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Jan 03. 2024

말의 바탕치, 짜임새, 쓰임새, 펼침새 따위를 살피다

묻따풀 2024: 함께 말 차리기

지난 글에 이어서 최봉영 선생님이 페이스북에 쓰신《어떻게 큰일이 벌어지는가?》를 바탕으로 묻고 따져 보는 기록입니다. 이번 글을 쓰고 보니 6번 구절만 따지게 되었습니다.


말의 바탕치, 짜임새, 쓰임새, 펼침새

다음 단락은 첫 줄부터 의구심이 생깁니다.

06.
사람들이 터박이 바탕 낱말이 가진 뜻을 바르게 알려면 말의 바탕치, 짜임새, 쓰임새, 펼침새 따위를 두루 살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씨줄과 날줄로 엮여 있는 살림살이의 판이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다 이때부터 머릿속에서 나의 말과 겨레의 말이 하나가 되어서 말이 말을 주고받는 일이 벌어진다. 이 말이 저 말을 불러내고, 저 말이 이 말을 불러내어, 묻고 따져서 푸는 일과 깨치고 익혀서 배우는 일이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된다.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환해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일이 일어나는 까닭으로 스스로 그만둘 수도 없고, 남이 말릴 수도 없다.

'바탕치, 짜임새, 쓰임새, 펼침새' 따위는 비슷한 듯 다른데 이들을 모두 열거하신 이유는 무얼까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선생님 글에서 검색해 보았지만 더 이상 설명도 없고, 쓰인 구절이 없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쓰시는 표현 대부분이 사전에도 나오지 않고, 구글 결과도 거의 없죠. 그래서 일단 간략히 추정을 해 봅니다.


바탕치는 바탕이 되는 값(値)을 뜻하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짜임새는 구성, 쓰임새는 용도 혹은 용례, 펼침새는 확산 현황 등으로 대응시켜 볼 수 있습니다. 모두 연관성은 있는데 바탕을 이루는 다양한 정보의 출처로 구분할 수도 있겠습니다.


말과 말이 갖는 관계를 보기 시작하다

인용한 구절에서 다음 부분으로 초점을 옮겨 봅니다.

머릿속에서 나의 말과 겨레의 말이 하나가 되어서 말이 말을 주고받는 일이 벌어진다.

말이 말을 주고받는다는 표현은 오직 최봉영 선생님에게서만 들어 본 말입니다. 최근에도 들었죠. 그렇지만 정확히 그게 무슨 현상을 지칭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얼핏 늧이 왔습니다. 아직 어슴푸레한 수준이지만 말이죠.


<말의 탄생: 녀겨서 니르기>에서 손때[1]를 묻힌 그림을 불러옵니다.

그림에서 꼴, 까닭, 흐름과 유사한 역할을 앞서 궁금했던 '바탕치, 짜임새, 쓰임새, 펼침새'의 사총사가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손때를 묻혔습니다.


말이 말을 하면 묻따풀을 멈출 수 없다

한편, 다음 문장이 뜻하는 바를 며칠 전에 몸으로 직접 겪었습니다.

그만둘 수도 없고, 남이 말릴 수도 없다.

아직 머리로는 분명히 풀어지지 않으나 체험한 내용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사이 이러한 인식은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그리하여 작년 말 <질문이 우선하고, 실행이 질문을 만든다>로 시작한 '말이 말을 걸어 글로 쓰는 이야기' 연재를 통해 그 힘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있습니다.


주석

[1] <학습법과 창의성 모두 기억이 핵심이다>에서 인용한 박문호 박사님의 말, '내 감정의 손때를 묻히라는 겁니다'에서 유래합니다.


지난 묻따풀 2024: 함께 말 차리기 연재

1. 마주해야 보인다, 본 것에 마음이 가면 녀긴다

2. 정신을 차리고 터박이 바탕 낱말을 또렷하게 따져 묻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