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게 생겨서는
따듯해 보이는
너를
기일게
[눈ː]아~
불러보면은
하염없는
하얀 소리는
솜방울되어
차곡차곡
몰려오는
설솜이된다
목화솜 닮은
뽀송한
설솜 이불 되어
찬바람 들어갈세라
이불깃 꼭꼭
야무지게
여미어주고
차가운 돌 위를
추운 나뭇가지를
쓸쓸한 테이블 위를
따듯해져라
외롭지 마라
포근히 덮어준다
하염없는 토닥임에
가만 등 대고 있다가
너는 말을 할 줄 모르는구나 했더니
‘뽀드득’
소리 내어
‘굿나잇’
다정한 밤 인사를 건넨다
무거웠던 눈꺼풀
소로록 올려보니
말없이 떠난
설솜 이불이
못내 그리워
다시
눈 감아 버린
나를
아침 햇살이
따사 로히 안아주며
다독이고있네
photo by 울 언니
눈 좋아하는 동생 생각에 한국에 함박눈이 내린
는 날이면 언니의 카톡창은 바빠진다.
손목이 아파 눈 치우기도 힘들다고 투덜대지만
언니의 렌즈 속에 담긴 눈 사랑은 숨길 수가
없으니 타국 멀리서도 언니 덕에 눈 구경 실컷 한
동생은 시를 쓸 밖에.
지난 겨울 함박눈이 내리는 날
언니가 보내 준 사진 속
테이블 위에 내려앉은 두터운 눈이
포근한 이불처럼 따듯하게 보여 썼던 시입니다.
지난 2월 이미 ‘마음을 손질하는 시간에 피어난 시’ 매거진에 발행했던 글이지만, 이 에세이의 첫 시작이 되어 준 글이기에 ‘설솜’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