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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나루 Feb 18. 2022

너무 쓸쓸하지 않도록 너무 외롭지 않도록

함께 위로해 주시고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음... 직도 저는 눈물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만 이제야 육지가 보이는 듯합니다.


힘든 시기를 겪어 내느라 매일 실내복 이 흠뻑 젖도록 눈물을 쏟 냈습니다. 햇수로는 9년 전부터 누구든 제게 조금만  다정하게  대해도 그 다정함에 목이 메고 누구든 조금이라도 제 상황을 이해하고 가슴 아파하며 공감해주면 그 세심함에 감사하며 풀리지 않는 응어리를 가슴에 매달고 한없이 눈물을  흘리곤 했었습니다. 그것이 올해는 유독이 심하게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나마도 참고 참다 흘린 눈물이라 극심했던 두통이 더욱 심해져 구역, 구토, 안면통, 시력저하, 어지럼증, 발음 이상... 등 여러 가지 증세로 상태가 극심하게 나빠져 버렸습니다.

아마도 사고가 있고(19/2,13) 나서 올해 처음으로 정상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만큼 정신이 회복되기도 했고(해리성 인격 장애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은지 1년 6개월 조금 넘었어요. 기억상실은 여전하고요.ㅎ) 생일과 죽었던 날 포함된 달에 명절이  있다는 게 절 더욱 견딜 수 없게 만었던 같습니다. 온 가족이 모여 있는 시간에 전 어디에도 가지 않고 누구도 많나지 않고 있거든요.


사고가 나고 첫해는 중환자실에 있었고 다음 해는 식음을 전패하고 침대에서 일어나질 못했고 그다음 해엔 뇌동류 시술을 했기 때문에 사실 시간이 오는지 가는지도 몰랐었죠.

명절이 되면 멀리 있던 가족들도 모두 집으로 부모님을 만나러 고향 모이잖아요. 몸도 많이 아픈데 너무 쓸쓸하고 외롭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젠가 다시 얘기하겠지만 아버지는 보고 싶어 하시는 마음이 역력하신 듯합니다. 제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을 뿐이죠. 그리고 다른 가족들 문제도 있고요. 부모님을 다시 뵌다고 해도 다른 가족들을 다시 만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전 끝까지 최선을 노력을 다해서 미련도 없고요.


*형제, 자매에 대한 이야기

https://brunch.co.kr/@oska0109/34

*남에게 용서를 구하기 전 나에게 먼저 용서를 구한 이야기

https://brunch.co.kr/@oska0109/53


보고 싶은 가족을 보지 못해 우울증이 깊어지고 쓸쓸함과 외로움 깊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친정 가족들이 내게 등을 돌릴 때 제가 딸에게 장담했던 말이 있었습니다.


"옛말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어. 온 집안 식구들,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입안의 혀처럼 하고 살았는데 나중에 반드시 엄마 아쉬워하시는 드시 올 거야. 그리고 ◇◇이 네 외삼촌, 이모도 자신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엄마가 했던 만큼 엄마의 능력만큼 그 자리를 메꿀 수 없다는 걸 깨닫는 날이 올 거야.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야."


그 당시엔  스스로 를 위로하기 위해 한 말이기도 했지만 사실 반드시 그럴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전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모든 순간 진심으로 최선을 다거든요.

부모님과 다시 연락하고 부모님께서 우리 집 방문하기 시작한 이후로 저는 물론이고 저희 딸아이에게 여러 번 

"ㅇㅇ이에게 얘기하면 두 번 얘기할 것도 없이 깔끔하게 처리하고 또 여러 가지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올 텐데.... 이제는 ㅇㅇ이가 아파서 무슨 일이든 부탁할 수가 없으니 답답하다"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실 아파서 부탁을 못하신 것도 있지만 스스로  절 내치셨기 때문에 일이 있어도 말씀하실 수 없으셨던 건데 말이죠. 단지 인정하기가 싫으셨던 게죠. 제가 말한 대로 제가 빠지고 나니 제가 있던 자리의 허전함을 느끼셨나 봅니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아무것도 나서지 않으려 마음먹었습니다.


아직 아물지 못해 시뻘겋게 벌어진 상처에 소금을 문질러 대는 것 같이 힘겨운 날들이 제게 남아 있습니다.

아직도 매일 심한 두통에 시달리고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하고 목과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통곡이 터져 나오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올해의 남은 날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를 거라 믿습니다.

앞으로 제게 다가올 모든 새로운 해(年)의 연초도 마찬가지고요.


저의 정신과 담당 교수님이 제게 요 근래에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환자분처럼 혼자 스스로 상황을 분석하고 일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또 달라지는 분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환자분을 존경합니다. 다른 분들이 오랜 시간 그룹 상담과 개별 상담을 통해 깨우치고 알아가는 과정을 환자분은 스스로 해내고 계십니다. 반드시 더 좋아질 날이 올 걸 믿습니다. 응원하고요. 도울 겁니다"


더 나아질 저를 응원하고 기도해 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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