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그린 하루 Track.04> (녹음:개러지밴드)
왜 울고 있어?
왜 울고 있어?
무슨 일 있었어?
강물이 흐르는 그 다리 위에서
두 주먹 꼭 쥐고
왜 울고 있어?
왜 울고 있어?
슬픈 일 있었어?
찬바람만 불던 그 옥상 위에서
겁을 잔뜩 먹은 채
왜 울고 있어?
왜 울고 있어?
무슨 일 있었어?
넌 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야. 괜찮아질 거야.
넌 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야. 괜찮아질 거야.
넌 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야. 괜찮아질 거야.
-
○곡 쓴 날 : 2017.04.04 (화)
○녹음 : 2017.04.04 (화)
○장비 : 아이패드 미니 / 개러지밴드(Garageband) / 슈어 MV-5 마이크(Shure MOTIV MV-5)
○악기 : 어쿠스틱 기타 / 멜로디카(멜로디온) / 목소리(보컬)
○테마 멜로디 : 고향의봄(홍난파)
○다운로드
https://soundcloud.com/mouldflower/mouldflower-why-are-you-crying
1.
벌써 10년도 더 전 4인조 모던락 밴드를 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이다.
지하철 종각역 내부에서 락페스티벌이라 이름(만) 붙은 공연을 마친 뒤 여느 날과 다름없이 뮤지션 흉내를 내며 술자리를 가졌다. 돈도 없는 주제에 다들 술 마실 돈은 어디서 났는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할 노릇이다. 같은 무대에 섰던 다른 밴드나 악기, 외국 뮤지션 이야기 같은 영양가라고는 하나 없는 이야기와 함께 술이 술을 불렀고 금세 새벽이 되었다. 주머니에는 당시 살고 있던 영등포까지 택시를 타고나면 담배 한 갑을 살 정도의 돈이 있었지만 무슨 객기인지 난 걷겠다고 했다. 군대를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비트'같은 폭발하는 20대의 젊음(이라 쓰고 '객기'라 읽음)을 담은 영화, 소설, 만화 등에 빠져 있던 시기였기에 시키지도 않은 '나의 젊음과 에너지를 증명해 보이겠다'라고 했다. 지금이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백번이면 백 번 택시 탄다. 절대!) 어쨌든 걷기로 결정하자마자 바로 차도를 따라 걷기 시작했고, 한참을 걸어 지나게 된 한강 다리 중앙 즈음에서 그 남자를 만났다.
양복을 잘 차려입은 남자는 넥타이를 한 손에 꽉 쥔 채 한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이 지날 리 만무한 깊은 새벽이었기에 기척을 느낀 남자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본다. 짧은 시간 남자의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대략 40대 중반쯤으로 보였고, 거나하게 마신 술로 얼굴은 시뻘것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리고 헝클어져 있기는 했지만 단정한 머리와 날이 살아있는 은빛 양복의 매무새를 보고 사내의 직업을 유추할 수 있었다. 인상 깊었던 건 심하게 충혈돼 핏줄이 터지고 젖어 있던 눈. 그 눈은 누가 봐도 방금 전까지 엉망진창 울고 있던 사람의 것이다. 사연이 있는 눈이었다. 하지만 그 사연을 신경 쓰기에는 내 갈길이 멀다. 동이 트기 전에는 집으로 들어가야 했다. 남자는 짧은 시간 나를 훑어본 뒤 고개를 천천히 다시 한강 쪽으로 돌렸다. 남자의 바로 옆을 속보로 지나는데 주변에 알코올 냄새가 진동을 한다. 술을 마신 뒤 걷는 버릇을 가진 40대 회사원 남성. 별 특별할 것 없었고 난 발걸음을 재촉했다.
3시간 30분 만에 집에 도착해 옷도 벗지 않고 쓰러져 잠이 들었고, 바로 어제까지 그를 잊고 지내다 오늘 문득 생각났다. 그 중년 남자는 한강 다리 위에서 왜 울고 있었던 걸까? 무슨 괴로운 일이 있었던 걸까?
2.
몇 년 전 겨울.
홍대 주변 클럽에서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공연이 끝나 가까스로 막차를 탈 수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만성피로 상태였기에 잠이 들어 종점까지 가는 일이 허다했다. 그 날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새벽 한 시가 조금 넘은 시간. 조금 과장을 보태 콧속까지 고드름이 생길 정도의 강추위였지만 집 근처 버스 정류장이 멀지 않음에 감사하며 걷는다. 겨울바람을 온몸으로 막아 내며 걷는 도중 울고 있는 한 여자를 보았다. 버스 종점 부근부터 우리 집까지 가는 길목에는 몇 개의 빌라가 있는데, 그중 가로등 불빛이 닿지 않아 유독 어두운 A 빌라의 입구였다. 이 엄동설한에 무릎길이 정도의 회색 모직 치마, 얇은 흰색 블라우스, 맨발에 신은 검은색 플랫 슈즈가 전부라니... 그녀는 두 무릎을 모아 양 팔로 감싸 안고, 다리 사이에 머리를 깊숙이 파묻고 울고 있었다. 그 울음은 흐느낌에 가까웠는데, 가까운 거리가 아님에도 들릴 정도였다.
추운 겨울 외투 하나 없이 차가운 바닥에 앉아 흐느끼고 있던 그녀에게는 어떤 슬픈 일이 있었던 걸까?
3.
그리고 궁지에 몰려 다리 난간에 혹은 옥상에 수도 없이 올랐을 그들에게...
▶ <노래로 그린 하루>는?
- 그림을 노래로 만들기도 하고, 노래를 그림으로 만들기도 하는 '곰팡이꽃'의 노래로 그리는 하루
▶ 즐기시는 방법
1. 그림을 봐주세요. > 2. 영상을 재생하시면 노래가 나옵니다. > 3. 주저리 적힌 글을 읽어주세요.
※첨부파일을 다운로드해 들으실 수도 있어요.
▶ '곰팡이꽃' 네놈은 대체 뭐하는 놈이길래 이런 잡끼(?)를 부리나?
- 문화, 음악, 동물을 사랑하는 듸자이너
- 못 나가는 유쾌한 미남 록큰롤 밴드 [패닉스위치] 기타/보컬. 2008년 결성. 안 팔리는 EP앨범 3장 보유.
- 홀로 포크 프로젝트 [곰팡이꽃]. 2005년 첫 발매 음반 수익으로 3만 원 벌어 5만 원어치 술을 쏜 대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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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도 더 전에 발매했던 곰팡이꽃 [옆집남자] EP 모두 듣기
https://soundcloud.com/mouldflower/sets/mouldflower-ep-the-man-next-2005
Track. 01 <그대가 그랬다는 걸 믿을 수 없어>
Track.02 <괜찮아>
Track.03 <일으켜 세워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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