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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소년 Jul 27. 2020

찾았대, 찾았대, 오징어 찾았대.

[송파구 루트 1] 잠심의 핵심, 잠실 종합운동장 인근

문학소년의 아버님은 거의 평생 트럭 운전을 하셨다. 가장 어릴 , 최대한 오래전 기억을 더듬어 생각나는 아버님의 모습도 8 트럭을 운전하시는 모습이니까.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어린 문학소년은 가끔 아버지의 8톤 트럭을 같이 타고 대전이나 부산으로 내려갔다. 그때는 지금처럼 도로망이 많지 않았던 때라 낮에 출발했다가는 경부고속도로에 꼼짝없이 갇힐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트럭들은 밤 12시에 당시 서초구 양재동에 있던 화물트럭터미널에서 출발했다.


아버님은 이틀에 한 번 집에 들어오신 후, 낮잠을 주무시고 양재동으로 가셨는데, 집에서 나가시는 오후 6시 경에 가끔 아버님은 아직 자지 않고 있는 어린 문학소년을 돌아보면서 이야기를 했다.


같이 갈래? 어린 문학소년은 당연히 콜 이었다.  




당시 집에는 자동차가 없었기 때문에, 아버지랑 같이 트럭을 타는 날은 독산4동의 집에서 버스를 타고 서초동으로 가야 했다.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탄 버스에서 내리면 양재동이었는데, 거기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거대한 양재 화물트럭 터미널의 환한 불빛이 눈앞에 나타났다.


아버지는 그곳 양재동에 있던 사무실에 나를 맡기고 잠시 나가셨다. 어린 문학소년이 앉은 양재동 사무실 창가의 더러운 유리창 밖으로는 아버지가 화물트럭에 짐을 싣는 모습을   있었다. 창가에 기대서 아버지의 모습을 찾는 어린 문학소년에게, 사무실의 미스 박은 항상 나를 반갑게 맞이해줬다,


어머나, 문학소년 왔네, 오늘도 아빠 따라 가려고 왔구나?  잠깐 기다려. 내가 우유 한잔 타 줄게.

사진출처>  [이마트몰]동서 프리마 500g

미스 박은 사무실 구석으로 가서 동서 프리마 네 수저에 설탕 세 수저를 타서 따끈한 우유를 만들어 줬다. 집에서는 엄마가 못 먹게 하는 그 귀한 프리마를, 아빠를 따라 이곳에 오면 미스박이 한가득 타 줬기 때문에 문학소년은 이곳을 방문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어린 문학소년이 그 큰 컵의 프리마 우유를 호호 불어가며 다 마실 때쯤이면 사무실의 문이 열리고 아버지가 들어오시면서 이야기를 했다.


가자!  


아버님이 운전하는 화물트럭에는 수많은 종류의 화물들이 실려 있었다. 지금처럼 택배회사들이 있던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계절마다 다양한 화물들이 있었다. 봄에는 공사를 많이 하는지 주로 철근 위주였고 여름에는 옷 원단, 가을에는 쌀, 그리고 겨울에는 건조 오징어를 많이 실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지금처럼 포장을 단단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쌀 두가마 정도 사이즈의 건조 오징어 상자 하나는 듬성듬성 포장에 구멍이 나 있었고 화물을 옮기는 인부들은 그 구멍 사이 비집고 나온 오징어 다리를 왔다 갔다 하면서 살짝 뜯어서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물론 그때는 어린 문학소년의 입에도 오징어가 있었고 다리 하나를 가지고 꽤나 오랫동안 질겅질겅 씹어먹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좀 흐른 어느 날이었다. 친구랑 놀다가 집에 오니 엄마는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를 하고 계셨다. 원래 아버지가 집에 있어야 하는 시간인데 계시지 않았다. 엄마는 아버지랑 통화를 하고 있었다


오징어 찾았어요? 아직이요? 큰일이네..


당시 아버지의 화물트럭에 실려 있던 거대한 오징어 상자 중 몇 개가 온 데 간데 없이 사라진 것이었다. 상자에 들어 있던 오징어의 시가는 당시 기준으로 거의 삼백만 원에 달했다. (고 한다)


지금이야 아시아 수입 오징어도 있고 페루 대왕 오징어도 있어서  오징어가 흔하지만, 당시는 국산밖에 없어서 건조 오징어 가격이 꽤나 비쌌던 모양이었다. 당시 전셋집에 살다가 그 후 돈 좀 벌었다고 삼천만 원짜리 독산동 연립주택으로 이사를 갔으니. 당시 우리 집 재산은 삼천이 안 되었을 것이다. 그 와중에 전 재산의 상당부분에 맞먹는 오징어 상자들이 사라진 것이었다.


그 오징어 상자는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어린 문학소년은 안절부절못하는 엄마의 전화를 엿들으면서 생각했다. 혹시 그 인부 아저씨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다 빼먹은 게 아닐까? 그 오징어는 아저씨들의 뱃속에 이미 들어가 있는 게 아닐까?


오늘은 맛있게 맵기로 유명한 군산오징어 본점이 있는 송파구 잠실 종합운동장 인근 임장기이다.




[송파구 루트 1] 잠심의 핵심, 잠실 종합운동장 인근


잠실새내역 5번 출구로 나오면 제일 처음 만나는 잠실엘스는 5678세대(총 72개 동) 대단지로 종합운동장 역과 잠실새내역 모두 이용 가능한 초역세권으로 한강뷰가 가능하고 잠일초와 잠일고가 단지 중간에 위치해서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아파트다. 또한 인근 종합운동장의 인프라를 마치 아파트 Community 시설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다. 요즘 신축 아파트들이 인기가 좋은 이유가 Community 때문인데, 이곳 잠실은 종합운동장 내의 국가가 관리하는 수영장 등을 가까운 거리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6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잠실 리센츠는 5563세대(총 65개 동) 대단지로 잠실초/중/고가 단지 가운데 위치한 한마디로 초/중/고품아 아파트로 고층은 한강뷰도 매우 잘 되는 잠실 새내 역 초역세권 아파트다. 건너편으로 이어지는 트리지움 (3696세대(총 46개 동))은 버들초/영동일고등학교가 단지 가운데 위치한 잠실새내역/삼전역 초역세권 아파트로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학부모들의 인기가 높다.


바로 옆 레이크 팰리스 역시 송전초등학교가 단지 가운데 위치한 잠실역/삼전역 역세권으로 이 중에서 석촌호수 인근동은 롯데월드 뷰가 매우 뛰어나고 석촌호수를 자유로이 이용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 곳 인근에는 맛있게 맵기로 유명한 군산오징어 본점이 있으니 매운 오징어볶음을 좋아한다면 가서 한번 맛보고 가자.


15분 정도 걸어가면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잠실주공 5단지가 나온다. 이곳은 잠실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재건축 아파트이나 재건축이 순조롭게 되지는 않고 있다. 큰길 건너 위치한 장미 1차 > 장미 2차는 잠실주공 5단지와 더불어 최고의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재건축 추진 대단지 아파트로 형님 격인 잠실주공 5단지가 재건축이 승인되기만을 숨죽여 기다리고 있다가 최근 덜커덕 먼저 승인을 받아버렸다.


이 곳 장미 1차와 2차가 각각 2100세대 / 1302세대 대단지인 반면 바로 옆의 장미 3차 맨션은 120세대로 장미 1차와 2차 대비 소규모지만 단일 대형 평형이다. 이어지는 미성 타운은 1230세대(총 9개 동) 잠실역과 잠실나루 역 초역세권으로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한강공원을 모두 아파트 단지 공원처럼 이용이 가능하고, 바로 이어지는 진주는 1507세대(총 16개 동)로 몽촌토성역 초역세권으로 올림픽공원 이용이 매우 편리하다.


5분 거리의 파크리오는 올림픽공원 이용이 매우 편리하지만 6864세대(총 66개 동) 대단지로 단지가 너무 넓어서 동에 따라 전철역 편차가 너무나 크다. 아침잠이 많은 직장인이라면 선택하는 동에 따라서 매일 지각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달려있다고 봐야 한다. 10분 거리의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는 2019.11 입주한 새 아파트로 방금 본 파크리오 건너편 풍납동에 위치한 아파트다.


이 곳에서 12분 거리에 있는 한강극동과 현대리버빌 1 지구는 몽촌토성 공원으로 둘러싸인 자연 친화적인 아파트이며, 송파 현대 힐스테이트와 풍납 현대아파트는 강동구청역 이용이 편리한 초역세권 아파트이나 풍납 현대의 경우 세대당 주차면적이 0.53대로 다소 심각한 수준이다. 이제 올림픽 공원 쪽으로 이동하면 보이는 쌍용아파트 > 극동아파트를 거쳐서 날이 좋다면 올림픽공원을 산책하도록 하자. 마치 이 곳 주민이 슬리퍼를 신고 마실 나온 기분으로 공원을 거닐어보고 집으로 가도록 하자.

  



오징어 상자를 분실 , 아버지는 거의 일주일 정도 집에 들어오지 않으셨다. 아마도 전국 화물트럭 사무실을 뒤지고 다니셨던 거겠지. 지금처럼 컴퓨터니 자동화니 하는 시설이 없던 때라서, 물건이 사라지면  몸으로 사방팔방 뒤져야 했을 것이다.

다시 며칠이 흘러서 밤에 자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따르릉 하는 순간 며칠간 분실된 오징어로 잠을 못 자서 퀭해진 엄마가 전화를 받았다.


오징어 찾았어! (라고 아버지가 이야기했겠지)


찾았대, 찾았대, 오징어 찾았대.


며칠간 잠을 못 자 퀭해진 엄마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어린 문학소년도 그때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브런치 독자분들의 격려와 지원 덕분에, 문학소년의 가슴 따듯한 에세이와  일반 재테크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낸 "적금밖에 모르는 문과생의 돈공부"가 출간 되었습니다. 강성범(문학소년) 저-2022년 1월 밀리의 서재 Original


모두 브런치 독자분들의 응원 덕분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https://millie.page.link/GCL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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