다고 해서 <나는 자연인이다>처럼 지나치게 소비를 줄이는 극단적인 삶을 살고 싶진 않다. 평범한 한국에 사는 30대처럼 최소한 계절마다 한 번씩 여행을 가고,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고 싶기에 명절과 경조사 모임도 꼬박꼬박 챙기고 싶다. 게다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 필수적인 보험비, 연금비, 병원비, 문화비, 통신비 같은 것들을 포함하면 당연히 충분한 돈이 필요하다. 추가적인 노동 없이도 온전히 나의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우리에게는 저 정도의 행복 유지비가 필요하다.
1년을 기준으로 나의 행복 유지비(생활비)를 계산했다면 이를 기반으로 우리의 경제적 자유 4% 룰을 대입하여 필요한 은퇴생활비를 계산해 보자. (◼︎ 경제적 자유에 필요한 은퇴자금 = 1년 행복 유지비 / 4%). 바호와 코나 부부의 경제적 자유에 필요한 총자산은 위에서 말한 계산식에 따르면 9억 8800만 원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정말 이 모든 금액을 다 모아야만 조기은퇴를 할 수 있는 걸까?
여기 추가로 별 다른 노동 없이 연간으로 자동으로 발생하는 패시브 인컴 Passive Income이 있다면? 오케이, 위의 계산식의 생활비에서 그만큼 빼 주면 된다. 참고로 나의 경우에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패시브 인컴은 약 매년 867만 원 정도이다. 약 692만 원은 주식 배당금에서, 121만 원은 전자책 판매 수익금에서 나온다. 나머지 54만 원은? 나와 아내의 취업 때 준비했던 자기소개서를 해피캠퍼스에 올려서 매달 쏠쏠한 수익을 내고 있다.
잘 구축된 '패시브 인컴'은 대단한 효과를 발휘한다. 필요한 은퇴자금을 크게 줄여주니 말이다. 내가 구축한 연간 발생하는 867만 원은 앞서 설명한 '4% 룰'을 적용한 만큼 목표 자금에서 차감할 수 있다. 2억 1675만 원이나 목표 은퇴자금을 덜 모아도 된다는 의미다! 나의 현재 패시브 인컴 목표는 연간 2000만 원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5억이나 은퇴목표 자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그러면 필요한 자금이 최초 약 10억에서 4억 8800만 원으로 줄어든다! 막연해 보였던 10억에서 목표금액이 할 수 있는 만큼으로 줄어들었다. 내 '행복 유지비(생활비)'에 따라 계산한 '은퇴자금'이더라도, 패시브 인컴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이 은퇴자금은 비약적으로 줄어들 수 있으므로 매우 중요하다. (패시브 인컴 구축 방법은 다음 글에서 다뤄보도록 하자)
또, 우리의 기본 행복 유지비(생활비)를 줄이는 것도 목표 은퇴자금을 줄이는(은퇴 시기를 앞당기는) 좋은 방법이다. 이런 주제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나는 '경제적 자유 여행'을 떠나보기를 추천한다. 내가 경제적 자유를 누리게 된다면 어떻게 살고 싶은지, 평소에 미뤄두었던 내가 원하는 일상을 체험을 하는 것이다. 나는 이번 휴가 때 제주도 서귀포 근처 조용한 해변가 마을에서도 머물며 한적한 시간을 보냈고, 온라인으로 한국과 미국에 있는 친구들과의 소모임도 문제없이 즐길 수 있었다. 나와 아내 모두 매우 행복했으며, 비싼 비용을 들여 대도시에 거주하는 것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일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 사는 것이 버겁다면 나는 행복을 너무 비싸게 사고 있는지도 모른다. 행복이 좀 더 착한 가격인 곳을 찾아 떠나보자. 그곳에서 좀 더 행복한 나를 찾아보자. 그리고 그 삶을 기준으로 경제적 자유를 계산해보자. 꼭 한국일 필요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하거나 자유로운 노마드로서 살고 싶은 도시들로서 태국 치앙마이, 인도네시아 발리, 베트남 호치민을 꼽기도 한다. [3]
생각해보면 우리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쇼핑을 하고, '탕진잼'을 하며 낭비적 소비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삶의 기름기를 싹 빼고, 진짜 행복을 유지하는 데 딱 필요한 만큼의 비용을 계산해 보자. 더 이상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노동'으로 보내지 않고, 나만의 행복을 위해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의미 있는 삶을 살기를 희망한다.
나와 이 글을 읽는 독자분 모두 말이다.
[2] 경제적 자유에 필요한 금액 계산하기 '4% 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