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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Sep 27. 2023

반도체 생산 시장의 4대 구성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지난 글에 이어 책 <중국 주식 투자 비결>의 5장 '사활을 걸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읽고 배운 사실을 기록합니다.


중국의 인소싱

아래 문단을 읽기 전까지 미중 무역 전쟁은 저에게 특별히 영감을 주지 않는 다른 나라의 문제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미국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는 중국이 거국적으로 반도체 기술 개발에 들어가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중국은 전략적으로 인소싱을 선택한 것이다. 아니, 그 외에 달리 선택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반도체 기술에 대한 봉쇄는 전 중국인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런데 마지막 문장은 이 문제를 중국인 시각에서 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이는 마치 윤석열 대통령의 '굴욕적 외교'에 마음이 상하는 우리 국민들의 감정과 유사한 감정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여파는 중국의 경우에서 더 심각한 파장을 일으킨다는 텍스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듯합니다. 그로 인해 다음 문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중국 정부 혼자 반도체 기술 개발에 노력했다면 지금은 14억 중국인들이 모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굉장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비즈니스 현상 분석이 항상 사후적일 수밖에 없고, 인과 관계란 것이 항상 특정한 가정에 전제해 성립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함께 연상하게 됩니다. 직접 연관이 없는 일이지만, 이해 관계자가 다양하고 변수가 많은 사회 현상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패턴처럼 이해하는 탓인 듯합니다.


반도체 시장 구성을 나누는 두 개의 축

225쪽부터 5장이 끝날 때까지 장을 나누는 절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반도체 제조(파운드리)

반도체 설계

반도체 장비 및 기타

제3세대 반도체

이는 앞서 배운 나노 공정과 함께 반도체 시장을 구성하는 하나의 축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 머릿속에서 다음과 같은 2차원 구조를 형성합니다.


그리고, 지난 글부터 범주화했던 경험이 마침 메일링 리스트의 기사를 읽으면 빛을 발했습니다.

프로급 성능과 능력을 선사하는 iPhone 15 Pro와 iPhone 15 Pro Max는 업계 최초의 3 나노미터 칩인 A17 Pro로 구동된다. Apple이 스마트폰 실리콘계에서의 선도적 위상을 이어나가게 해주는 A17 Pro는 Apple 사상 가장 주목할 만한 GPU 재설계를 비롯해 칩 전체를 크게 개선한 결과물이다.

범주를 만들어 보기 전에는 지난 글에서 살펴본 아래 문단이 산업에 미치는 파급에 대한 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TSMC와 삼성의 경쟁은 3 나노에서 1 나노로 가고 있고 10 나노 이하 정밀도는 이 두 회사 외에는 제조 기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범주를 만들어 보고 나서 새로 접한 뉴스에서 '3 나노미터 칩'이란 표현이 등장하자 그러한 정보를 접했을 때 느낌을 얻을 수 있습니다. 휴대폰 안에 고성능 칩을 넣기 위해서는 미세 공정이 위력을 발휘할 것이란 점은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해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출처: 애플 뉴스룸

반도체 제조(파운드리)

앞서 살펴본 네 가지 분류 중에서 중국이 가장 고전하는 분야가 파운드리라고 합니다. 다음 그림과 같은 우리나라의 对중국 반도체 수출 비중이 나타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이도 높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알리바바 그룹이 중국 정부의 환심을 사는 차원에서 해당 회사를 인수하는 결과를 맞이하였다. 이 칭화즈광에서 진행되던 프로젝트들 중에 앞으로 중국 반도체 기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발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크다. 누가 뭐래도 칭화는 중국 최고의 엘리트 엔지니어 집단이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지금까지의 역량보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주요 동력이 될 듯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이렇습니다.

미 반도체 산업 협회(SIA)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첨단 반도체 공장의 92%가 타이완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미국 역시 반도체 제조 불균형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TSMC를 압박하여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게 한 것이나 일본이 각종 혜택과 거대 자금을 지원하여 TSMC에게 일본에 공장을 짓게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도체 설계

반도체 설계에서 다뤄지는 내용은 CPU와 GPU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현재 반도체 중 중국 입장에서 가장 관건이 되는 반도체는 CPU이다. 대부분의 서버 그리고 네트워크 장비에서 CPU는 핵심이다. 더구나 미국 기업인 인텔과 AMD가 전 세계 시장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설계는 애플과 소프트뱅크로 인해 뜬(?) ARM의 기반에서 성장하는 전략을 취할 듯합니다.

그렇게 생각한 근거는 다음 내용입니다.

ARM China의 지분 50%를 초과하여 중국 측이 보유하고 있다. 영국의 ARM 본사와도 계약이 되어 있고 중국 내에서도 연구 개발 기능이 있어 어느 정도 독립이 가능한 상태이다. 여기에 경영권 분쟁도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중국이 ARM 기술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처음부터 중국 측에 절반 이상의 지분을 넘긴 소프트뱅크의 문제가 크다.

저자에 따르면 이미 중국에 EDM이라는 반도체 설계 기술이 널리 보급되어 있다고 합니다.[1]

반도체 설계는 EDM의 도움으로 이론상 제조 공정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중국의 노력이 집중되는 분야이다. 그 결과 주요 중국 빅테크들이 개발한 반도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중국의 AI 반도체 설계에 대한 내용도 이어집니다.

바이두는 AI 반도체 쿤룬(昆仑)을 개발하였고 자율주행, 클라우드 컴퓨팅, 음성인식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중략> 바이트댄스 칩과 ARM 기반의 서버 칩을 자체 개발할 예정이다. 이런 중국의 첨단 반도체 설계는 주로 TSMC가 제조를 한다.


반도체 장비 및 기타

이 책을 통해 반도체 제조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읽어 보는 듯합니다.

제조 단계에서 80% 정도의 설비 시장이 형성된다. 그리고 노광, PVD, 에칭 등 핵심 장비의 TOP3 시장 점유율이 90% 이상으로 후발 업체들의 생존 여지가 별로 크지 않다. 즉 선점자 우위 시장의 특성을 갖는다. 반도체 설계 기술은 제조 기술에 종속되며 제조 기술은 웨이퍼 공정상의 가공 기술에 종속된다.

요즘 2차 전지 관련 주식 투자를 하지 않았더라면 '선점자 우위 시장'이라는 말에 지금과 같은 느낌을 갖지 못했을 듯합니다. 대량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를 전제를 할 때는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향후의 생산 계획을 확보한 기업이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되는 듯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서만 일한 저에게 가공 기술과 통합 기술의 필요성은 다른 연상을 하게 합니다.

가공 기술은 가공 장비에 종속되지만 제조사의 통합 기술이 함께 요구된다. 즉 ASML의 EUV 없이는 정밀 반도체를 만들 수 없지만 삼성의 통합 기술이 없으면 ASML도 장비 기술을 개발할 수 없는 것이다.

마치 개발을 직접 하지 않더라도 아키텍트라는 소프트웨어 통합의 핵심 역할자가 필요한 현상과 그대로 일치하는 듯 보입니다. 개발을 분업으로 처리할 때 이를 통합하는 SI(System Integration) 업체가 필요한 것도 비슷한 이치죠.


한편, 다음 내용은 후발 주자가 따라오기 어려운 이유를 구체적으로 상술한 듯이 느껴집니다.

제조 단계 공정 기술은 어렵고 상대적으로 복잡하며 장비 수요가 커서 직접 회로 생산 라인 투자의 약 80%를 차지한다. 공정 정밀도가 16 나노, 14 나노에 도달하면 장비 투자 비중이 85%를 차지한다. 따라서 정밀도가 7 나노 이상이 되면 이 단계 공정에 필요한 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美 국가안전위원회(NSCAI)의 권고와 집행

IRA 정도만 들어보았던 저에게 낯익은 이름들이 포함된 내용이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2021년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이 이끄는 국가안전위원회는 타이완과 한국이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할 것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도 권고했다. 이 권고는 바이든 행정부에 받아들여져 삼성과 TSMC가 미국에 공장 설립을 결정하게 되었다. <중략> 그 결과 SK 하이닉스가 유탄을 맞았다. 메모리 생산의 절반을 담당하는 중국 이우 공장에 도입하려던 DUV 장비가 미국에 의해 중지된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SK 하이닉스가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측면에서 삼성전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칩 제조사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향후 3년 안에 EUV 장비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또한 '3년 안에'라는 표현을 보면서 긴 호흡으로 매출이나 이익이 결정되는 사업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하는 느낌을 다시 받습니다.


한편, 내용 중에는 중국의 약진에 대한 것도 있습니다.

획기적인 사건이 발생하였다. SMEE(上海微电子)라는 회사가 자체 EUV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SMEE는 2018년 3월 90 나노의 EUV 개발에 성공했고 이어서 2021년 9월에 28 나노 DUV 개발에 성공했다. 중국 최초의 28 나노 장비는 2021년 11월 인증을 받았으며 2021년 말까지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 장비는 DUV로서 28 나노 및 14 나노 공정 칩을 양산할 수 있는데 다중 노광을 통해 7 나노 공정까지도 구현할 수 있다고 한다. 즉 2022년부터는 중국이 고급 칩 양산 시대에 진입한다는 뜻이다. <중략> 여기에 AMEC(中微半导体)이 자체 기술로 5 나노급 식각 장비를 개발한 것은 큰 발전이다.

또한, 전혀 뜻밖의 현상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장비를 제재하는 미국의 정책은 엉뚱하게도 타이완이 반도체 장비 산업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타이완의 칩 제조업체들이 2021년 12월 자체 반도체 장비 산업을 창설하기로 한 것이다. 타이완의 하이테크 산업 전체를 대표하는 4개의 타이완 무역 그룹과 3개의 비영리단체가 이 합의에 서명했는데 이 합의는 '서구와 분리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대만으로서는 서구의 SCM에 종속되지 않는 시장을 위한 준비도 병행한다고 이해가 되었습니다.


제3세대 반도체

제3세대 반도체 역시 이 책을 통해 처음 본 표현입니다.

제3세대 반도체란 탄화규소(SIC), 질화 갈륨(GaN)을 주원료로 하는 1960년대부터 개발된 반도체를 말한다. 그에 반해 1세대 반도체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실리콘 반도체를 지칭한다. 2세대 반도체는 인화 인듐, 갈륨 비소 반도체를 말하며 주 응용 분야는 통신 기지국, WiFi, 광 전송 등 주로 대용량의 통신 전송에 사용된다.

그리고, 쓰임새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전기차, 위성 통신 그리고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필수 불가결한 재료가 되었다. 우리나라가 개발에 성공한 KF-21 보라매의 AESA 레이더도 바로 이 제3세대 반도체를 사용하여 구현한 것이다.

다음 내용은 제3세대 반도체의 쓰임새에 대한 근거를 제시합니다.

제3세대 반도체의 특징은 고열, 고온, 고압 전기의 환경에 잘 견디는 것으로 1000V 이상의 고압 전기에서도 잘 동작한다. <중략> 티엔펑(天凤) 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의 실리콘 칩 장치를 사용하는 데이터 센터를 질화 갈륨 전력 칩 장치로 업그레이드하면 에너지 낭비를 30~40%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질화갈륨은 현재 5G 기지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많은 기업에서 데이터센터용으로 질화갈륨 전력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에게 제3세대 반도체는 책의 앞장에 다뤄진 에너지 안보와 더불어서 전략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요인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이 제3세대 반도체 개발에 국가의 명운이 걸려 있다고 생각한다. 제3세대 반도체 기술이 미래의 먹거리라는 수준을 넘어 중국이 생존하는 데 필수 불가결하다고 보는 것이다. <중략> 중국은 전기차 산업을 대규모로 조성하면서 이에 따라 에너지 안보를 이룩하고 제3세대 반도체에서 우위를 점하여 종국적으로 전기차 및 신에너지 분야에서 세계를 리드하는 국가로 발돋움하려 한다. 그리고 제3세대 반도체에는 희토류가 필요하다. 알다시피 희토류는 중국이 통제하는 전략 자산이다.

이러한 배경에 따라 중장기를 보는 투자자라면 전략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며 저자는 관련 종목(?) 정보를 제시합니다.

지리 자동차 및 바이두가 투자한 자동차 기술 스타트업인 ECARX는 이르면 2022년부터 ARM 차이나와의 합작 회사를 통해 7 나노 칩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 칩은 이르면 2022년 말이나 2023년 초부터 TSMC에 의해 생산될 것이라고 한다. ECARX는 미국 서스퀘한나 인터내셔널 그룹을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약 4억 달러를 투자 유치한 바 있다. ECARX는 이미 250만 대의 차량에 제품을 공급하여 알리바바, 바이두, 바이트댄스, 텐세트 등 다양한 업체의 콘텐츠를 자동차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다른 업체 소식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제3세대 반도체 분야에 주목받는 기업으로는 Nexperia(安世半导体)가 있다. 이 회사는 2021년 7월 영국에서 가장 큰 웨이버 FAB인 뉴포트 웨이퍼(Newport Wafer)의 지분 100%를 인수 완료하여 자동차 등급 IGBT, MOSFET, 아날로그 및 화합물 반도체 제품의 IDM 기능을 효과적으로 향상했으며 <중략> 제3세대 반도체 재료의 안정적인 공급 업체가 되고 있다.


주석

[1] EDM이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 구글링을 해 보았는데, 방전 가공기(Electrical Discharge Machine)를 말하는 것인지, 전자 설계 자동화(EIectronic Design Automation) 관련 기술인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연재

1. 대한민국 경제 적신호에 관심을 두기

2. 북미 충전 표준이 된 테슬라 방식, CCS2, GB/T

3. 돈의 흐름을 읽고 배운 내용

4. 에코프로 사고 나서 알게 된 사실들

5. 주식 투자를 위한 최애 유튜브 채널

6. 반도체 시장 구성에 대해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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