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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Mar 05. 2023

글이 안 써져서 대충 썼습니다

그냥 대충 읽어주세요... 헤헷❤️

2월 중순에는 분명 행복하다고 글을 썼는데... 나의 감정기복 무엇? 조금 우울해도 괜찮다고 해주세요... 그래도 일기를 꾸준히 쓰니까 감정이 읽혀서 참 좋다. 여전히 방구석에서 꼼지락거리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냐. 2021년 11월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를 다시 보면 참 주기적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는구나 싶다. 2021년 12월2022년 6월2023년 1월 에도... 비슷한 고민들 비슷한 내용들 ㅋㅋㅋ 돌아 돌아 원점이다.


알아 차림, 마음 챙김, 자기 돌봄... 같은 행동에 다양한 말들로 표현하지만 결국은 나 자신의 문제.




어떤 날들은 기계적으로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일어나서 씻고 출근한다. 

어떤 날들은 마음이 축 쳐지고 몸이 짓눌려서 침대에서 일어나기 조차 힘든 날들이 있다. 

이유는 없다. 그냥... 뭐라도 탓하고 싶지만 진짜 없다. 그만큼 지금 나는 평탄하다.







어쩌면 일하기 싫고 공부하기 싫은 건 본성이 아닐까? 아니 나도 이렇게 살기가 힘든데, 만약 우리가 아이라도 낳으면, 결국 공부하기 싫고 일하기 싫은 사람 하나를 더 세상에 내놓는 게 아닐까? 아이가 태어난다면 그 아이는 행복할까? 아무것도 없어도, 태어난 것에 살아있는 것에 감사할 수 있을까? 부모인 우리를 사랑해 줄까? 나조차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는데... 누가 나를 좀 더 신생아처럼 키워줬으면 좋겠다. 


그래도 나는 오늘 아침에 일어났다. 아침 댓바람부터 하는 필라테스는 절대 빠질 수 없지. 그룹으로 하는 거라 언니들이랑 운동하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가격이 비싸서 결석이 없다. ㅎㅎ 아침에 공복으로 운동하고 오면 그날 하루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막상 운동할 때는 힘드니까 정신줄 놓고 하지만, 끝나고 나면 뭔가 해냈다는 느낌에 ㅎㅎ


집에 왔더니 남편은 숙면 중이시다. 오랜만에 비도 그치고 공원이라도 나갈까 백 번 고민하다가 나왔다. 우리 집에서 3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비치파크. 탁 트인 바다와 맑은 공기, 그리고 내리쬐는 햇볕에 광합성하면 참 기분 좋을 텐데~ 이렇게 스스로를 설득하며 겨우겨우 발걸음을 떼었다가 바람이 너무 차서 한 시간 만에 돌아왔다.


참 뭔가를 시작하기 위해 마음먹는 그 단계가 너무 힘들다. 막상 하고 나면 이렇게 좋은데.




이참에 새해 첫날부터 미뤄둔 일들 결산 한 번 해보자.


1. 헬스장 1월 9일 온라인 결제 완료. 얼른 가서 등록하고 12월까지 45번 출석해야 한다.

2. 행복한 이야기만 하는 브런치북, 영어 블로그, 하와이 역사

3. 이직 또는 부서이동을 할까 말까 할까 말까

4. 말모임 (어떻게 말할까 고민하는 모임) 개시... 할 수 있을까?

5. 텍스 리턴... 빨리 해야 돼ㅠㅠ


할 게 많은데 왜 하지를 못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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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봐도 이런데 감정의 폭이 좁은 남편이 나를 보기에는 참 이해 안 되겠지? 우리 남편은 새벽에 잠들어서 정오가 다 돼서 일어나는데, 남편이 잠에서 깼을 때 내가 집에 있는 게 보이면 소스라치게 놀란다. ㅋㅋㅋ 그러면 내가 남편에게 “당신이 오늘 나 보고 싶어 할까 봐 회사를 못 갔어~”라고 말해주면 안 그래도 큰 눈이 더 커진다. ㅋㅋㅋ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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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회사 가기 싫다고 나자빠지면 남편에게 듣(고 싶)는 말

-> 사랑해

-> 그동안 출근하느라 고생했어

-> 네가 어떤 선택을 하던 너의 결정을 존중해

-> 네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고 있어

-> 네가 올바른 선택을 할 거라고 믿어

-> 너에게 필요한 것이 뭔지 생각해 봐

->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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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진짜 성실하다. 학교든 회사든 도서관이든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간다. 그래서 가끔 농땡이 피우는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주말에 쉬고, 퇴근해서 쉬고, 회사를 외.않.가? 반전 매력의 남편은 매일 나가서 뭘 하는지 여전히 취준생이다. 참 성실은 한데...


아니다 남편은 정말 자상하다. 여유롭고 넉넉하다.


브리타 정수기 통이 비어있으면 물을 가득 채워 준다. 나는 가끔 목마른데 물이 없으면 욱할 때가 많은데 남편은 아주 여유롭게 그냥 물을 채워서 마신다. 그리고 나에게도 묻는다. 물 마실래?


화장실 휴지를 다 쓰면 새로 교체해 둔다. 사실 나는 비어있는 휴지 심이 보이면 왜 이걸 나만 바꿔야 되는지 화가 나서 어느 날부터 안 바꾸고 버티니까 이제 남편이 교체해 둔다.


설거지를 해 준다. 쌓여있는 설거지거리를 보면 스트레스받아서 무설치 식기세척기를 사자고 졸랐었는데, 남편은 본인이 인간 식기세척기라며 설거지하는 거에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한다.


콜라를 사다 달라고 하면 사다 준다. 음료를 사면 집에 들고 오기가 너무 힘들어서 남편 퇴근길에 사다 달라하면 항상 군말 없이 사 온다. 장본 물건들도 가방 세 개에 넣어서 자기가 들고 온다. 굳이...


그래 남편은  참 좋은 사람이다. 장점이 많은 사람이다. 사소한 거에 예민해서 (=나) 사사건건 시비 거는 사람(=옛날 나) 보다는 낫지 뭐.







며칠 전 도미노 피자 5가지 토핑 라지 피자가 10불 세일이라 세 판을 사 왔다. ㅋㅋㅋ 요즘 멈출 수 없는 폭식의 기간... 피자 햄버거 떡볶이 김치찌개 고기 돌려가면서 맨날 먹는다 커피와 콜라를 병나발로 불며 ㅠㅠ 


그리고 퇴근하면 폐인처럼 티비를 봤다. 불도 안 키고 봐서 눈이 아플 때까지 ㅠㅠ 스트레스는 정말 몸에 안 좋다는 걸 또 몸소 체험해 가며... 다음 주부터는 진짜 진짜 새로운 시작! 건강한 몸 건강한 마음을 갖기 위해!


브이로그 만드시는 분들은 얼마나 부지런하실까? 옛날에 고프로로 브이로그 찍는다고 설쳤다가 무거워서 바로 팔아버렸는데... 이번에 다시 작은 카메라머리띠를 또 샀다. 사실 지난번에 두 번이나 실패해서 팔아버린 자석 속눈썹도 또 샀다. 헤헤 또 뭐 살 거 없을까 쇼핑 테라피 받고 시프당




<멜로가 체질>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영화를 봤다가 천우희가 너무 예뻐서 찾아본 <멜로가 체질>. 수미상관 구조의 독특한 전개와 주인공이 나이도 서른, 직업은 신인 작가로 나와 재밌게 봤다.


그런데 한주는 왜!!! ㅠㅠ 한주야~~!!! 왜 그랬어 ㅠㅠ 재훈이한테 왜 그랬어 ㅠㅠ 여자친구 있는 것도 알면서 왜! 진짜 왜 그랬을까? 무엇을 위해서? 직장 선배로서 잘해주는 건 좋지만 왜 선을 지키지 않았을까? 선이 있는 줄 몰랐을까? 왜? 왜 모르지? 어떻게 모를 수가 있지? 


한주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많을까? 

자신이 베푸는 호의가 훨씬 더 중요한 사람. 

자신이 좋은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이 최우선인 사람...


한주는 뭐 그렇다 치고 재훈이는 왜 그랬을까? ㅠㅠ 재훈아 ㅠㅠㅠㅠ 하윤이도 대놓고 문자 보내고 당당하다. 그래 할 말 한 건데 못할 이유도 없지 뭐. 할 말은 하고 살아야지. 차라리 그게 낫다! 







<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https://m.kyobobook.co.kr/digital/ebook/ebookContents.ink?barcode=480D211040150#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https://class101.net/ko/products/DCNO3sPxKUBstRcB0ui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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