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가장 맞닿은 고대도시 마추픽추

꿈꾸던 여행, 페루 쿠스코와 마추픽추 이야기 #1

by 혜윰
출발할까?


"어린 시절 TV 속에서 보고 꿈꿔왔던 그 곳, 꼭 살아생전에 한번 가보자 했던 도시"

무슨 환상에 사로 잡혀 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밴쿠버에서 지내다 갑자기 한국 돌아가 전에 마추픽추를 한번 가보겠노라 했던 것이 어느새 LA공항에 도착해서 페루 쿠스코로 향하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며 한편으로는 대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참.. 웃기기도 하고, 다행히 미국에서 페루 왕복 티켓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저렴했다. 내 기억으로는 2013년 당시 900불 정도 했던 거 같은데, 미리 예매했었으면 조금 더 저렴하게 표를 구할 수 있었다.


결코, 쉽지 않은 비행 여정이었다. 돈이 궁핍하여 저렴하게 구하긴 했지만. 왕복 티켓 중 페루 쿠스코까지 가는 티켓은 27시간이라는 아주아주 긴 여정의 비행과 대기시간이 주어져 있었다. 그리고 3번의 경유를 거치게 된다. 처음에는 그냥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지만 쿠스코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온몸이 절어 있을 때로 절어 있었다.


다행히 혼자가 아닌 밴쿠버에서 만났던 친구와 la공항에서 만나 같이 여행하기로 하여 그나마 덜 심심한 여행이 되었다. 2번의 경유를 거치고 3번째 페루 리마에서 쿠스코까지 가는 도중 비행기에서 방송이 나왔다. 밖에 산을 한번 보라는 것이었다. 비행기는 그 산 주변을 휘~익 하고 돌며 구경시켜주었는데 정확히 그 산이 어떤 산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3번의 경유 비행기 중 정말 좋은 기억을 준 비행임에 틀림없었다.


그렇게 쿠스코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마추픽추가 있는 동네로 향하였다. (쿠스코 시내의 구경은 그다음 순위였기에) 쿠스코 시내에서는 마추픽추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인데 그중 하나가 콜렉티보라는 차인데 일종의 작은 버스? 같은 느낌이다. 일정 사람이 모이면 출발하고 또 사람이 모이면 출발하는 가격도 착해서 아구아스깔리엔테스(마추픽추동네)에 들어갈 수 있는 기차를 타는 곳인 오얀따이탐보(여기서 기차 타고 이동)까지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다. 막상 기차를 기다란 동안 배가 고파 친구랑 같이 역 앞에서 우리네 길거리 음식 파는 곳처럼 생긴 곳에서 간단히 요기라도 할 요량으로 가서 음식을 먹으려 했는데, 일단 현지 어르신들이기에 영어가 안되고 스페인어밖에 안되니 같이 간 친구가 바디랭귀지로 꼬꼬닭을 표현하여 닭요리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무슨 소스가 우리네 강된장 맛이 났다. 어느새 그릇은 비워지고 내 배는 만족감에 불러 있었다. 그렇게 배부른 배를 보며 흐뭇해하며 기차 시간을 기다렸다. 이윽고 시간이 되어 기차가 왔는데 정말 클래식하다. 증기기관차같이 생겼는데 정말 귀여웠다. 가는 중간중간 주변 풍광을 보았는데 정말이지 황홀했다. 멋들어진 계곡과 오래된 동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현실이야 힘드시겠지만) 보는 나는 정말이지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먼저 들 정도였으니 참 여행자로서의 기분 좋음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도착했고 우리 목적지에서는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어서 쉬게 해주어야겠다며 친구랑 같이 게스트하우스를 빨리 잡고 첫날밤을 그렇게 보냈다.



설렘, 그리고 발걸음


다음날이 밝아 왔다. "어릴 적 꿈에 그리던 그 장소에 내가 서 있었다."

아구아스깔리엔테스에서 마추픽추까지 가는 방법은 걸어서 가는 방법과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는데 보통은 그냥 버스 타고 올라간다. 왜냐 경사가 심하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마추픽추까지 올라가면 기운이 빠질 것이기에 그래서 나도 버스를 타고 구경을 더 많이 하려 했다. 마추픽추는 그냥 도시만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에서 2개의 코스를 더 갈 수 있는데 바로 몬타나와 와이나 픽추이다. 이 두 곳은 미리 예매를 하지 못하면 올라가지 못하기에 만약 올라가려 하며 미리 예매하시기를.. 나는 예매를 못했기에 그냥 마추픽추만 돌아보는 걸로.. 하지만 절대 작은 도시가 아니기에 충분히 재미있게 돌아볼 수 있다.


마추픽추에 도착해서 나와 친구는 각자 돌아보기로 했다. 둘 다 보는 방법과 시간이 다를 수 있기에 자유적으로 보고 밑에 버스 타는 곳에서 만나기로 하고 각자의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처음 간 곳은 태양의 문이라는 곳이다. 마추픽추에서도 한 30~40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지는 않는 거 같지만 그래도 나는 볼 수 있는 곳은 다 보자! 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걸어 올라가면 갈 수도록 하늘도시가 한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점점 올라가며 흥분된 마음이 너무 좋았고 연신 올라가는 길에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윽고 도착한 태양의 문(옛 잉카 사람들이 사용하던 제단으로 태양신을 모셨던 잉카 사람들이 태양신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장소라 여기고 이곳에서 제사를 모셨다) 태양의 문 자체는 크지 않지만 아담한 장소였고, 그 안에 여러 명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서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자리를 잡고 사람들과 같이 앉았는데 그 순간!! 정말 너무나 황홀한 장면이 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바로 하늘 도시인 마추픽추와 와이나 픽추가 한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너무나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람이 나를 정말 미치게 만들어주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내가 여기에 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해주었다. 나는 한동안 그 곳에 앉아서 아무런 생각도 아무런 걱정도 없이 그저 바라보기만 하였다.




문명과 삶의 경계


정말 한참 동안이나 난간 벽돌에 걸터앉아 기분 좋은 바람을 느꼈다. 내가 여기에 온 이유를 설명해주는 듯한 따뜻하고 시원한 바람이었다. 하지만 여기만 볼 수 없기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본격적으로 하늘도시 마추픽추를 돌아보기로 했다. 올라올 때보다 훨씬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려가고 있었고 중간중간 서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가방에 태극기 배지를 한 청년이 내 앞에서 서서 나랑 같은 자세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나는 설마설마하면서 한국 사람이냐고 물어봤는데 그 친구는 으레 깜짝 놀라며 맞다 한다. 왜 이렇게 놀라냐니깐 내가 일본 사람인 줄 알았다고... (자세한 내용은 https://brunch.co.kr/@heyum/3) 그렇게 밑에서 만나기로 하고 나는 발걸음으로 옮겨 마추픽추에 도착했는다. 멀리서 보았을 때랑 새삼 다른 모습으로 내게 다가왔다. 정말 웅장하고 거대한 그렇지만 잘 가꾸워진 그런 문명의 도시, 그리고 이 많은 돌을 옮기기 위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희생 등 여러 가지 감정들이 복잡 미묘하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참고로 마추픽추와 와이나 픽추는 잉카의 언어로 늙은 봉우리[마추픽추]젊은 봉우리[와이나 픽추]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잠시 사색에 잠겨있는데 백발의 커다란 할아버지가 와서 말을 건다. 본인은 미국에서 혼자 왔다며 악수를 하자하고 이런저런 여행 이야기를 하고 나는 어디 왔는지 이런저런 질문 봇다리를 늘어놓는다. 말이 너무 빨라 거의 대부분 알아듣진 못했지만 그래도 유쾌한 그 얼굴이 정말이지 즐거워 보였다. 그리고 아저씨가 방금 자긴 잉카 브릿지를 다녀왔는데 너무 좋다고 너도 꼭 가보라 하고 가는 길을 알려주었는데 관광객들 중 대부분 못 찾을 듯한 장소로 입구는 풀숲이고 표지판은 밑에 조그맣게 잉카 브릿지로만 쓰여있었다.


운이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기회다 싶어 잉카 브릿지로 향했다. 한참을 오솔길을 따라가다 보니 중간에 조그맣게 안내센터가 있었는데 거기에서는 잉카 브릿지를 향하는 사람들이 이름과 시간을 적고 있었다. 너무 외지라 인원체크와 안전을 위해 그런가 보다 했다. 물론 나도 이름과 시간을 적었다. 그리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조그만 언덕을 지나니 정말 으시으시한 다리 하나가 나왔다. 지금은 위험하여 폐쇄를 시켰는데 옛날에 이런 길을 어찌 다녔나 싶을 정도로 다리가 후덜 후덜 거렸다. 게다가 나는 고소공포증이 아주 조금 있기에... 그래도 근처까지는 가보자 싶어 약해 보이는 외줄을 잡고 이동을 하고 잉카 브릿지에 도착했다. 가까이서 보니 더욱더 후덜 후덜 거렸지만 나도 모르는 짜릿함도 동반해왔다.


그리고 생각이 든 게 어떻게 여기까지 와서 이런 길을 냈을까? 이 길은 어디로 이어져있나?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런 길을 아무렇지도 않게 다녔을 그들이 생각이 났다. 또한 이 길을 만들었던 사람들 단순히 관광을 넘어서 그들의 삶이 마추픽추 곳곳에 투영되어 보였다.

마추픽추는 고지대에 위치한 산 꼭대기 부분에 지어졌는데 그 밑에는 협곡과 물들 이 흐르고 있었고 산도 상당히 가파른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그들 속으로

짜릿한 경험을 뒤로 하고 해가 지기 전에 어서 마추픽추를 구경하기로 하여 이동을 했다. 마추픽추는 고대 도시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계획적으로 지어져 있다. 구획별로 나누져 있으며 그리고 이 높은 지대에서 농사를 지었다고 하니 정말이지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마추픽추는 관리인원들이 있어 수시로 벽돌에 붙은 이끼나 이물질을 제거 및 청소를 꾸준히 하고 있다. 이 곳은 하루에 오는 관광 인원들만 해도 몇천 명이 되니 조금만 소홀히 해도 그방 훼손되는 건 시간문제 일듯했다. 마추픽추는 생각보다 많이 커서 겉으로 한바퀴 안으로 한바퀴 돌아도 한두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그리고 구석구석 지나다 보면 어느새 전혀 다른 곳에 온 것처럼 느껴지기에 정말이지 신기한 도시다. 도시 안에 있는 건물만 약 200호 정도 된다니 그도 그럴 만한 거 같다. 마추픽추에 오니 한 가지 느낀 점이 있는데 외국사람들은 가족과 아이와 함께 온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아이와 부모의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나도 꼭 가족이 생기면 같이 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마추픽추에는 사람 말고 동물이 돌아다니는 바로 알파카이다. 원래는 마추픽추에는 존재하진 않지만 관광객들을 위해 기르는 듯했다. 알파카의 귓등에는 각각 일 년 표가 부착되어 있었다. 오는 사람들 마다 사랑을 한가득씩 주니 어쩜 잘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또 모르겠다. 내가 알파카가 아니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이다.


어느덧 걷다 보니 공중도시 한바퀴를 돌아보았다. 어릴 적 꿈꿔왔던 그 곳에 나의 발길이 멈춰있다.

어떤 느낌인지는 설명할 순 없지만 내 환상 속의 도시 모습이랑 다르지 않아 정말 좋았다. 그리고 다시 또 올 수 있을까? 또 오고 싶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던 나와의 약속과 꿈을 보러 달려온 나에게 정말 칭찬을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새로운 꿈을 꾸며 또다시 어린날의 나와 같이 오자는 다짐을 하고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합류하였다.



골목문화

하늘도시를 다 보고 같이 갔던 친구와 새로 사귄 친구와 함께 숙소가 있는 아구아스깔리엔테스로 내려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어느덧 해는 저물어 골목골목 등불이 켜지고 마추 픽에 올라섰던 사람들도 요기를 위해 골목골목을 꽉 채웠다. 레스토랑 및 마트 그리고 술집 등이 어느덧 여행자로 꽉 차 있었다. 밤에 바라본 동네는 정말이지 아름다웠고 아이들도 미소도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어렸을 적 나는 시골에서 자라 동네 친구들과 함께 골목골목을 누비고 밤이면 집 앞 가로등 불빛 밑에 모여 다방구와 비석 치기, 숨바꼭질 등 여러 게임을 하며 하루하루 보내 었는데 이 곳의 정서가 딱 그 시대로 보였다. 하지만 반대로 페루는 교육열이 상당히 높다는 걸 알았고 아이들이 밤늦게 까지 가방을 메고 돌았다던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모습도 느꼈다. 하지만 그들 모두 순수한 웃음을 지닌 모습이 있기에 그 자체로 빛이 났다.


우리는 밥을 먹기 전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고 밥을 먹을 장소를 정하고 식사를 하기로 했다. 주문을 하고 식사가 나왔는데 어디서 왔는지 사람들이 기타와 손악기를 들고 연주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여행자로 보였는데 이렇게 식당 등을 돌며 연주를 하고 손님들로부터 팁을 받는 거 같았다. 우리 식당에 왔었던 이들은 연주가 별로였나 보다 사람들의 반응이 시큰둥하고 이내 분위를 보더니 밖으로 나갔다.


마추픽추에서 만났던 친구가 오늘 쿠스코로 다시 돌아간다기에 배웅해주기로 했다. 그리고 마침 우리도 나머지 일정을 쿠스코에서 보내기로 했고 숙소도 따로 정하지 않았기에 그 친구가 머문다는 한인 게스트하우스로 다음날 가기로 하고 인사를 했다. 역 주변에는 옷 등 관광용품이 파는 곳이 있는데 각종 인형부터 판초우의 그리고 옷 등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나도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결국 확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어 발길을 돌렸다.



자동차 붕붕이를 타고 드리프트를 하는 꼬맹이의 자신감




꿈꾸던 도시 마추픽추

어린 시절 막연하게 불가사의 하늘도시를 보며 가고 싶다 했던 그 곳을 훌쩍 커버린 어른의 몸과 아이의 마음을 갖고 찾아왔던 나의 꿈, 결코 길지 않았던 여행이지만 어린 시절 나에게 많은 선물을 앉겨준 그리고 다 커버린 나에게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도록 만들어준 이 곳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거 같다. 아마 또다시 올 거 같다. 꼭 다시 가야겠다. 지금의 나에게 미래에 내가 즐거운 선물을 주도록..


시간이 흘러도 꿈은 잃어버리지 말자는 게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향인데 꼭 살면서 하나하나씩 이루어 갔으면 한다. 그리고 새로운 여행을 꿈꾼다.



다음은 쿠스코 여행기입니다. 늘 부족 하지만 즐겁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꿈꾸던 여행, 페루 쿠스코와 마추픽추 이야기 #2


아래 클릭하시면 친구들과 함께한 쿠스코 이야기가 있습니다.^_^

-> 쿠스코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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