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사이 료, 《누구》 中
- 아사이 료, 《누구》 中
취업 활동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는 물론 시험에 계속 떨어지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거절당하는 체험을 몇 번이나 되풀이한다는 것은 고통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별로 대단치 않은 자신을 대단한 것처럼 계속 얘기해야 하는 일이다.
- 보관 출처 : 아사이 료, 권남희 옮김, 《누구》, 은행나무, 2013.
청춘의 이야기를 청춘이 썼다. 《누구》의 저자 아사이 료는 1989년생이다.
위의 작품을 썼을 때가 6년 전이니, 같은 입장에서 동년배의 이야기를 쓴 것이다.
그는 이 작품으로 전후 최연소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가 된다.
진짜 '파이팅'은 인터넷이나 SNS 어디에도 굴러다니지 않는다.
- 보관 출처 : 아시이 료, 권남희 옮김, 《누구》, 은행나무, 2013.
자신을 위해 누군가를 이용하지 마. 그리고 요 며칠 사이 책을 몇 권 읽었느니, 연극을 몇 편 봤느니 그런 것도 아무 상관 없잖아. 중요한 것은 수가 아니라고. 그리고 연극계 인맥을 넓히겠다고 늘 말하지만, 알아? 제대로 살아 있는 것에 뛰고 있는 걸 '맥'이라고 하는 거야. 너, 여러 극단의 뒤풀이 같은 데 가는 모양인데, 거기서 알게 된 사람들과 지금도 연락하고 있냐? 갑자기 전화해서 만나러 갈 수 있어? 그거, 정말로 인'맥'이라고 할 수 있는 거야?
- 보관 출처 : 아시이 료, 권남희 옮김, 《누구》, 은행나무, 2013.
'티슈 인맥'이라는 신조어가 운위되는 시대에 위의 글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제대로 살아 있는 것에 뛰고 있는 걸 '맥'이라고 한다는데,
우리가 평소에도 별생각 없이 쓰는 '인맥'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된다.
수없이 많이 개설되어 있는 카톡 단톡방.
하루에도 몇 명이나 '생일인 친구'에 뜨는 인맥 아닌 인맥들.
한데 생일이라고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저 '저장된' 친구에 불과하므로.
따르릉.
갑자기 전화해서 만나러 갈 수 있는 친구가 몇이나 되는가.
그거, 정말로 인'맥'이라고 할 수 있는 거야?
라는 말 뒤에 아래의 대사가 이어진다.
보고 있으면 딱하더라, 너.
- 보관 출처 : 아시이 료, 권남희 옮김, 《누구》, 은행나무, 2013.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의 시선으로 그려낸 일본 사회.
그 사회를 닮아가는 한국.
소설 속 취업준비생들,
그들의 SNS...
책을 덮고,
제대로 살아 있는 것에 뛰고 있는, 그런 사이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보려 한다.
이 질문도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던져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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