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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ys Oct 04. 2018

티처뷰_김명중 선생님

티처뷰/ 김명중_충남 홍동초등학교 교사

Q. 선생님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좀 부탁드려요.

 A. 예, 안녕하세요. 저는 충남학교혁신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동초등학교 교사 김명중입니다. 전북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군대에 간 후 공주교대를 편입해 2007년부터 교단에 섰어요. 저는 전북대학교를 다닐 때 학생운동을 했어요. 처음 선배 권유로 시작했지만 역사와 사회에 눈을 조금씩 뜨면서 사람과 세상에 대한 사랑을 배웠죠. 세상을 바꾸고 싶은 열정을 갖고 살다 결국 사람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런 직업을 찾다보니 교사라는 길이 있었죠. 그렇게 교사가 되기 위해 돌고 돌아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지금은 조금 생각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첫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아요.


김명중 선생님과 반 학생들
Q. 현재 근무하고 있는 홍동초등학교는 어떤 학교인가요?  


  A. 홍동초등학교는 유기농업으로 유명한 홍동면에 위치한 9학급 규모의 학교에요. 풀무학교, 홍동중학교와 함께 마을과 학교가 서로 돕는 지속가능한 농촌마을교육 환경을 만들고 있어요. 저는 이 학교에 2016년에 전입을 왔고, 2017년에는 행복나눔학교(충남혁신학교)로 지정받아 이제 2년차에 접어들었어요.

 요즘 마을교육공동체를 강조하며 여기저기 많은 시도들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를 사업으로 바라보기보다 마을이 먼저 살아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홍동 마을은 오래전부터 풀무학교를 중심으로 유기농업과 공동체마을을 가꾸어 왔어요. 지금도 끊임없는 시도를 하고 있는 살아있는 마을이에요. 밝맑도서관, 갓골목공소, 어린이집부터 전문대학까지 있는 교육기관들, 풀무생협, 그물코출판사, 교육농연구소, ㅋㅋ만화방, 뜸방, 마을활력소 같은 많은 단체들이 꿈틀거리는 농촌을 만들고 있죠.

 이런 살아있는 마을 속에서 홍동초등학교는 ‘참삶을 가꾸는 햇살교육’이라는 목표로 아이들과 행복한 학교생활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마을과 함께 하는 교육과정을 몇 가지 소개할게요.

 먼저 논생태교육단체인 논배미 마을교사와 함께 하는 생태교육이 있어요. 1학기 논생물, 2학기 논식물 수업을 진행해요. 이를 통해 마을 둘레 논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감성을 느끼고,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배우죠. 논 속 다양한 생물과 식물을 관찰하며 소중한 배움도 쌓고 있어요.

 다음은 연극·영화·목공 교육이 있어요. 홍동지역 내 연극 및 목공강사가 함께 하고 있죠. 교육연극, 영화제작들을 통해 아이들 표현능력을 높이고 창의적인 사고와 상상력 및 사회성을 높이는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어요. 마을에 있는 갓골목공소에서는 아이들 목공 수업을 지원하며 삶을 가꾸는 힘을 기르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텃밭 가꾸기 및 논농사 교육도 마을에서 함께 하죠. 교육농연구소와 함께 텃밭작물 재배, 마을 주민과 함께 모내기 및 추수활동까지 이어지는 논농사 교육도 소중한 교육활동입니다.

 산과 함께 하는 공부도 해요. 지역에 있는 산과 숲을 다니며 자연을 느끼고 6학년 학생들은 수학여행으로 지리산종주를 가죠. 교실에서 배우지 못한 소중한 것들을 산에서 배우죠.

 다양한 학부모 지원단도 큰 힘이 되고 있어요. 매주 화요일 아침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책아마(책을 읽어주는 아빠 엄마)’, 아이들 놀이 활동을 도와주는 ‘앗싸 놀이지원단’같은 여러 지원단이 활동을 하고 있어요.


 Q. 학교는 마을에 있지만 교사가 마을에 참여하기 어려워서 마을과 연계된 교육활동을 기획하지 않게 되는데 그런 어려움은 없나요?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나요?

 
  A. 저는 마을에 살지 않다가 이사를 왔어요. 원래 마을에 사시던 분들이 꽤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고 ‘마을활력소’에서 지원을 해줘요. 마을 주민이 학부모니까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그 전에 마을은 공동체로 살아있지만 학교와 연결이 되지 않았는데 뜻을 함께 하는 선생님들이 모여서 공부를 하고 모였어요. 2016년에 3명이 들어오고 점차 모이고 있어요.  


 Q. 초등학교 교육과정 혁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A. 요즘 교육과정재구성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에요. 그런데 왜 하는지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어요. 그 전에 아이들 발달단계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겠죠. 저도 교육과정 혁신을 위해 이런 저런 강의도 듣고, 교육과정 재구성을 하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함께 삶을 가꾸는 의미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찾다 ‘발도르프 교육’을 알게 되었죠. 어떤 선생님들은 외국 교육이다,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왜 이 교육이 필요한가 알게 됩니다.

 발도르프교육은 오스트리아 인지학자 루돌프 슈타이너가 독일에서 시작한 대안교육으로 알려져 있어요. 발도르프학교는 발도르프 아스토리아 담배공장 노동자들의 자녀들을 위해 처음 세워졌는데, 이 학교를 위한 교과과정이 후대까지 영향을 미쳐 교육운동으로 발전하게 되었죠.   유네스코 세계교육장관회의에서 '21세기 교육모델'로 선정된 발도르프교육은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실천되고 있어요.

 발도르프교육은 개별 학생을 고려한 전인 교육을 지향하고 있죠. 의지, 감각, 사고의 조화로운 발달을 위해 노작교육, 예술교육들을 중요하게 다루며 교과서 없이 발달단계에 꼭 필요한 교육들을 진행해요. 형태그리기, 동물학, 식물학, 오이리트미, 동일한 과목을 매일 2시간 정도 3-6주 집중해서 공부하는 에포크 수업도 큰 특징이기도 하죠.  

 우리나라에서도 양평, 고양, 대전 지역들에서 발도르프대안학교가 운영되고 있어요. 공교육에서 발도르프교육은 생소해요. 하지만, 공교육에서도 조금씩 이를 공부하고 실천하는 선생님들이 늘고 있죠. 각 지역별 발도르프 공부모임들이 진행되고 있고 여름, 겨울에는 독일에 계신 발도르프 학교 선생님들을 초청해 연수도 듣고 있어요.

 갈수록 아이들이 힘들어진다고 하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감각과 느낌을 잃어버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텔레비전과 게임에 빠져 아이들 영혼은 병들어 가고 있죠. 우선 학교에서부터 컴퓨터를 끄고 아이들 눈을 마주하며 수업을 해야 합니다. 발달단계에 맞는 교육으로 초등학교에서는 인지적 수업보다는 느낌과 감성을 키우는 교육이 중요하죠.  

 국어는 학년별로 들려줘야 할 이야기가 달라요. 발달단계에 맞는 동화, 옛 이야기, 우화, 신화 순으로 들려줘야 하죠. 수학은 전체에서 부분으로 가르치며 숫자 속에도 철학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해요. 과학은 실험 중심 수업이 과연 발달단계에 맞는지 고민해봐야죠. 도덕은 교과서를 없애고, 사회는 내가 살아있는 곳에서부터 공부를 시작해야 되요. 노작교육과 예술교육은 아이들 느낌과 감각을 살리는 매우 중요한 교육이죠.

 참학력과 미래핵심역량을 기르는 수업은 과연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해요. 성취기준만 잘 짜 맞추는 수업이 과연 그런 힘을 키워주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발도르프 교육에서 고민들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Q. 문화적인 기반과 정서가 달라서 발도로프 교육을 전면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지 않을까요?

 
  A. 발도로프 철학의 큰 틀은 있고 교육방법은 지역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고 봐요. 지금은 1,3,6학년에서 적용을 하고 있어요. 아이들의 발달에 맞춰 교육을 한다는 철학과 텔레비전을 보지 않도록 하는 교육적 관점이 요즘의 산만하고 힘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상상하는 교육활동을 통해 차분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변화를 만들려면 아이들과 길게 함께 하는 연임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올해부터 졸업 때까지 연임을 하려고 해요. 학교에서 가능한 선생님들과 함께 하기 위해 논의 중에 있어요.

Q. 새로운학교네트워크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충남 새넷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 선생으로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 년에 600시간이 넘는 연수도 받아 봤죠. 하지만 학교에서 수업도, 내 삶도 바뀌지 않았어요. 점점 고립된 섬 같은 느낌이 들었죠. 결론은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니 그런 고민을 하는 선생님들이 보였어요. 삶을 가꾸고 배우는 의미 있는 공간, 오늘의 삶이 행복하며 미래의 핵심 가치를 익히는 공동체가 바로 학교라고 생각해요.

 2014년 학교혁신을 바라는 선생님들이 모여 첫 모임을 갖고, 그 해 8월에 ‘충남학교혁신네트워크’를 발족하고 활동을 시작했어요. 저는 창립대회를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충남넷 일꾼이 되었죠. 2014년 진보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시작된 충남의 학교혁신 바람은 조금씩 불기 시작했어요. 이런 학교혁신 바람을 계속 불게 하는 역할을 바로 ‘충남학교혁신네트워크’가 하고자 했죠.

 주된 활동은 첫 번째 여름과 겨울에 연수를 진행해요. 벌써 이번 여름연수가 7회가 되었어요. 작년부터 여름연수는 지역에 있는 학교혁신 모임에서 주관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어요. 얼마 전에 열린 여름연수는 태안 독서모임에서 주관했죠. 겨울연수는 학교혁신 관련 깊이 있는 주제를 정해 2박 3일동안 열려요. 연수를 통해 학교혁신 철학을 공유하고 실천력을 다지는 시간이 되요. 각 지역별 혁신학교 상황도 함께 나누고, 지역 모임 교류도 하며 충남 학교혁신 힘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지역 학교혁신 모임도 지원을 해요. 지역과 학교가 살아야 학교혁신도 성공할 수 있기에 이런 풀뿌리 모임들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하는 역할도 합니다. 충남교육청이 추진하는 학교혁신 정책이 올바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충남교육감 간담회’, ‘정책포럼’, ‘충남지역 정책의견수렴’등의 사업도 진행했죠. 앞으로 학교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모임 구축과 각 지역별 소중한 자료들을 모아 정리하는 출판사업들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새로운학교네트워크에 바라는 점?


  A. 얼마 전 학교혁신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시는 한 선생님이 “학교를 넘어서 무언가 하는게 쉽지 않다.”는 말을 듣고 공감했어요. 충남넷 운영위원들도 모두 현직 교사들이에요. 무엇보다 학교혁신을 위해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만나는 일도 정성껏 하시는 분들이죠. 그러니 새넷 활동 같은 대외 활동에 부담을 느끼기도 해요. 저도 4년 가까이 일꾼 역할을 하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학교혁신을 이끌어가는 구심점 역할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 구심점 역할을 바로 새로운학교네트워크가 하고 있다고 생각하죠. 지금 변화는 바로 작은 학교 및 혁신학교 운동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그런 시작도 작은 움직임에서 출발했고, 그런 움직임도 이를 이끌어가는 선생님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지금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역할은 바로 지역 학교혁신 상황을 모아내고, 큰 틀에서 대한민국 교육 방향을 제시하고 정책과 대안을 세워 현 정부 교육방향을 이끌어가는 조직이 되었으면 합니다. 바로 대한민국 교육혁신 희망이 바로 새로운학교네트워크에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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