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자기 미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루 MuRu Sep 28. 2015

1. 우리는 왜 자기 자신을 미워 하나?

'자기 미움' 시리즈를 열며. 지금, 왜 자기 미움인가?

자기 미움. 약 5년 전에 마음에 떠오른 후, 계속 정리되고 커져 온 주제였다. 개인적으로도 의아한 것은, 뚜렷한 이유나 계기 없이 어느 날 문득 이 주제가 잡혔다는 것이다. 아마도 상담, 교육, 공부 모임 등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결국 인간의 문제란 것이 이와 연결되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심증이 들었기 때문이었을까? 특히 한국 사회에서 말이다.      


물론 이 매거진(시리즈)을 통해 '자기 미움' 그 자체만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하나의 진단이겠고 그러한 심리 혹은 현상을 근본적으로 파헤치고, 이해하고, 통찰하는 것이 첫째 목적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설 구체적인 관점과 방법론들을 이야기하고 함께 나누는 것이 두 번째 목적이다. 개인과 집단 영역 모두에서 필요하다.     


모든 사람은 크든 작든 자기 미움의 심리를 가지고 산다. 어떤 경우에 그것은 소소한 자기 경계나 자기 반성일 수도 있고 어느 경우엔 중간 정도의 자기 후회일 때도 있다. 그리고 어느 경우엔 아주 강한 자기 비하나 혐오, 자책감, 죄책감, 자기 절망감일 때도 있다. 그 강도가 다를 뿐이지 모든 자기 미움의 심리다. 즉, 자기가 자기를 미워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든 이러한 자기 미움은 우리의 삶을 불행하게 한다.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게 하고 온전히 누려야 할 것을 누리지 못하게 한다. 삶의 의욕과 에너지가 낭비되고 나와 주위 사람들 모두 힘들어진다.     


특히 피로 사회와 위험 사회, 경쟁 사회의 대표 주자인 한국은 사회 구조상 개인과 집단의 자기 미움의 심리가 다른 곳들보다 훨씬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는 여전히 불명예스러운 '자살률 1위'의 통계라든가 '행복도 최하위', '높은 부의 양극화' 등의 결과들이다.     


그런데 많은 경우 자신의 이러한 자기 미움의 심리, 경향성을 미처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경쟁과 억압이 심한 사회 구조와 현실의 영향이 주요 원인이겠다. 또 하나의 원인은 '나'만이 아니라 많은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경험하다 보니 그것이 실제 문제로 인식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여러 경로를 통해 다른 나라와 그 사회, 그 구성원들과 비교해 보면 비로소 우리가 가진 자기 미움의 심리가 정상적인 범위와 정도를 벗어난 것임을 알게 된다.     


우선은 집단의식적, 집단 무의식적으로 과도한 자기 미움 심리에 공통으로 빠져 있음을 알아채고, 눈치채는 것이 필요하다. 그 어떤 문제이든 일단 '있다는 것을 알아야' 그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다음은 이런 자기 미움의 심리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대로 계속 살아갈 수는 분명 없다. 자기 미움은 억제하거나 억압하거나 회피, 무시해서 해결될 수 없다. 마음의 법칙. 심리적 법칙에 의하면 그와 같은 대응은 오히려 문제를 더 갚게 하거나 부작용을 만든다. 그래서 회피, 억압, 무시 등이 아닌 제대로 된 방법이 필요하다.     

이 매거진(시리즈)은 그런 의도로 쓴 것이다.     


우리는 함께 ‘자기 미움’이라는 이 심리의 정체와 본질을 파헤치고 통찰할 것이다. 그래서 설사 자기를 미워하더라도 우선은 그 정체를 알고 하는 것이다. 정체를 제대로 아는 것이 해결의 시작이다. 그러면 그게 자기 미움이 아님을 눈치챌 것이다. 그리고 이에 멈추지 않고 실제 이 문제의 해결과 해소로까지 나아갈 것이다.     


그리하여 매몰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억압하거나 회피하지도 않는, 즉 ‘기꺼이 품어주며 동시에 넘어서는’ 건강하고 당당하고 능동적인 삶의 태도를 함께 확립할 것이다. 우리 자신과 타인, 모두의 행복을 위해.     









(#주_1: 대전제가 있다. 이 '자기 미움'의 주제를 다룰 때 우리는 이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개인만의 문제'로 결코 보지 않는다. 이를 유발하는 모든 사회 구조적, 정치적, 경제적 문제들이 분명 존재하며 때로 그것들은 개인의 노력, 의지, 능력의 범위를 넘어서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결코 개인의 변화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말하지 말자. 개인과 사회 두 영역 모두에서 해결해야 한다.

그러므로 만약 사회적 변화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할 일들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하자. 정당 참여, NGO 참여, 여러 사회 운동에의 참여 등이 모두 해당된다. 그 외 우리가 속한 각각의 공동체에서도 가능하다. 그렇게 외부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최선을 다해서 하자. 그와 동시에 이 책에서 말하는 관점과 접근을 통해 개인적으로, 내부적으로 할 것들에 집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매거진(시리즈)에서 말하는 내용이 꼭 개인 영역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원리나 관점들은 그대로 집단적 현상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얼마든지 응용, 확장 적용할 수 있다.)




(#주_2: 매거진 '자기 미움'은 크게 두 가지 구성으로 되어 있다. 먼저 '자기 미움의 숨은 심리'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그 숨은 심리에서 자유롭게 되느냐에 집중한 글이 있다. 다음은 일상과 삶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자기 미움의 심리와 정서, 사고, 행동 방식을 다양하게 풀이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 글과, 좀 더 근본적이고 능동적, 긍정적인 삶과 존재에 대한 방편과 태도에 대한 글이 있다. 두 영역의 글들은 상호 보완적이다.


아래에 이제까지 쓴 '자기 미움의 숨은 심리' 글의 링크 리스트를 올린다. 현재 4편까지 작성되었으며 계속 추가될 예정이다.)

 

# 우리는 왜 자기 자신을 미워 하나? 

- 지금, 왜 자기 미움인가?


# 자기 미움의 숨은 심리(1) : 왜곡된 자기 사랑 
- 자기 사랑은 어떻게 자기 미움이 되었나


# 자기 미움의 숨은 심리(2):  부정적 생각을 자기로 여김 
- '내가 하는 생각'과 '나 자신'을  동일시하는 함정


# 자기 미움의 숨은 심리(3) : 자책감,  죄책감 
- 더 이상 '이미 지나간 것'을 바꾸려 하지  않기


# 자기 미움의 숨은 심리(4) : '부정적 나'에 의존하기
- 우리는 심지어 '부정적인 나'에도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 자기 미움의 숨은  심리(5): 미리 자학하기와 '체제 정당화'

- '현실과 상황 정당화'로 자기 심리  마취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