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tie Bomi Son 손보미 Nov 27. 2019

쎈 여성이 마주하는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까칠한 인재마저 사로잡는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노하우

'쎈 여성'이라는 단어를 Powerful Women이라는 영어로 표현한다면 그 의미가 참 긍정적으로 들린다. 구글에 Powerful Women 을 검색하면 독일의 마르켈 총리,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 페이스북 COO 셰릴 샌드버그, 유튜브 CEO 수잔 보이치키 등 멋진 여성들이 등장한다.


쎈 여성(?) Powerful Women 를 구글링해보았다.


그러나 한국에서 우리가 평소에 말하는 '쎈 여성' 의 의미는 단순히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신기하게도, 우리가 예상하는(?) 그 부정적인 뉘앙스를 비슷하게 나타내는 영어 표현도 있다고 한다.


책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에 따르면, 가장 자주 쓰이는 표현은 Abrasive(거칠다), Shrill (소리를 질러대는), Screechy (날카로운), Bossy(권위적인) 등의 단어들이다. 신기하게도 이런 단어들은 좀처럼 남자들에게는 잘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Abrasive(거칠다), Shrill (소리를 질러대는),
Screechy (날카로운), Bossy(권위적인)


무려 2020년을 기다리는 요즘의 커리어 우먼들에게 여전히 저런 단어를 극복해야 하는 직장 내 문제들이 있다. 물론 여성의 참정권을 주장했던 20세기 초 영국의 세탁공장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성의 지위는 앞으로 더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 참정권을 주제로 한 영화 서프러제트 (Suffragette, 2015) by 감독 사라 가브론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라, 미국에도 '쎈 여성'과 같은 유사한 표현들이 있다고 한다. 우연히 읽게 된 (혹은 인사 HR 문제로 많은 고민을 하다가 손에 잡힌) 책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이라는 책에서 눈에 번뜩이는 해결책을 찾게 되었다. 읽다가 도움이 되는 건 물론, 어떤 부분은 웃기기까지 해서 공유해보고자 한다.




저자 킴 스콧은 8년 동안 구글에서 직원 700명을 관리하고, 애플대학교로 건너가 관리자 교육과정을 개발했다고 한다. 25년간의 커리어에서, 개인적인 경험담과 함께, 실리콘밸리 식 소통 방식을 모두 이 책에 담으려 했다고 한다. 프린스턴 대학에서 공부하고,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MBA 출신이다.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 까칠한 인재마저 사로잡은 그들의 지독한 솔직함! 뒷담화가 겁나 쓴소리 안 한다면, 당신은 부하직원 망치는 무책임한 팀장이다.


Radical Candor by Kim Scott 


이 책에서 '쎈 여성'과 관련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는 이렇다. 여기서는 주로 ‘거칠다 abrasive’로 표현했다.


텍스티오 Textio 의 공동 설립자 키어런 스나이더 Kieran Snyder는 성과 검토에 언어 분석을 적용했다. 그는 여성이 직접적 대립 (성공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을 실행에 옮길 때, ‘거칠다 abrasive’ (실제로 종종 사용되는 표현)라는 이미지 때문에 손해를 보게 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거칠다’라는 꼬리표는 남성은 물론, 다른 여성 직원들에 의해서 부여된다.


스나이더는 <포천> 기사에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는데, 이 글을 본 사람들이 장문의 이메일을 쏟아냈다고 한다. 그 기사가 왜 사람들의 신경을 그토록 자극했던 걸까? 그 기사에는 비즈니스 세상에서 내가 아는 여성들 모두 ‘거칠다’라고 불리는 것에 관한 얘기, 자기 능력에 질시를 받는 것에 관한 얘기, 그리고 감정적으로, 업무적으로 그 대가를 치러야 했던 경험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예를 들어서 생각해보자!


가상의 사례를 통해 ‘거칠다’라는 꼬리표가 어떻게 성비가 50 대 50인 조직에서조차 여성의 발목을 잡고 그들이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장애물로 작용하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이는 스나이더가 제시한 사례로, 여기에는 업무 역량이 동등한 두 명이 관리자가 등장한다. 그들은 부하직원들로부터 각각 다음과 같은 피드백을 받는다.


“제시카는 정말 유능합니다. 다만 좀 부드러웠으면 좋겠어요. 너무 거칠어요.”
“스티브는 똑똑하고 훌륭한 관리자입니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참을성이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미지 출처: Khakimullin Aleksandr / Shutterstock.com


직원들의 이런 평가는 관리자 성과 점수에 반영될 것이고, 결국 승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기서 제시카가 ‘거칠다’라는 꼬리표 때문에 스티브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보자. 물론 특정 분기에만 그런 평가를 받았다면 큰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런 평가가 몇 분기에 걸쳐 잇달아 나온다면, 제시카는 승진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설령 업무 평가에서 스티브와 똑같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도 ‘호감도’ 기준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다.



조직 전반에 만연한 성 편향은 여성 직원이 리더 역할을 맡는 과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한 논문의 결과가 인상적이다. 연구원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성 편향이 평가 점수에 영향을 미칠 경우, 승진과 관련하여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실험해보았다. 성 편향이 성과 점수에 5퍼센트 영향을 미칠 때 초기에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58퍼센트였던 조직에서 향후 여성 비율이 29퍼센트로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참고 논문 https://psycnet.apa.org/record/1996-02655-011) 


성 편향이 성과 점수에 5퍼센트 영향을 미칠 때 초기에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58퍼센트였던 조직에서 향후 여성 비율이 29퍼센트로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이는 전체 이야기의 일부에 불과하다. 제시카에게 경력 전반에 걸쳐 개인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생각해보자. 그녀가 경력 초반 단계에 있었다면, ‘거칠다’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승진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만간 스티브보다 1년 정도 뒤처질 것이다. 그렇게 5~7년의 세월이 흐른다. 그때가 되면 스티브가 조직 구조에서 제시카보다 2단계 더 앞서 있다. 승진에 따라 연봉도 증가하기 때문에 스티브는 제시카보다 훨씬 더 많은 급여를 받을 것이다. 여기서 스티브와 제시카가 결혼을 해서 아기를 낳았다고 해보자. 가구 소득의 관점에서 두 사람 중 누구의 경력이 더 중요할까? 아기가 아플 때 누가 휴가를 내야 할까?


그래도 아직까지 제시카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펼쳐지지 않았다. 언젠가부터 제시카는 직접적 대립을 포기하고 ‘거친’ 피드백을 자제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자기 행동을 수정함으로써 개인적인 호감도를 끌어올렸지만 업무 효율성은 그만큼 떨어지고 말았다. 불쾌한 공격이라고 부당하게 공격받았던 완전한 솔직함을 포기한 대신, 제시카의 피드백은 이제 파괴적 공감이나 고의적 거짓 사분면 쪽으로 흘러간다. 이는 곧 관리자로서의 중대한 역량 손실을 뜻한다.


제시카는 이제 성 편향은 물론이거니와 성과(Performance) 문제와도 싸워야 한다. 이로 인해 경력 차원에서 앞서 나가기는 힘들 것이다. 호감도를 높이는 것과 업무적으로 성공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제시카는 결국 그것이 심각한 고통을 감내할 만큼 가치 있는 싸움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퇴사를 결심한다.


이와 비슷한 시나리오가 내가 아는 모든 여성의 삶에서 펼쳐지고 있다. 물론 성공적으로 맞서 싸운 여성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성이 그러한 시나리오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이처럼 부조리한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거칠다”라는 지적을 받은 여성이 고려해야 할 것들


지나치게 공격적이라거나 거칠다는 지적에 곧장 대응하기에 앞서, 다음 네 가지를 고려하자.


1. 직접적 대립을 멈추지 말기

거칠다는 말을 드는 여성에 대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조언은 직접적 대립을 그만두라는 것이다. 그건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직접적 대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2. 개인적 관심을 기울이되, 사무실 천사가 되지 않기

여성들은 개인적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 사무실 허드렛일을 하느라 혹은 버지니아 울프의 말처럼 ‘사무실 천사’가 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한다. 이는 개인적 관심을 드러내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스스로 원치 않으면 쿠키를 굽거나, 커피를 타거나, 복사할 필요는 없다. 남성들은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인 사무실에서 옷에다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일 필요는 더더욱 없다.


3. 능력/호감도 연구는 누구도 예외는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우리 자신도 얼마든지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사무실 천사가 되려고 노력하는 대신, 자신도 누군가에게 불필요한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자.


4.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것이 틀렸다고 해서 그 반대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직원들과는 완전하게 솔직한 여성 관리자도 상사와는 불쾌한 공격 사분면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여성에게서 더 보편적으로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내 경험상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 여기까지  스콧 책의 내용을 최대한 문자 그대로 정리한 )



앞으로 살아갈 미래의 여성들이 취해야 할 태도


향후에 우리가 겪는 세상에는 더 다양하고,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맞는 조언들이 많아질 거라 믿는다. 현재까지 우리에게 선배인 여성분들의 조언들을 간략히 정리해보면 다음 같은 것들이 있다.  


Why we have too few women leaders - What we can do as an individual

직장에서 계속 업무를 하고 싶은 커리어 우먼에게 권하는 3가지 업무 태도!


1. Sit at the table 책상/테이블에 앉아라.

2. Make your partner a real partner 여러분의 동료를 진정한 동료로 만들라.

3. Don’t leave before you leave 그만둬야 하기 전에 그만두지 마라.


자세한 설명은 아래 영상에서 더 확인할 수 있다. (한국어 자막)

Women - What we can do as an individual by Sheryl Sandberg


그럼에도 여성 리더들을 키워낸 엄마는 다음을 강조했다고 한다. 세 딸을 각각 유튜브 CEO, 23 and me CEO 및 공동 창업자, 그리고 UCSF 소아과 교수로 키워낸 엄마의 이야기. 자기만의 방식으로 키우겠다고 다짐 후, 어렸을 때부터 말투부터 아이들에게 어른 대하듯 했다고 한다.


신뢰, 존중, 독립성, 협업 그리고 친절함


아이를 키우는 가장 중요한 다섯 키워드로 신뢰, 존중, 독립성, 협업 그리고 친절함 (TRUST, RESPECT, INDEPENDENCE, COLLABORATION, AND KINDNESS)을 강조했다. 훌륭하게 큰 여성 리더들 덕분에, 어머니는 다들 딸들을 어떻게 키웠냐고 너무 많이 물어봐서 책 쓰셨다고 한다. (*아래 기사 참고)


* 참고 기사 How to Raise Successful Children Like the Wojcicki Sisters

- TRUST, RESPECT, INDEPENDENCE, COLLABORATION, AND KINDNESS

https://time.com/5578064/esther-wojcicki-raise-successful-kids/?fbclid=IwAR0-TGcFE2HzuU-VVVQBhSP6YFLPHs6ggN3t8l3sazViuOVpXSc_h-r9wxY



여성 리더십이 아니라 '리더십'으로서 여성들이 더 많이지기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그런 사회가 아무런 반감이나 감정을 일으키지 않고 상식선에서 모두가 이해가능한 세상이 될거라 믿는다


사진 출처 : https://thestateofwomen.com/forbes-highlights-worlds-most-powerful-women-in-2018/



또, 개인적으로 한국의 여성 커리어 선배 중, 정말 쉽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조언을 해준 책으로는 유인경 기자의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라는 책이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들이 자기 생각이 고집스럽게 들고 이해 안 가던 일 투성이인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가져다주어서 사실 큰 도움이 되었던 책이다. 몇 가지 인상적인 내용을 적어보자면 이렇다.


1. 남들에게 착한 사람이란 평가를 받기 위해, 나를 희생할 필요는 없단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하고 싶어 지는 일만 선택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 현명한 일이다.


2. 사랑받는 직원보다는 존경받는 직원이 되거라.

딸아, 인간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존재다. 하지만 사회생활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랑받기보다 인정과 존중을 받는 거란다. 우리는 사랑받으려고 사회생활을 하는 게 아니다. 우리 능력을 인정받고 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는 곳이 사회다.


3. 공만 보지 말고 운동장을 보라.

여성들은 스스로를 너무 조그맣게 보는 경향이 있다. 회사에 들어가도 작은 일에만 연연하는 편입니다. 사회생활은 운동장에서 경기하는 것과 같다. 운동 경기에서 무엇이 중요할까? 골을 넣어야 한다. 규칙에 따라 경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독의 눈치도 봐야 하고 관중의 반응도 봐야 한다. 그런데 여성들은 골은 못 넣고 ‘페어플레이’만 운운할 때가 있다. 그저 “내가 하는 일만 잘 해내면 된다”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했는데 돌아오는 게 없을 땐 세상을 원망하기 앞서 자신의 잘못도 봐야 한단다. 운동장을 못 보고 공만 봤다면 그것도 잘못이다.


.....


업무적으로 늘 개선과 발전을 원하는 우리들.

그래서 이 글도 눈에 들어오는 것이고, 심지어 이 마지막 문장까지 확인하는 여러분일 것이다.


역사는 늘 발전하고, 희망적인 사고와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사람만이 결과를 만들고 역사를 새로 쓴다.


현장에서 업무로 커뮤니케이션도 힘든 모든 분들이 이 작은 글로 위로와 용기 또는 희망 같은 것이 생겨서 업무에 더 발전적인 해결책과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기를 소망해본다.





*참고 자료 Articles 및 함께 보면 좋을 글들*

지적인 여성이 아름다운 이유 https://brunch.co.kr/@katiebomison/1 

벼랑 끝에 선 여인 https://brunch.co.kr/@katiebomison/9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https://brunch.co.kr/@katiebomison/14

일과 가십의 상관관계 https://brunch.co.kr/@katiebomison/20

Showing anger can backfire for female lawyers, studies say; law prof suggests 'gender judo' response http://www.abajournal.com/news/article/showing_anger_in_the_courtroom_can_backfire_for_women_lawyers_study_suggest

경향신문 [알파레이디 리더십] 실수하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라 (30년 경력 유인경 기자의 사회생활 조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112292119185 

How to Raise Successful Children Like the Wojcicki Sisters https://time.com/5578064/esther-wojcicki-raise-successful-kids/?fbclid=IwAR0-TGcFE2HzuU-VVVQBhSP6YFLPHs6ggN3t8l3sazViuOVpXSc_h-r9wx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