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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안이혜 Oct 11. 2019

12. 절대로 믿음을 잃어서는 안 된다. 절대.

올라플 '자존감' 수호 작전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해도, 그것이 이미 자기 것이라는 굳은 믿음과 깊은 감사의 마음을 품자. 절대로 믿음을 잃어서는 안 된다. 절대.
- <나는 돈에 미쳤다>, 젠 신체로 지음


위 문장이 불현듯 나에게 찾아왔을 때, 콧등이 시큰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 글을 읽었을 때의 나는, 거듭되는 실패와 좌절로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을 만큼 처참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것이 고역이었고, 도전을 거듭해 오던 일들이 무너질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잔뜩 움츠려 있었다.

그렇게 의욕과 추진력을 모두 잃은 채, 도망가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던 찰나였다.


책은 찌그러진 나의 뒷덜미를 잡으며 말했다.

포기하지 말라고, 절대.


멈추지 말자.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과제이다. (출처: lucas Favre on Unsplash)



포기는 배추를 셀 때 쓴다잖아


불확실한 현재는 많은 이들을 서성이게 한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게 만들고, 스스로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조심스럽게 나의 과거를 고백하자면, 서른 살의 나는 그런 마음으로 결혼했더랬다.

그렇다고 지금 나의 배우자를 깎아내리려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때 내가 삶에 얼마나 정성이 없었는지를 말할 뿐이다.

내가 그 당시 썸을 타고 있던 남편에게 대뜸 던졌던 말이 그 사실을 여실히 증명한다.


"나 연애는 안 해요. 결혼 전제로 만날 거면 만나고, 아니면 여기서 그만둡시다. 밀당도 피곤해요."


남편은 지금도 그때의 내가 참 당돌했다고 혀를 찬다.

내가 생각해도 서른 살의 나는 오랫동안 마구간에 묶여 있음을 개탄하는 한 마리의 경주마처럼 그렇게 자유를 갈망했다.


돌이켜 보면, 내가 바랬던 자유는 더욱 적극적으로 사회에 뛰어들어 일을 하는 것이었다.

당신도 알고 있겠지만, 모든 욕망은 그만큼의 두려움을 함께 몰고 온다.

당시의 나는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두려움을 감당하지 못했다.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었고, 그런 내게 결혼이라는 사회적 제도는 좋은 도구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보이지 않는 것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세상은 보이지 않는 것을 깎아내린다.

사랑보다는 아파트 한 채가 더 각광받는 시대에 가치를 운운하는 것이 고리타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세상은 보이지 않는 것에 의하여 움직인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만 한다.


스페셜리스트는 뚜렷한 자기 만의 무기를 지녔다.

무엇 하나로 대변되는 자기만의 무기를 장착한 채, 그것이 곧 '그'라고 외친다.

대표적인 스페셜리스트이자, 그룹 2NE1의 멤버 공민지 씨의 할머니이기도 한 무형문화재 故공옥진 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저 열심히 무대에서 춤추다 쓰러져 죽는 게 소원입니다.
- 한국무용가이자 인간문화재 故공옥진 선생의 말 중에서


다양한 분야에 두루 호기심과 능력을 지닌 올라플은 故공옥진 선생이 하신 말씀처럼 무엇 하나 하다 죽는 일은 생각지도 못할 것이다.

하지 못한 다른 일들이 생각나서.


이런 올라플의 가장 큰 고민은 뚜렷한 무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그러니 어디에도 힘을 쏟지 못하겠다고 느끼는 무기력감과 망연자실함에 시달리는 것이다.

이럴 때 가장 좋은 것은, 각자가 지닌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올라플이 지닌 보이지 않는 역량이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바로 호기심이다.


반복적으로 궁금해하라. (출처: Tachina Lee on Unsplash)



호기심을 잇는 호기심 천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끊임없이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생각을 시험해보고 새로운 인상을 받는 것이다.
- 월터 페이터 (영국 비평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양한 호기심을 그것 그대로 두곤 한다.

호기심은 날 것의 상태로는 대부분 소용이 없다.

소용은커녕 오지랖 넓은 사람으로 비추어질뿐이다.


하지만, 시간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몇 가지 분야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호기심을 이어가고 그에 따른 반복적인 시도와 실패가 거듭되면, 그때부터는 호기심이 무기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호기심은 점점 더 날카롭게 다듬어진다.


이 모든 것들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우리는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믿어봅시다


열정과 시간을 다 들이고 나서도 아무 변화도 없을 것만 같은 일들을 우린 알고 있다.

봉사활동 하기, 미워하는 사람 사랑하기, 정치에 관심 갖기 같은.

구멍 뚫린 독 안에 물을 붓는 것만 같은 이러한 일들은, 시간이 쌓이고 그 속에서 내가 성장해 가며 비로소 결실을 맺는다.


내가 아는 어느 50대 언니는 무려 10여 년을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봉사했다.

어르신들을 찾아가 김치를 담가 드리고, 집 안을 청소해 드리며, 목욕을 시켜드렸다.

살고 있는 아파트 안에 작은도서관을 설치하고, 기꺼이 그 공간을 아무 대가 없이 지키며 아이들을 뛰놀게 했다.

그렇게 일 년을 하루같이, 하루를 일 년처럼 산 언니의 얼굴에는 발그레한 윤기가 돈다.

정말 사람 같은 느낌. 사람다운 사람을 본 것 같은 감명을 그 언니로부터 받을 수 있다.


언니의 10년은 가정 주부였던 그녀를 지역의 인사로 만들어 놓았다.

지자체를 포함해 지역의 작고 큰 기업들에서 서로 언니를 통해 주민을 돕는 일을 하려고 한다.

묵묵했던 10년이 어디로 가지는 않은 것이다.


정성 들여 쌓은 탑이 무너져도 좋다. 쌓았다는 사실이 남았으므로. (출처: Markus Spiske on Unsplash)


이렇듯, 오랫동안 공을 들인 일에는 반드시 결과가 따라온다.

다만, '무엇에 공을 들여야 하는 것에 대하여 알고 있어야 한다'는 필수조건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면 말이다.


이전 글에도 말했던 바와 같이, 자신의 강점을 아는 것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강점은 결코 측정 가능한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호기심이 많은 것도, 상냥한 말을 잘 건네는 것도, 생각과 감정을 잘 표현하는 것도 모두 강점이다.


그러니 작은 것도 놓치지 말고 자신을 관찰하되, 그 관찰된 것들 중 무엇이 나의 강점인지를 곰곰 생각해 보라.

그리고 난 후, 끊임없이 강점을 갈고닦으며 그것들을 연결하자.

그곳에 각자가 가진 고유의 색과 힘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의 바탕은 스스로를 믿어주는 마음이다.

나도 그 과정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세간의 풍파에 의해 가라앉고 떠오르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어떻게든 나 자신을 믿는 일만큼은 놓지 않으려고 애쓴다.

이 일에 끝이 있을까? 그저 꾸준히 나를 관찰하고 알아가며 사랑해 주는 것 밖에 없다.


생각해 보라.

내가 나를 믿지 않는데, 누가 나를 믿고 일을 맡기고, 돈을 주겠는가.

지금의 나를 업 수여 기지 않아야, 세상도 나를 사랑한다.


Go up, and never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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