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구두구두구두구!!
한 해가 갔다. 어떻게 보냈는지 나름의 정리를 해보았는데, 개인사라 민망해서 공개는 못하겠다. 대신 올해 읽었던 책 중 베스트와 워스트를 꼽아보겠다. 하나만 꼽기는 아쉽다. 좋았던 책 2권, 싫었던 책 2권, 그리고 (내가 얇은 책을 워낙 좋아한다) 얇은 책 2권. 이렇게 골라보았다. 좋았던 책은 너무 많았다. 나름 별 다섯개를 준 책 중에서 사람들은 잘 모르는 책을 소개한다. 얇은 책은 말 그대로 얇은 책. 자로 재서 골랐다. 별로였던 책도 아주 많았다. 그중 사람들은 좋아하는데 나는 별로였던 책을 골랐다.
연예인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연예인 기사라면 하루에 열 편도 넘게 본다. 그래서 굳이 책을 봐야 하나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건 다르다. 저자가 이상한 사람이다. 모든 연예인이에 대한 글을 다 쓴다. 이름도 모르는 무명 배우까지 다 쓴다. 그 안에는 사회, 시대, 세대 등 우리와 관련한 이야기가 그득그득하다. 그러한 칼럼 중 일부를 책으로 엮었다.
약간 논문 같아서 지루할 수도 있다. 그래도 재미있는 부분만 보면 된다. 우리 시대의 연애와 사랑에 대해 분석한다. 그것도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이야기한다. 우리가 이랬구나... 하는 발견을 할 수 있다.
소설인지 역사책인지 헷갈린다. 큰 줄거리는 역사를 따라가는데 거기에 들어가는 내용을 조금 꼬았다. 최음제 역할을 했던 후추가 부족하니 유럽의 인구가 감소하고 이를 막기 위해서 십자군 전쟁을 벌인다는 식이다. 이말년이 원작 서유기를 자기 마음대로 재해석해서 그린 것과 같은 느낌이다. 아주 재미있다.
도대체 젠트리피케이션이 뭔지 설명하는 책이다. 채사장의 지대넓얕 처럼 깔끔하다. 중요한 개념을 나눠서 설명하고 중간중간 정리도 해주니까 이해를 못할 수가 없다. 알차다.
내가 전혀 대중적인 취향이 아니구나, 하는 깨달음을 주었다. 모든 글들이 억지로 지어낸 가짜 같고, 의미가 없는 이야기로 보인다. 그냥 따스한 이야기를 읽고 싶으면, 너무 추우면, 읽을 수도 있겠다.
작가는 좋은 사람 같다. 그냥 사람 좋은 아저씨가 이러쿵 저러쿵 넋두리 하는 책이다.
2020년에는 또 어떤 책들을 읽게 될까. 일단 책을 마구잡이로 사놓고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읽는 스타일이라, 읽는 책 스타일에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작년에 책을 꽤나 많이 읽었는데, 올해도 그렇게 많이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