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의 주기율표
<한국말의 주기율표>는 최봉영 선생님의 지식을 대할 때, 튀어나온 이름일 뿐 제가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적어 연재를 만들었으나 스스로 진도를 나갈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선생님이 카톡으로 보내 주신 이미지를 받아서 부족한 지식이나마 스스로 묻고 따지고 풀어 봅니다.
먼저 '토끼와 토끼다'입니다.
선생님이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리신 후에 전화 통화로 영상이 주는 힘이 놀랍다며 한참 동안 저에게 흥분을 전하신 일이 있습니다. 선생님은 한국말에서 개념이 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고 주장하시는데, 토끼는 일을 하는 것이 '토끼'가 되는 대칭[1]은 절묘한 쌍을 이룹니다.
'물과 물다' 쌍은 강학회에 갔을 때 직접 들은 내용입니다.
설명을 들었을 때 첫인상은 직관에 반한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따져 묻다 보면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묘한 대칭입니다.
개념의 역할이 앞선 둘과 다른 관계나 등장합니다. 앞서는 화살표를 보내는 쪽이 임자였는데, 이번에는 일됨이네요. 그리고 화살표가 닿는 쪽이 앞서는 일됨이었는데, 이번에는 대상입니다.
일됨은 함께 해서 일이 벌어짐을 뜻하는데, <사람들이 한국말로써 세상을 담아내는 방식>에서 다루었습니다. 임자는 일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한편, 일됨의 대상이 있을 수 있겠죠. 지다의 대상은 짐입니다. 알고 보면 자연스럽지만, 이들이 대칭이라는 생각은 (선생님을 뵙기 전까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번에는 대상이 아니라 사태네요. 앞서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으니 둘의 뜻을 찾아보겠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 기준으로 대상(對象)의 뜻은 무려 12가지입니다. 그중에서 적합한 뜻은 다음의 풀이로 여겨집니다.
「1」 어떤 일의 상대 또는 목표나 목적이 되는 것.
「2」 『철학』 정신 또는 인식의 목적이 개념이나 언어에 의하여 표상이 된 것. 나무나 돌과 같은 실재적 대상, 원(圓)이나 각(角)과 같은 비실재적(非實在的) 대상, 진리나 가치와 같은 타당적(妥當的) 대상의 세 가지가 있다.
사태(事態)의 경우도 무려 뜻이 6가지나 있습니다. 그중 적합한 뜻은 다음 포기말[2]인 듯합니다.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이나 상황. 또는 벌어진 일의 상태. ≒사상, 사체.
애초에는 선생님이 페이스북에 쓰신 글을 검색해서 보내주신 이미지의 내용을 더 풀어볼 각오를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표현하신 내용만 풀어 보아도 대칭은 명쾌합니다. 제가 무언가 더하고 뺄 것이 없다고 느껴집니다.
[1] 박문호 박사님의 영상에서 설명하는 개념으로 <작동하는 지식과 기억 용량을 주여주는 대칭화>에서 일부 설명이 담겨 있습니다.
[2]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