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Nov 12. 2022

형을 따라 하는 아이를 돕기

아기발걸음 학습법의 개발 5

초등학교 1학년인 큰 아이가 집에 와서 더하기와 빼기를 하는 탓인지 여섯 살 둘째가 더하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같은 수 더하기를 하려고 했다.


더하기를 기하로 바꾸는 경험

아내가 거실에 붙여둔 숫자표가 생각나서 함께 이동했다. 16에서 옆으로 16칸을 이동해보자고 제안했다. 아이는 6살이니 개념 설명은 배제하고 그저 함께 여행한다는 '몸으로 익힌다'는 생각이다.


계산기는 좋아하니까!

아이가 16 + 16을 하더니 스스로 32 + 32를 썼다. 표에서 32칸은 제대로 세지 못했다. 다시 하라고 하기엔 실수하기 쉽고 재미도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가 좋아하는 계산기 앱을 끌어들였다. 아이의 표정은 밝았다.

그렇지만, 이렇게 기계적으로 쓰고 계산을 해서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싶어 응용을 시도했다.


함께 하는 여행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4가 네 개 모이면 16이 되고, 16이 네 개 모이면 64가 된다는 설명을 하려고 아이가 사용했던 색종이를 네 조각으로 찢었다. 아이가 소중한 색종이를 찢었다고 화를 냈다. 나는 사과하고 아이 요구대로 색종이를 테이프로 붙여 주었다.

다시 한번 함께 만들어가는 여정을 떠올렸다.

형이 하는 계산을 해볼까?

나는 다음 단계를 찾아냈다. 1학년 형이 숙제하는 것을 따라 하고 싶어 할 테니 이를 제안했다. 아이는 흔쾌히 응했고, <다양한 0의 쓰임: 없음, 자릿수, 시작> 편에서 큰 애와 다룬 자릿수에 대한 이야기 일부를 활용했다. 그래서 줄을 맞춰서 세 자리 숫자의 더하기를 하는 시도를 했다.


학습 효과에 대해 분명하지는 않지만, 아이는 256 + 256까지 해내고 만족했다.



우연을 수용하는 학습 놀이 항로 발견

앞서 링크로 설명을 대신한 함께 만드는 여정에 대해 부연을 조금 더한다. 언젠가 내가 거실에서 노트북을 하고 있자 아이가 다가와 연재의 시작이 되었던 학습 놀이[1]였던 '포켓몬을 이용한 한글 타자 놀이'를 하자는 것이다. 내가 마지막 장면으로 기억하는 모습은 두 형제가 포켓몬을 쳐다 보며 자기 지식과 선호를 말하는 모습이었고, 아빠와 함께 학습할꺼리로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와 거래(?)가 필요하다 생각했다. 그래서 시간 제약과 함께 (포켓몬 계속 보기에 치우치지 않게) 포켓몬 이름 하나 쓰면 글자 공부하자고 제안하고 아이가 수락했다. 그래서 <항해하듯 아이와 밀당하기> 편에서 소개한 방식으로 일단 타자를 시작했다.


다만, 지난 번과 다르게 변형한 부분은 하나의 이름을 구성하는 글자가 들어간 아는 단어를 말하고 타자를 해보는 것이다. 아이는 흥미를 보였고, 엄마나 형이 알려줄 경우 이를 수락하기도 하고 더러는 그대로 쓰는 대신에 자신이 아는 다른 단어를 찾아내기도 했다.

항해할 때 항로를 따르듯 아무 방향으로나 나아갈 수 있는 상황이 때로는 자유롭기도 하지만, 반대로 막막하기도 하다. 이제 막 탄생시킨 하나의 길(?)이지만 다듬고 키우다 보면 써먹을 만한 다시 말해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될 수도 있겠다.


앞서 인용했던 함께 만들어가는 여정이 이를 말한 것이다.

주석

[1] 무언가 가르치려는 의도가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에 학습을 포함시키는 교류 방식을 앞으로 이렇게 부르기로 한다.


지난 아기발걸음 학습법의 개발 연재

1. 항해하듯 아이와 밀당하기

2. 민첩하게 우연을 활용하기

3. 유아 주도 학습을 위해 배경음이 되기

4. 구구단 모르고도 곱하기 공부하기

이전 04화 구구단 모르고도 곱하기 공부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