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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 Feb 15. 2024

말 못 하는 동물이 왜 좋아?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가끔 이렇게 물어본다. 


"말 못 하는 동물이 왜 좋아?"


나는 항상 그 대답이 "귀엽다"였다.


생긴 게 너머 너무너무 귀여우니까.

그거면 된 거 아니냐고. 




최근, 나는 교회에서 교사를 하면서

4-5살 어린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나의 사랑은 '동물'에서 멈출 거라 생각했는데

나의 사랑은 '아이'에게로 흘러갔다.

(원 없이 철철철)


왜일까. 역시나 귀여워서일까.

말 못 하고 징징대는 아이들이 뭐가 좋을까.




한 번은 엄마와 떨어져 불안해하는 

4살 여자 아이가 나에게 엉덩이를 꼭 붙이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그제야 알었다.

작고 어린아이에게서 느껴지는 

따뜻하고 포근한 냄새와 온기.


살아있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우리의 사랑은 화려한 말도 아니고

어여쁜 외모도 아니고 가진 돈도 아니고


우리가 가진 따뜻한 온기와 냄새구나.


내가 고양이와 함께 있을 때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자고 있는 고양이 등에

나의 얼굴을 살포시 묻고


작고 따뜻한 존재에

온기와 냄새에 머무는 순간이다.


내가 어린아이들에게

감격하는 순간도

잡아주는 작은 어린 아이들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와 살 냄새 때문이다.



나는 살아있는 것을 사랑하는 거구나.


말을 하지 못해도 좋은 건

살아있는 소중한 생명이기 때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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