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에 등 기대어 잊은 듯 잊고 삽시다
흐르는 세월에 기대어
우리에겐
많은 시간들이 지나쳐 갔지요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었던 시간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었던 시간
그런 모든 시간들도
하나하나 우리 곁을 떠나갔지요
당신이 날 만나
가져간 나의 시간
내가 당신을 만나
가져온 당신의 시간
그 시간들 만이 추억 속에 남아있고
그 무엇 하나도
어쩌지 못하는
우리들의 시간
우리 그냥 세월에 기대어 있읍시다
가거나
오거나
그냥 세월에 기대어 있읍시다
당신의 고통도
나의 고통도
흐르는 세월에 맡겨두고
잊은 듯 기대어 있읍시다
때가 되면
이 고통의 늪도
세월에 비껴
우리에게 길을 내어 줄 수도 있겠지요
오늘도
힘없는 당신의 모습에
어찌해 줄 수도 없는 무기력함
우리 그냥 세월에 기대어
잊은 듯
잊고 삽시다
그 모든 고통도
모른 척 외면해 버리고
세월에 등 기대고
당신을 위해
나를 위해
모른 척 기대어 있읍시다.
2012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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