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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챙 Mar 12. 2024

누구나 한 번쯤 겪는 브런치 알림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



브런치 작가 합격 이메일을 열었을 때의 짜릿한 감격과 기쁨의 기억은 잊을 수 없다. 세상을 가진 같고 내가 정말 작가가 것만 같다. 과연 그럴까.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면 느끼는 좋은 기분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밖에 있을 땐 여기 들어오면 특별해지는 줄 알았는데 여기선 누구나 작가니까.


작가가 된 후  내 글은 읽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나에게 다른 쾌락을 선사해 줄 다른 수단을 찾게 된다. 그리고 브런치스토리에는 우리에게 도파민을 선사해 줄 장치들이 몇 가지 있다: 라이킷, 댓글, 조회수, 그리고 구독자.


이 네 가지는 브런치스토리가 가진 SNS 성격에 기인하기도 하는데, 한 가지씩 살펴보면서 이 장치들이 우리의 글쓰기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도구로 만들어보자.






라이킷


왜 국산 기업 카카오가 "좋아요"라는 좋은 한글을 두고 굳이 영어를 쓰는지 모르겠지만, 라이킷(like it)은 내 마음에 든 글에 좋다는 표현을 하는 방법이다.


브런치스토리에 로그인해서 다음 페이지로 가면 내가 라이킷 한 글을 모아서 볼 수도 있다.

https://brunch.co.kr/library/likeit/articles


즉, 라이킷은 글을 쓴 작가님께 "글이 좋아요"라는 표현과 동시에, 나중에 또 보고 싶은 글을 보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참고: 다시 읽고 싶은 글을 만나면 라이킷. like it.)


라이킷은 브런치스토리 뜨는 알림 중 하나다. "OOO님이 라이킷했습니다."라는 알림이 뜨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발행하다 보면, 글을 올리자마자 라이킷을 누르는 독자가 생기기도 한다. 매번 글을 올리자마자 내 글에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내 찐 팬이 생긴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때론 매번 글을 "올리자마자" 라이킷을 누르는 작가님을 보며 '내 글을 읽기는 하시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조직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Adam Grant)는 그의 저서 『기브 앤 테이크 Give and Take』에서 세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고 주장한다: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주기를 좋아하는 '기버(giver)'

준 것보다 더 많이 받기를 바라는 '테이커(taker)'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매처(matcher)' 


브런치스토리 라이킷 기능은 테이커들이 목적을 갖고 이용할 때도 있는 것 같다. 글은 읽지 않고 여러 글에 라이킷을 눌러 '기버'들이 자신의 글에 라이킷을 누르거나 구독하기를 바라는 마음인 듯하다. 더 자세한 내용은 루습히 작가님의 글을 참고해 보자: 브런치에는 ♥라이킷만 누르는 작가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별 다른 악의를 갖고 있지 않고 라이킷을 누루는 사람도 존재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읽고 싶은 제목을 발견했지만 지금 읽을 시간이 없어 보관하기 위해 일단 라이킷을 누르는 사람.

일단 라이킷부터 누르고 글을 읽는 습관이 있는 사람.

좋은 글을 읽었는데 라이킷 누르는 것을 까먹어 다시 돌아와 라이킷을 누르는 사람.

기타 등등


그러니 라이킷에 감사하되 연연하지는 말자. 라이킷 개수가 당신의 글의 퀄리티와 쓸모를 증명하지 않는다.






댓글


브런치스토리 커뮤니티의 장점 중 하나는 다른 사이트에서 흔히 보이는 악플러가 많이 없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지난 3년 간 악플을 받아 본 적이 없다. 건전하고 발전적인 댓글 문화, 그래서 댓글로 진지한 소통이 가능한 곳이 브런치스토리다.


개인적으로 댓글은 가장 큰 도파민을 선사하는 알림이다. 내 글에 글자로 화답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언제나 감사하다. 감사한 댓글들은 꼭 여러 번 읽어보고, 2년 전에 남겨주신 댓글을 또 읽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댓글에도 중독될 수 있다. 글을 발행하고 누가 댓글을 남겼는지 확인을 반복하고 있다면 중독을 의심해 보자.


달린 댓글에는 감사해하되 댓글이 안 달린다고 실망하지는 말자. 내 글을 감명 깊게 읽었지만 수줍음이 많아 댓글을 남기지 못하시는 독자도 분명 있을 수 있다.






조회수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연연하게 되는 숫자다. 처음에는 조회수가 10을 넘기만 해도 감사하다가, 나중이 되면 굳이 10명이 읽을 글을 10시간이나 들여 써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다음 메인페이지 노출이라는 도파민 폭탄이라도 맞게 되면 뇌에 이상이 생겨서 조회수에 점점 더 집착하게 된다. (참고: 애증의 조회수, 내 글에 방문자가 유입되는 3가지 경로)


하지만 조회수가 높다고 좋은 글이라는 증명은 아니다. 그저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아 다른 사람이 클릭하기 용이하게 "노출"이 되었을 뿐이다.


그러니 조회수에 연연하지 말고 내 글을 읽어줄 한 사람의 독자를 위해 글을 쓰고, 그 사람을 감사해하자.






구독자


처음에는 구독자 10명만 넘었으면 소원이 없겠다가, 나중엔 백 명, 천 명, 그리고 만 명까지 넘어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뭐든지 많으면 좋은 거니까. (참고로 브런치스토리 구독자 순위 TOP 100에 들어가려면 구독자 5,000명은 넘겨야 한다)


하지만 구독자가 많다고 좋은 작가인 것도 아니다. 때를 잘 탔거나, 여러 조건이 잘 맞아서 그럴 수도 있다. 물론 혜성같이 나타나 몇 개의 글로 많은 구독자를 모으는 작가님을 보면 부러워질 때도 있을 거다. 하지만 당신은 당신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으니 연연하지 말고 계속 글을 쓰자.


구독자 숫자가 얼마나 부질없는 것이냐면, 프리랜서를 구하는 플랫폼 크몽에는 브런치 구독자를 관리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구독자에 연연하지 말고 계속 글을 쓰자.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출간제의를 받은 작가님 중에는 구독자가 100명도 넘지 않은 분들도 꽤 많다고 한다.






결론 - 그냥 계속 글을 쓰자


라이킷, 댓글, 조회수, 그리고 구독자. 전부 글을 더 쓰고 싶게 도와주는 요소들이지만 그것들에 너무 연연하지는 말자.


내 글을 읽어주는 독자, 반응해 주는 독자, 피드백을 남겨주는 독자에게 감사하되, 작가로서 내 이야기가 휘둘리게 놔두진 말자. 브런치스토리 알림에 너무 연연하고 있다면 브런치스토리 앱 알림을 꺼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쓰기는 결국 일대일 종목이다. 나 혼자 쓰고, 다른 누군가가 혼자 읽는다. 그러니 내 글을 읽어줄 할 사람을 마음으로 마주하고 오늘도 열심히 글을 쓰자. (참고: 한 사람을 위해 쓰면 에세이 쓰기가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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