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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Feb 18. 2020

라끼남의 포포몬쓰

feat. 콘텐츠의 미래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씽큐베이션 3기 때 처음으로 "콘텐츠의 미래"를 읽을 당시에는 글자를 읽기에 급급했다. 벽돌 책을 읽어내고, 서평을 써내는 것만으로도 힘들었었다. 함정에서 벗어나서 연결을 하라는 거구나!라는 정도로만 이해를 했었던 첫 번째와는 달리, 이번에는 "콘텐츠의 미래"를 읽으며 "OKR"과 "에센셜리즘"이 떠올랐다. (물론 아직도 멀었다. 매번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이 보이는 콘텐츠의 미래는 두고두고 재독을 해야 할 책인 것 같다)


생산하지 말고 수집하라
사지 말고 구축하라
페이월을 세워라
가상화폐를 만들어라
당신과 비슷한 콘텐츠를 만들고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지닌 다른 사람들을 참고하라
그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라
모방하고 차용하라
무슨 일이든 신속하게 하라


이 전략이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솔깃한 분들도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솔직히 우리가 평소에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콘텐츠의 함정이다. 자신에게 알맞은 것, 자신만의 것을 알아내지 않은 채 다른 사람만 무작정 따라가는 것은 콘텐츠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계속해서 얘기하고 있다. 콘텐츠에만 집중하지 말아라. 뛰어난 콘텐츠는 기본인 세상이 되었기에 성급하게 무조건 모방하려 하지 말고, 맥락을 갖고 접근하되 자신만의 관점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버"  "에어비앤비"  "넷플렉스"등 기존에 없던 콘텐츠가 아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택시를 타 왔고, 어떤 형태로든 여행을 할 때 남의 집에 머물렀고, 계속해서 영화나 미디어 제품을 봐왔다. 다만 이것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이며, 어떻게 사용자 중심으로 접근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말이다. 어렸을 때 노래방이 유행하면 시내에 갑자기 노래방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볼링장이 유행하면 또 여기저기 볼링장이, 어떤 피잣집이 유행이면 한 블록 건너서 피잣집이 생기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모두 오래가지 못했다. 무조건적인 콘텐츠만 모방했기 때문이다.



<함정 1>
사용자가 아닌 제품에 중점을 두고, 분석 단위로 보면서 연결 관계를 보지 못함
→ 성공은 연결을 만들어내는데서 온다

<함정 2>
콘텐츠를 만들고, 지키고, 콘텐츠를 팔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씀
→ 기존의 관점과 태도를 버리고 제품 간의 관계를 받아들여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함정 3>
유사한 콘텐츠를 만들고, 다른 사람을 무작정 따라함
→  차별화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고, 활동하는 상황과 맥락의 연결 관계를 깨달아야 한다


OKR과 에센셜리즘에서 말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 없으므로 목표를 정해서 집중하며 나가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자신의 강점을 살리며 남들과의 차별성을 두고, 방향을 잡아가야 할 것이다.



2세가 없는 부부라서 그런지 좀 더 건강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지금이야 둘 다 40대로써 상관없지만 더 나이가 들고 혹시라도 아플 경우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픈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더 운동을 하고, 되도록 집밥을 해 먹자 주의이다. 주말에 볼일이 있거나, 상담이 있는 날이면 반찬을 해놓고 나가도 남편은 라면을 먹는다. 라면을 먹고 싶어서 먹는 남편과 먹어서 좋을 것 없다고 주장하는 나는 매번 라면을 놓고 논쟁을 펼치곤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도 바쁜 날은 라면을 끓여먹고 나가면서 남편이 혼자 라면을 끓여먹는 것은 또 끔찍하게도 싫어하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



아무튼 건강을 위해서 되도록 라면을 자제하자고 매번 연설을 해대는 나의 입을 다물게 하는 프로가 생겼다. 바로 강호동의 라면끼리는 남자 "라끼남"이다. 어이없게도 강호동의 라끼남을 보면서 '이왕 먹는 거 요리처럼 먹고, 즐겁게 먹을까?ㅋㅋ'라는 마음으로 바뀌어버렸다. 



특별할 것도 없는 콘텐츠인 라끼남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건강의 중요성을 외치던 나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을까? 육중한 몸에 비해서 대식가라기보다는 미식가에 가까운 강호동은 그냥 단순히 배만 부르도록 라면을 먹는 것은 아니다. 정말 라면 하나를 먹어도 끝내주게 맛있게 먹는 데는 도가 텄다고 할 수 있다.



강호동은 지리산에 올라가서 라면을 끓여먹었다.
→ 이것을 본 사람들은 그 맛을 느끼고 싶어서  지리산을 가야겠다고 할 정도이다

강호동은 라면에 곁들여 먹을 김치를 직접 담갔다.
→ 이것을 본 사람들은 그 맛을 느끼고 싶어서 칼국수 라면을 사러 갔다.

강호동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 바닷가에 가서 조업을 했다.
→ 이것을 본 사람들은 오징어, 조개, 대게가 들어간 라면을 먹고 싶어서 멀미를 하더라도 바닷가에 가서 조업을 하고 싶다고 할 정도이다.


보완재가 딱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무료 보완재를 개발해 내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도 있고,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을 보완재로 만들어 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제는 "라면"이라고 하면 강호동이 곁들여 먹었던 파채, 통오징어, 대게, 바지락 등이 생각날 정도이다.



새로운 보완재를 제안할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1박 2일과 신서유기 등을 함께  나PD와 강호동은 라끼남에서 종합편을 보여주듯 강호동 한 명으로도 부족함 없는 프로를 만들어내고 있다. 유튜브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대세가 이미 TV에서 유튜브로 넘어갔다는 것을 인지한 나PD와 강호동은 어리숙하지만 겸손한 자세로 유튜브에 임하고 있고, 장난으로 공약을 내걸었던 나PD는 "제발 구독 취소해달라"며 애원을 하는 에피소드를 갖고 있다. 아니러니 하게도 구독취소 요청이 더욱더 구독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착한 구독자들 덕분에 잠깐 구독취소가 되어서 달나라에 가는 미션은 다행히 없던 일이 되었고, 그 시기가 지나자 구독 취소했던 사람들이 다시 구독을 함으로써 구독자수가 올라가서 채널 십오야는 151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https://tv.naver.com/v/12365489


유재석은 김태호 PD와 "놀면 뭐하니"를 통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제2의 무한도전을 찍고 있다. 최고의 노력파라고 할 수 있는 유재석은 드럼 연주, 트로트 신인가수로 놀라운 수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뜸했던 무한도전 멤버들과 여러 연예인들을 초대해서 유산슬 라면 등을 끓여서 대접하고 토크를 하면서 유재석만의 잔잔하면서도 깐족거리는 잔재미가 있는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강호동과 나영석 PD는 "라끼남"을 통해서 먹방과 야외의 날것들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다. 뭔가 지금까지 해왔던 방송 중에서 강호동이 가장 행복하게 임하고 있는 방송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즐기는 것이 보인다. 하나를 먹어도 맛있게 먹고,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넣고, 노력과 고생 끝에 먹는 꿀맛임을 증명하듯 텅 빈 냄비를 보여주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강호동은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고, 그가 보여주는 "포포몬쓰~"는 뭘 해도 믿고 볼 수 있는 강호동의 또 하나의 유행어가 되었다.



공교롭게도 라이벌인 유재석과 강호동 둘 다 라면으로 동시에 프로를 진행하고 있는데 사실 라면에서는 육봉 강호동이 사실상 넘사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유재석도 면을 좋아하고, 마른 사람에 비해 잘 먹는 편이지만 강호동처럼 간절해 보이거나 요리를 즐기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포포몬쓰 육봉 강호동이 정말 라면계에서는 갑오브갑 아닌가 생각한다.



http://naver.me/IF6WwhAR



강호동의 라끼남에 등장하는 안성탕면 (다른 라면도 등장하지만 큰 역할은 안성탕면이다), 유재놀면 뭐 하니 유산슬라면에 등장하는 사골 곰탕면,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한우 짜파구리의 인기 탓에 농심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인스턴트가 좋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최고의 재료와 웃음을 버무려서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고, 요즘 사람들의 식생활에 대한 연결 관계를 인식한 농심은 콘텐츠의 함정에서 벗어나 거대한 기회를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저렴한 가격에, 누구나 손쉽게 먹는 흔하디 흔한 라면이라는 컨텐츠를 이용해서 포포몬쓰 강호동은 등산과 레저, 캠핑, 여행, 식도락 등 많은 것을 연결시켰다. 자신의 강점을 활용해서 맛있게 요리해서 먹되 편한 상황이 아니라 극한 상황에 이르러서 먹는 스페셜한 라면은 맛있지 않을 수가 없고 이로 인해 시청자와 구독자는 자연스럽게 그의 콘텐츠에 호감을 갖고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인 지금 굶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다만 매번 먹는 것과 똑같은 평범한 것을 먹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먹고, 나만의 라면을 먹고 싶어 한다. 여기에 영화 기생충의 인기까지 힘입어 K푸드라고 칭할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으니 누가 뭐래도 라면의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겠다. 라면을 아예 먹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면 최대한 건강하게, 맛있게, 그리고 특별하게 끓여서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너무 많이 먹지는 말아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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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큐베이션 3기 콘텐츠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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