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독서토론모임 이야기 : 팀 문화 구축에 고려해야 할 다섯 가지
지난 세 번째 모임, 프라이싱에 에 이어 이번 시즌 트레바리 마지막 시간, 팀 문화 구축에 대해 그야말로 허심탄회하게 속풀이 & 집단 고민 상담을 나누어 보았다! (사진 = 마지막 날 모임, 극약처방소 클럽 멤버들)
선정된 책 & 발제문 :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Talk 01. (공통 내용 1-1,2,3에 포함) "이런 사례, 참 좋더라" 기억에 남는 사례(내용)와 우리 회사에 적용해보면 어떨지 아이디어를 공유해주세요!
1-1. (1부 내용 중) 우리 팀에서 안전하게 느끼게 만드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우리만의 아날로그 소통법이 있나요? 아직 없다면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1-2. (2부 내용 중) 우리 팀은 협동을 권장하는 문화인 가요? 어떻게 취약성 고리를 만들 수 있을까요?
1-3. (3부 내용 중) 우리 팀은 공동의 이정표가 있나요? 공동의 목표를 어떻게 셰어 해야 할까요?
Talk 02. "(고백의 시간) 그래, 난 이런 리더였어, 그런데 앞으론 이렇게 해볼 거야.." '최고들의 행동 전략'에 비추었을 때 나의 리더십에는 보완할 사항이 없을까요? 앞으로 어떤 부분을 보완하고자 하는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주세요!
우리의 토론 내용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추려보면,
첫째, 결국 문화도 유형화가 필요하다 : 우리만의 리추얼 만들기
리추얼의 사전적 의미는 '항상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과 같은 일'이다. 여기서는 팀마다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는 때론 종교 같은? 독특한 행위와 문화들을 이야기하려 한다. 스타트업 급성장 중 리스크가 클 때가 바로 적은 조직에서 큰 조직으로 확장되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10명 - 20명 - 50여 명이 되는 순간 각 지점에 따라 직원들의 인터렉션 빈도 등 Contact Rate에 변곡점이 오고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때 초기에 성장했던 DNA를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리추얼에 있다고 생각한다. 조직이 확장될 때 우리 팀의 과거의 리추얼이 무엇인지를 지속 인지하고, 팀의 규모에 맞는 새로운 리추얼 등을 세팅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리더의 행동전략 : 섬세한 디자인이 필요한 영역.
(이 도서의 장점은 행동전략만 잘 요약되어있다는 점이다, 시간이 없는 분들은 그것만 잘 살펴보시길.. ^^)
나도 잘 몰랐다. 스타트업 초기 하루 1분 1초가 아쉬운 나날에도, 리더십 행동전략에 대해 심도 깊게 고민해야 한다는 사실을.. 리더는 타고난 성향이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나는 절대 훈련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한때 커뮤니케이션 습관을 더 효율적으로 교정하기 위해 이런저런 책을 보고 연습도 하고 반성문 같은 포스트를 쓰기도 했다.ㅎㅎ (리더의 말하기, 듣기 연습 : 말 그릇)
사실 리더의 행동전략에 대해 본 도서와는 정반대의 논리를 펼치는 리더십 도서들도 있다.
취약성을 드러내고 도움을 청해야 한다 vs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성공한다. (약한 모습 드러내지 마라)
내가 보기엔 어느 하나가 정답은 아니고, 리더 스스로 본인의 자질에 따라 설계해야 한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책임감 없는 '취약성 보여주기' 방식과 공감력 없는 일방적인 '카리스마' 절대 필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셋째, 팀을 이루는 것은 결국 사람 : 꿀사과 vs 독사과.
어떤 사람과 함께 해야 하나 - 이 대목에서 가장 긴 토론이 오갔다.
팀빌딩 과정에서 대표가 강자일 것 같지만, 사실 초기 스타트업 대표는 고용주 입장이 아닌 을? 의 입장으로 팀원들 한 명 한 명을 영입해야 한다. 몇몇 창업자들의 뼈아픈(?) 경험도 서로 나누고 나름의 원칙도 세워보았다.
공통적으로 모아지는 주제가 (도서 내 표현을 빌리자면) '꿀사과' '독사과'를 어떻게 알아볼 것인가이다.
스타트업 환경에 어울릴만한 인재는 자기 주도적인 공격성을 가진 인재가 맞다. 그러다 보니 자기 주도적 성향을 넘어 지나치게 높은 에고를 지닌 분들의 조직 장악 이슈가 항상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만드는 이들을 어떻게 피해야 하나.
논의하다 보니 채용 이슈까지 도달했는데, 채용 단계에서 인성 등은 파악하기 어렵다고 해서 '전문성'과 '업무역량'만 보는 게 맞을까. 만약 팀빌딩에서 인성과 전문성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할 정도의 낮은 리쿠르팅 파워를 가진 스타트업이라면, 극단적으로는 전문성을 포기하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 정도로 모든 팀에 팀원들의 사기를 돋고, 협업을 원활히 만들어주는 '꿀사과' 캐릭터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분들을 모시기 위해 우린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 몇 가지를 추리자면 "때때로 나를 낮출 수 있는 겸손함이 있나, 성장에 대한 갈증이 있나, 성취동기는 자발적인 욕구에서 나오나, 무엇보다 팀플레이어인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관련하여 조직문화와 구성원 관련 TED 영상 하나를 공유한다
: 소수의 엘리트 vs 보통의 조직에 관련된 명쾌한 영상. - 이 내용을 보면 확실히, A급 인재상만이 답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넷째, 안전함 : 과연 스타트업에서 가능한 건가..?
스타트업의 환경에서 '안정'을 이야기하기는 참 어렵다.
특히 재무적인 안정성, 회사가 계속 생존할 수 있다는 확신도 주기 어려울뿐더러, 지표 결과에 따라 수시로 의사결정도 바꾸고, 조직 체계와 업무 프로세스도 바꾸기 일쑤다. 이 와중에 어떻게 '안전함'을 줄 것인가? 참고로 본 도서는 스타트업에 최적화되어있지는 않다. 여기서의 강조 포인트는 서로의 취약함을 드러내도 될만한, 유대관계로 이루어진 환경의 '안전함'을 이야기한다.
토론에서 나온 솔루션은, 스타트업 업무 환경에 대한 안전함보다는 우리 팀이 함께 만든 성장에 대해 집중하고, 여기서 나온 성장의 결실을 주도적으로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 환경에서 중요한 부분은 '사내 경쟁'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모두가 참여한 팀웤으로 작은 성공을 경험하도록 만들고,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 그리고 결과에 대해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마지막, 인센티브 룰이 그 회사의 문화를 만든다
개개인의 역량별 인센티브를 차등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많았는데,
팀 내 개개인의 기여도 산정이 수치화시키기 어려울 경우(사실 대부분의 경우다), 인센티브 차등이 야기하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독립적으로 수행 가능한 프로젝트는 기여를 별도 분리하고 기여 시의 보상에 대해 팀원이 주도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회사차원에서 수용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실제 우리 클럽 멤버 스타트업 중에는 프로젝트별, 개개인이 요구하는 보상안 제공을 중심으로 실험 운영하는 곳도 있었다. 매우 선진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
보상은 비금전적인 것도 큰 보상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개개인의 욕구 해결을 위한 접근으로서 고민해봐야 한다. (이 부분은 다음번에 구체적인 내용을 다뤄보고 싶다) 어떤 이에게는 현금성 인센티브보다 긴 휴가, 하고 싶은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건 리가 더 큰 보상일 것이다.
최고의 팀 문화 구축을 위한 위의 다섯 가지는 우리 클럽 멤버와 독서토론으로 정리된 내용이라 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일 수 있다. 하지만 튜터링 성장 과정에서 도움이 되었던 팀 문화 관련 레슨런이 포함되어 있어서.. 초기에 팀빌딩, 그리고 이후 문화 구축 단계에서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면 좋을 것 같다. :)
벌써 마지막이라니..! 참고로 이번 시즌은 이렇게 진행되었다. (링크는 요약, 메모한 포스트)
첫 번째 : 사업의 철학 - 첫 사업, 어떤 철학과 원칙으로 사업을 바라봐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두 번째 : 그로스 해킹 - 시장검증은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 제품에 핏이 맞는 채널은 어떻게 찾을지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세 번째 : 프라이싱 - 우리 제품의 가치를 어떻게 매기고 인지 시켜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마지막 : 최고의 팀 문화 -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까, 어떤 사람을 우리 팀에 조인시켜야 할까 - 가장 많은 고민이 드러난 시간이었다.
사실 너무 초기 스타트업 '성장 전략'이라는 니치 한 주제이다 보니, 소수인원일 거라 생각했는데 20명 정원이 정말 빠르게 마감되어 놀랐다. 그리고, 참여해주신 분들과 짧은 시간이나마 서로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서로의 주제에 대해 공감해주고 해결책을 서로 제시해주면서 정말 많이 정이 쌓인 것 같다. 모인 많은 멤버들이 비슷한 고민이 많아서인지, 짧은 인터렉션에도 정말 밀도 높은 대화가 오갔고, 깊은 교감을 나눈 것 같다..
(한편으론 또 다른 커뮤니티의 지평을 연 트레바리의 포맷에 대해 늘 감탄한다..)
이 시즌을 열면서 나름의 개인적인 목표는 첫째는 공감할 수 있는 멤버들과 네트워킹 만들기. 평소에 워낙 저녁 술자리를 하지 않다 보니 스타트업 업계의 분들을 거의 모르고 지내다시피 하는데, 초기 스타트업 열정을 가진 멤버들을 만나게 되어서 정말 기뼜다. (쭉 이 인연이 이어가지길.. ^^)
둘째는 그간 튜터링을 성장시키며 얻은 노하우를 정리하고 기록하기인데,
이 부분 역시 기대 이상으로 내가 오히려 도움을 크게 받았다. 초기 시절 읽은 책을 다시 보니, 또 다른 차원에서 분석하고 적용하게 되었다. 멤버들과의 밀도 높은 논의로 그간의 생각을 정말 빠르게 정리해볼 수 있어 감사하다.
다음 시즌은 한텀 쉬어 가기로 했지만, 조금 지나 여유가 생기면 꼭 다시 열고 싶다.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이렇게 종종 노하우를 공유해보다 보면 언젠가는 이 모임에 참여한 우리 클럽 멤버들이 이 업계를 뒤흔들 '극약 처방소 마피아'가 되는 건 아닐까 라고 상상해 보며 포스트를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